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NYT)는 5일(현지시간) 시리아 공군이 이들리브에 위치한 반군 화학무기 창고를 공습하면서 독가스가 누출돼 이번 참사가 발생했다는 러시아의 주장에 의문을 제기했다.
◇ 화학무기 공격 없었다?
블라디미르 사프론코프 유엔 주재 러시아 부대사는 현재로서는 화학무기 공격이 실제로 진행됐는지조차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온라인상에 퍼진 현지 사진이 가짜일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NYT는 온라인상에 올라온 이들리브 참사 사진과 영상이 조작됐다는 증거는 없다고 강조했다. 사진에는 어린이 등 수많은 주민들이 신경가스 중독 증세를 호소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현지 구호대와 생존자들 역시 전날 화학무기 의심 공격이 발생한 이후 호흡곤란 같은 독가스 흡입 증상을 보이는 주민들이 나타났다고 생생히 증언했다.
◇ 공습 시간 정확한가
러시아 국방부는 시리아 공군이 4일 오전 11시 30분에서 오후 12시 30분사이에 이들리브 칸셰이쿤 북부 외곽에 있는 반군 무기 창고를 폭격했다고 밝혔다.
이들리브 현지 의료진과 구호대, 목격자들의 주장은 다르다. 이들은 오전 6시30분~7시 사이에 전투기 폭격이 진행된 뒤 독성 물질이 퍼지기 시작했다고 진술했다.
러시아와 현지 목격자들이 주장하는 공습 시간에 5시간의 차이가 있다. 사건 당일 정확히 언제 몇 번이나 공습이 진행됐는지도 불분명한 상황이다.
◇ 반군 화학무기 창고 공습?
NYT는 이들리브 지역에 화학무기 시설이 존재했다는 '객관적인 증거'는 없다고 지적했다. 또 사건 당일 환자들이 입원한 의료 시설이 2차 공습을 당했다는 증언이 많다고 강조했다.
NYT는 무기 전문가들을 인용해 러시아 주장대로 화학무기 시설이 공습을 당했다면 폭발로 인해 내부에 비축된 화학물질은 전소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린 같은 신경가스는 활성화된 형태로 보관되지 않으며, 살상용으로 사용하려면 성분 혼합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했다. 창고 폭발로 가스가 새어 나갔다는 주장은 말이 안 된다는 얘기다.
◇ 반군이냐 아사드냐, 책임 공방
러시아는 이들리브 참사의 책임은 공습을 한 시리아 정부가 아니라 화학무기를 만든 반군에 있다고 했다. 또 반군이 과거에도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염소, 겨자, 신경 가스 등을 사용했다고 했다.
사프론코프 유엔 주재 러시아 부대사는 시리아 반군이 2013년에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민간인을 상대로 사린 가스를 사용한 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서방의 시각은 전혀 다르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은 이번 사태의 책임이 시리아 정부에 있다고 규탄했다. 또 아사드를 지원하는 러시아, 이란 등이 아사드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방은 2013년 8월 시리아 구타에서 발생한 화학무기 공격(1400명 사망) 역시 아사드 정권의 소행으로 봤다. 당시 시리아 정부는 미국과 러시아 중재 아래 화학무기 전량 폐기를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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