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품체조는 최순실씨 일방적 생각이 실행된 것"
【서울=뉴시스】신효령 나운채 기자 =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사건 변론에서 현 정부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1)씨가 전방위적으로 '국정농단'에 개입한 정황이 속속 드러났다.
23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에서 증인으로 나선 차은택(48)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은 최씨가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의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이 있다고 증언했다.
차 전 단장은 "최순실씨와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문체부 장관을 묻길래 영화감독 이현승 등을 추천했다가 김종덕을 추천했냐"는 국회소추위원 대리인 측 최규진(46·사법연수원 36기) 변호사의 질문에 "맞다"고 답했다.
이어 "2014년 10월 최씨가 교문비서관(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 추천해달라했을 때 증인(차은택)의 외삼촌인 김상률을 추천했냐. 송성각(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도 마찬가지냐"는 박 대통령 측 대리인단의 질문에 차 전 단장은 "맞다"고 답했다.
다만 차 전 단장은 "많은 사람들을 추천할 때 최씨의 질문을 받고 그냥 생각나는 사람을 말한 것이었다"며 "대가를 바라고 한 것이 아니었고, 최씨도 그 대가로 금품을 요구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민관합동 창조경제추진단장 겸 문화창조융합본부장으로 위촉된 데에도 최씨의 추천이 작용했다고 인정했다.
차 전 단장은 "최씨가 대통령에 버금가는 권력을 갖고 있는 걸로 알았다"며 "그래서 시키는대로 해야되는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특히 자신의 주도 하에 이뤄진 일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늘품 체조'가 2014년 코리아 체조를 제치고 돌연 정식 국민체조로 정해진 데에 차 전 감독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부인한 것이다.
"'늘품체조'를 개발하면서 특혜 지원을 받았냐"는 박 대통령 측 대리인단 질문에 차 전 단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최씨가 체조에 대해서 굉장한 관심을 갖고 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최씨가) 이제는 국민들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체조가 필요하다고 계속 이야기했다. 최씨가 테스타로싸(Testa Rossa·최씨가 운영하던 카페)'를 차리고 나서 작은 사무실을 만들었는데, 거기 있던 회사 대표에게 (늘품 체조) 일을 본격적으로 진행시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대표를 문화체육관광부에 보냈다"며 "김종 전 차관은 모든 사항을 다 알고 있었고 그 대표와 김종이 만나서 진행하게 된 것이다. 그 대표가 저한테 진행하는데 어떤 과정을 통하기보다는 최씨의 일방적인 생각, 그걸 수행하는 일이 계속 반복됐다. 그 과정에서 늘품 체조가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문체부가 2년간 2억 원을 들여 국민체조로 개발한 코리아체조를 밀어내고 '늘품 체조'가 자리를 대체한 것은 알고 있나"는 질문에 차 전 단장은 "나중에 언론을 통해 알았다. 당시에는 실제 그런 체조가 개발되고 있었다는 것을 전혀 몰랐다. 당연히 최씨가 절대 그렇게 이야기를 안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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