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전 6시께 전남 진도군 맹골수도에 정박 중인 어업지도선 무궁화 2호 선상.
미수습자 허다윤양의 어머니 박은미(47·여)씨가 세월호가 반잠수식 선박에 선적된 모습을 먼발치서 지켜봤다.
인양 성공을 위한 9부 능선을 넘은 터라 초조함과 긴장감을 내려놓은 모습이었다.
박씨는 3층 조타실 쪽에 있던 조은화양의 어머니 이금희(47·여)씨와 포옹하며 "그동안 고생 많았다"고 다독였다.
바지선과 선박에서 나온 불빛을 응시하던 다른 가족들도 밝은 표정이었다.
거리에서 '피붙이를 찾아 달라' 외치며 농성을 벌이고, 팽목항과 맹골수도에서 애끓는 심정을 수없이 표현했던 3년을 돌이키며 서로를 격려했다.
이씨는 '은화가 곧 눈앞에 나타날 것만 같다'고 했다. "우리 딸 성격대로라면, '엄마 나 왔어. 보고 싶은 거 참느라 애썼다'고 말해 줄 텐데…"라며 잠시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이씨는 "모든 분들이 한 마음으로 성원해준 덕분에 세월호가 반잠수정에 거치될 수 있었다"며 "미수습자 9명이 온전히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윤양 아버지 허흥환(53)씨도 "(딸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 하루하루 가까워지고 있는 것 같다"며 "3년 간 애타게 기다려왔는데, 그것보다 좋은 게 어디 있냐"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사흘간 인양 현장에 있던 미수습자 가족들은 이날 정오께 팽목항으로 이동, 입장문을 발표하고 향후 거취를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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