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 지인 "김정남, 경호원 없이 지내"…SCMP "김한솔 마카오에 있어"

기사등록 2017/02/16 16:35:42 최종수정 2017/02/24 17:54:18
"14일 김정남과 저녁 먹기로 약속"
 "자신의 삶을 덤으로 여기는 듯 해"
 "마카오와 외국서 경호원없이 다녀" 

【서울=뉴시스】문예성 기자 =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된 김정남이 늘 암살의 두려움 속에서 살았던 사실이 지인의 입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됐다.

 김정남과 두터운 친분을 유지했던 익명의 지인은16일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와의 인터뷰에서 "김정남이 생전에 내게 마카오에서의 삶은 빌린 시간(borrowed time), 즉 '덤'같은 것이라고 털어놓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김정남과 10년 이상 친분이 있는 이 지인은 마카오 인으로, 신변 안전을 우려해 SCMP에 실명을 공개하지 말 것으로 요구했다.

 그는 "김정남은 무자비한 이복동생(김정은)이 언젠가는 자신을 처단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북한 정권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김정남은 자신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으며, 이복동생이 자신을 추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듯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신을 포함한 몇몇 친구들이 지난 화요일(14일) 마카오에서 '존(김정남 영어명)'과 저녁 약속이 있었지만 뜻밖에 비보를 들었다고 밝혔다. 당일(14일) 점심시간까지 김정남으로부터 아무런 연락이 없자 또 다른 친구가 전화를 걸어와 "김정남 연락이 없다"고 말했고, 김정남은 해외에 있더라도 바로 답하는 친구였기 때문에 이상하게 생각했다는 것이다. 

【서울=뉴시스】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지난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공항에서 여성 2명에게 독살당했다. 사진은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이 지난 2012년 핀란드 공영방송 YLE과 인터뷰 모습. 2017.02.14. (사진= 뉴시스DB)   photo@newsis.com
이 지인은 "김정남이 고모부 장성택이 2013년 처형되고 나서 김정남의 암살에 대한 두려움이 더욱 커졌지만 과도하게 조심하거나 그러지는 않았는데 성격상 그러지 못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김정남은 마카오나 외국에서 경호원 없이 지냈다"고 덧붙였다.

 이 지인은 또 "김정남은 마카오에서 여유로운 삶을 보냈고 자신이 중국에 의해 보호받고 있다고 느꼈다"면서 "마카오는 그의 성격과도 잘 맞았고 그에게 안전과 여유를 동시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정남이 프랑스산, 포르투갈산 와인을 좋아했고 전자게임을 매우 좋아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도박꾼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이 지인은 "김정남은 대체로 친지가 있는 마카오와 중국을 오갔으며 프랑스어를 연습하고 음식을 즐기기 위해 파리도 자주 갔다"고 말했다. 또 "김정남은 성격이 쾌활하고 사람들과도 잘 어울렸으며 북한인들을 돕기 위한 자선활동에도 참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SCMP의 또 다른 소식통은 마카오 정부 당국이 김정남의 신변안전을 항상 우려해 왔고 '북한의 권력 승계' 기간 이런 우려는 더 컸었다고 말했다.

 SCMP는 "김정남의 아들인 김한솔과, 딸, 두번째 부인 모두 현재 마카오에 머무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마카오 경찰 당국이 김정남 가족에게 특별한 보호를 제공하는 지에 대해 확인해 주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sophis73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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