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지 후보 당선땐 홍콩서 혼란 재차 발생”...홍콩 전 정무사장

기사등록 2017/03/25 23:23:04 최종수정 2017/03/26 01:01:04
【홍콩=AP/뉴시스】홍콩 행정장관 선거가 26일 치러진다. 사진은 지난 14일 TV토론을 시작하기 전 후보인 존 창 전 재정사장, 캐리 람 전 정무사장, 우쿽힝 전 고등법원 판사(왼쪽부터)가 손을 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2017.03.21

【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앤슨 찬(陳方安生) 전 홍콩 정무사장은 25일 홍콩 행정장관 선거에서 중국 정부가 지지하는 캐리 람(林鄭月娥 59) 전 정무사장이 당선하면 사회혼란이 재차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산케이 신문에 따르면 찬 전 정무사장은 이날 단독 인터뷰를 통해 "홍콩 시민의 신뢰를 얻지 못한 행정장관이 취임할 때는 사회혼란이 다시 일어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람 전 정무사장은 재임 시절인 2014년 학생들이 선거제도 민주화를 요구하며 벌인 대규모 시위 '우산운동'에 시종 강경한 자세로 임했다.

2001년까지 홍콩 정부의 제2인자 정무사장을 8년간 역임한 앤슨 찬은 한때 행정장관 유력 후보로 물망에 오르내리기도 했지만, 중국의 홍콩에 대한 정치 개입에 맞서면서 '홍콩의 양심'으로 불리며 존경을 받고 있다.

홍콩 행정장관 선거에는 람 후보 외에도 존 창(曾俊華‧65) 전 재정사장, 우쿽힝(胡國興‧71) 전 고등법원 판사의 출마해 3파전으로 치러진다.

지난 1일 끝난 행정장관 후보 등록에서 이들 3명은 선거위원회(정원 1200명) 위원 150명 이상의 추천을 받아 출마를 신청했다.

시진핑(習近平) 지도부가 전폭적으로 미는 람 후보는 친중파가 70%를 차지하는 선거위원회 위원 중 579명의 추천을 확보해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

홍콩 정재계와 민주파 등에서 폭넓은 지지를 모으는 창 후보는 선거위원 160명의 추천서를 제출했다. 민주파에 가까운 우쿽힝 후보는 179명의 선거위원이 출마 추천을 했다.

선거를 앞두고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창 후보가 계속 독주하고 있다. 최신 여론조사에선 창 후보가 52.5% 지지율로 25.1%의 람 후보에 두 배 이상으로 압도하고 있다.

하지만 선거위원회 투표에서 중앙(공산당)이 유일하게 지지하는 람 후보의 당선이 거의 확실한 상황이다.

결국은 홍콩 여론조사 등에서 나타난 민의와는 동떨어진 결과가 행정장관 선거에서 확인될 공산이 농후하다.

앤슨 찬은 "람 전 정무사장이 책임감이 강했지만 수년 전부터 자신의 주장만을 고집하고 다른 이의 의견을 배척하는 등 태도가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2년 취임한 렁춘잉(梁振英) 현 행정장관의 오른팔로 일하면서 친중파로 완전히 변신한 것으로 앤슨 찬은 보고 있다.

yjjs@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