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철벽방어 검찰은 부실수사…"국민은 이해불가"

기사등록 2017/04/12 09:40:09
법원 '범죄 성립 다툴 여지가 있다' 사유 기각
검찰, '세월호 수사외압 의혹' 혐의 제외 논란
우병우, 직권남용·직무유기 혐의에 '철벽방어'

【서울=뉴시스】표주연 기자 = 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구속영장이 12일 기각됨에 따라 검찰의 '부실수사'와 '봐주기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검찰이 세월호 수사 외압 의혹을 우 전 수석 혐의에서 제외한 게 영장 기각의 주요 사유가 됐을 것이라는 비판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법원은 이날 오전 "혐의 내용에 관해 범죄 성립을 다툴 여지가 있고, 이미 진행된 수사와 수집된 증거에 비춰 증거 인멸 및 도망의 염려가 있음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아 구속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우 전 수석 영장을 기각했다.

 주목할만 한 부분은 '범죄 성립을 다툴 여지가 있다'고 명시한 부분이다. 검찰이 적시한 각종 혐의와 증거가 범죄 성립을 입증하는 데 부족했다는 의미다.

 검찰은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우 전 수석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최순실(61·구속기소)씨 등의 국정농단 사건을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게 우 전 수석 혐의의 요지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세월호 수사 외압 관련 의혹을 혐의에서 과감히 제외했다. 우 전 수석의 압력에도 실제 수사는 정상적으로 진행됐다고 판단한 것이다.

 검찰은 당시 수사팀이 우 전 수석 압력에도 결국 해경을 압수수색한 점 등을 들어 이 혐의를 영장 청구서에 적시하지 않았다. 직권남용 혐의의 경우 미수범 처벌 조항이 없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검찰 판단에 대해 결국 '제식구 감싸기'가 아니었냐는 지적이 나온다. '외압이 있었지만 그래도 우리는 제대로 수사를 했다'는 게 검찰이 이 부분을 혐의에서 제외한 주요 논리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 전 수석이 수사를 축소하기 위한 압력을 넣었다면 그 대상은 해경이 아니라 그 윗선까지 수사가 번지는 것을 막으려는 목적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검찰 판단이 적절했는지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우 전 수석의 '철벽방어'도 구속영장 기각에 큰 영향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우 전 수석은 직권남용의 경우 애초에 광범위한 민정수석의 업무 범위를 들어 문제될 게 없다는 주장을 펴왔다. 국민여론과 민심동향 파악, 공직·사회기강 관련 업무 보좌 및 감찰이 민정수석의 고유 업무인 만큼 그의 행동은 인사 개입으로 볼 수 없다는 논리였다.

 직무 유기 혐의는 더욱 방어가 두터웠다. 우 전 수석은 국정농단을 막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 부분이 형사처벌이 필요한 범죄 행위는 아니었다는 논리로 맞섰다.

 이에 더해 우 전 수석은 영장전담 부장판사 출신인 위현석 변호사와 '실력파'로 알려진 여운국 변호사 등을 선임해 영장심사에 대비했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의 패착과 우 전 수석의 철벽방어가 구속영장 기각에 모두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구속영장 청구에 대비한 검찰의 칼이 날카롭지 않았고, 우 전 수석은 자신의 직무와 혐의에 대한 헛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방어전을 펼쳤다는 이야기다.

 서초동 한 변호사는 "특검팀이 100% 구속을 자신한다고 했던 부분을 혐의에서 아예 제외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우 전 수석이 방어를 잘했던 부분도 있겠지만 검찰이 책임에서 자유로울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수사 외압이 있었다는 사실까지 확인해 놓고 미수에 그쳤다는 논리의 배경에는 결국 제식구 감싸기가 있는 게 아니냐"고 덧붙였다.

 pyo000@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