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6일(현지시간) 처음 대면해 1박2일간 정상회담을 시작했다.
양국 정상은 통상에서 북한 핵 위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현안에 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에게 이번 회담은 무엇보다 먼저 트럼프 대통령과 개인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구축하고 중국 경기둔화를 가속하게 만들 우려가 있는 무역전쟁을 회피하게 할 수 있는 기회의 자리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리스크가 없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보이는 일탈한 행동과 예를 갖추지 않았다고 느낄 정도의 거침없는 발언은 시 주석이 주도하는 1인체제 구축과 개혁에 저항하는 당내 세력의 공격 빌미가 될 수밖에 없다.
역사학자 장리판(章立凡)은 "올해 상반기에 중국이 미국과 크게 대립하는 일이 발생하면 시 주석은 상당한 곤욕을 치를 수 있다. 시 주석이 지난 5년간 쌓은 최고 지도자로서 위상과 신임을 훼손당할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장리판은 "시 주석으로선 지금이 국내적으로 가장 불안정하고 리스크가 크며 취약한 시기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찬스를 이용해 시 주석에 압박을 가할 공산이 농후하다"고 분석했다.
중국에 대한 강공 자세를 이어온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말에는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와 고용상실에 불만을 나타내면서 미중 정상회담이 "대단히 어려운 자리가 될 것"이라는 트윗을 날린 바 있다.
이런 정황을 인식하는 중국은 정상회담에서 큰 합의가 없더라도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상대를 잘 알게 되고 친분을 갖게 되면 '대성공'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다만 여러 가지 여건상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을 몰아붙이는 상당히 일방적인 회담이 될 수도 있는 탓에 중국으로선 세심한 협상전략을 짜는 등 나름대로 준비를 했다.
중국은 일단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하는 요구를 들어주기 위한 선택방안을 마련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눈에 보이는 경제적 승리, 북한 핵 문제를 비롯한 안전보장 문제에 강한 관심을 갖고 있다고 중국은 판단하고 있다.
북한과 관련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과 발언이 정상회담 전의 협상전술이라고 파악하면서도 중국은 이를 어느 정도는 수용해야 한다고 정리했다.
그래서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은 우선적으로 북한 문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에 부응하는 '당근'을 주는 양보를 하는 대신 '하나의 중국'과 남중국해 문제에서는 최소한이라도 확인이나 언질을 끌어내는 '기브 앤드 테이크' 전략으로 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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