새 정부 호남 인사 중용 어디까지…기대감
기사등록 2017/05/10 00:55:19
보수정부 10년 호남 인사 홀대 극심
연정·협치 구도 속 호남인사 약진 주목
【광주=뉴시스】구길용 기자 = '5·9 장미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제19대 대통령으로 당선이 확실시되면서 보수정부 10년 동안 인사 홀대에 시달렸던 호남출신 인맥의 중용 여부에 기대감을 낳고 있다.
특히 '호남 총리론'과 함께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정부부처 핵심 요직에 호남 출신 인사들이 얼마나 입성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통령 당선이 확실시되는 문재인 후보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호남 출신 인사들의 차별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문 후보는 지난달 18일 광주 금남로 유세에서 "제가 대통령이 되면 호남 인사차별, 인사편중이라는 말이 다시는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며 "광주·전남 출신이라는 이유로 인사에서 차별받는 일이 결단코 없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선거운동 과정에서 발목을 잡아 왔던 '호남 홀대론'을 잠재우고 국민대통합 차원의 인사탕평책을 단행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문 후보는 조만간 국무총리 후보자를 지명한 뒤 국민추천제를 통해 장관 등 후속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비서실장이나 민정·정무·홍보 등 핵심 수석비서관을 시작으로 청와대 비서진 구성도 속도감을 낼 것으로 보인다.
현재 문재인 정부 입각설이 거론되는 호남 출신 인사로는 김상곤 공동선대위원장과 이용섭 선대위 비상경제대책단장이 우선 꼽힌다.
광주 출신의 김 위원장은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 전남 함평 출신인 이 단장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두사람 모두 총리 후보로도 거론되지만 경기도교육감과 행자부·건교부 장관을 지낸 경력상 부총리급에 무게감이 실린다.
또 농림부 장관에는 민주당 소속 광주·전남 유일 국회의원인 이개호 의원(전남 담양), 외교·통일 분야에는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 통일외교안보비서관을 지낸 박선원씨(전남 나주), 국방 안보 분야에는 4성 장군 출신인 백군기 전 의원(전남 장성) 등이 입길에 오르고 있다.
광주에서 3선을 지낸 강기정 전 의원(전남 고흥)과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전해철 전 의원(전남 목포),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임종석 전 의원(전남 장흥) 등도 중용 대상으로 거론된다.
인천시장을 지낸 송영길 선대본부 총괄본부장(전남 고흥)도 총리 후보군과 입각 대상으로 오르내린다.
여소야대 구도 속에 원만한 국정운영을 위해서는 연정이나 협치가 불가피한 점을 고려하면 정당과 정파를 넘어선 인사들의 등용도 예상된다. 가장 근거리에 있는 쪽이 국민의당 소속 호남 출신 국회의원이지만, 본인들은 극구 손사래를 치고 있다.
새정부 인사와 관련해 광주·전남지역 정서는 호남 총리나 입각도 중요하지만 기재부 예산실장이나 행자부 인사실장 등 정부 부처의 핵심 요직에 얼마만큼 호남 출신 관료들이 진입할 수 있을지에 모아지고 있다.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핵심 요직에 호남인맥이 전멸하다시피 한 점이 작용한 것이다.
현재 중앙부처에 재직중인 광주·전남 출신 고위공무원은 기획재정부의 조용만 기획조정실장과 안도걸 복지예산심의관, 국민안전처의 김동현 기획조정실장과 정종제 안전정책실장 등이다. 또 황서종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 상임위원, 송상락 정부종합청사 관리소장 등도 호남 출신이다.
광주시의 박병호 행정부시장과 김종효 기획조정실장, 전남도의 김갑섭 행정부지사와 문금주 기획실장 등도 중앙부처 진입이 기대되는 인사들이다.
호남 출신 관료들의 약진을 기대하는 것은 그동안 역대 정부에서 호남 인사 홀대가 심각했기 때문으로, 이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대 행정대학원 국가리더십 연구센터가 분석해 발표한 역대 정부의 차관급 이상 고위직 인사를 보면 호남은 인구에 비해 과소 대표됐다. 그 중에서도 박근혜 정부의 호남 과소대표 정도가 -10.84%로 '호남 홀대'가 가장 심각했다.
역대 정부의 정무직 중 5대 권력기관인 국정원·감사원·국세청·검찰청·경찰청의 기관장 141명의 지역별 비율은 영남 지역 출신이 46.27%로 가장 높은 반면, 호남 지역 출신은 11.94%에 불과했다.
이와 관련, 박영선 민주당 선대위 통합정부추진위 공동위원장은 "통합정부의 인적 구성과 운영기조는 지역·노사·세대·계층 갈등 해소를 통한 국가통합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어 새 정부의 인사정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kykoo1@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