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대중지 메트로는 1면에서 “날 메이비(Maybe)로 부르지 말라”는 제목을 달았다. 이는 브렉시트 전략에 대해 메이 총리는 더 이상 애매한 입장이 아니라고 본 것이다. 앞서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의 제목에서 메이 총리의 이름을 ‘테리사 메이비’(Maybe)라고 바꿨다. 지난해 7월 집권한 이래 6개월 간 총리가 한 일이 무엇인지, 또 브렉시트 전략과 입장에 대해서도 불분명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이후 메이 총리에 비판적인 여론은 그를 종종 ‘메이비’로 부르며 비꼬았다.
그러나 이날 메트로는 “강철같은 총리가 EU에 강경하게 맞서고 있다”며 메이를 치켜세웠다.
특히 이날 메이 총리가 영국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시 EU와 협상을 중단하겠다며 초강수를 둔 데 대해서는 친(親)브렉시트 언론 뿐 아니라 반(反)브렉시트 언론들까지 긍정적으로 봤다. 영국이 브렉시트 협상에서 EU보다 불리한 입장에 놓여 있지만, 그럼에도 EU에 끌려다니지 않고 정면돌파를 선언한 점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반(反)EU’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1면에 ‘메이의 대담한 브렉시트 조건들’이란 제목으로 하드브렉시트 노선을 천명한 메이 총리에 대해 찬사를 보냈다. 이 신문은 사설에서 메이 총리가 EU측에 영국이 요구하는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언제든 협상 테이블을 떠날 수 있음을 경고했다며, 총리의 브렉시트 계획이 “대담하고 야심찬 것으로, 성공할 만하다”고 평했다.
이와 유사하게 대중지 데일리 익스프레스는 EU 대표들이 EU를 떠나는 영국을 처벌하려 든다면,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협상 도중 퇴장해 버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메이가 실제로 EU에서 독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대중지 더 선은 신약성경의 ‘엑소더스’(출애굽기·Exodus)와 합한 단어 ‘브렉소더스’라는 제목을 1면에 실었다. 이 신문은 영국이 좋은 협상 결과를 얻지 못하면 협상에 임하지 않을 수 있음을 위협했다고 보도했다.
더타임스는 “우리에게 공정한 협상을 달라. 그렇지 않으면 당신은(EU) 부서질 것”이라는 경고를 1면 제목으로 달았다. 이 신문은 메이 총리가 “EU를 탈퇴하는 영국에 벌을 주려는 EU의 어떠한 시도도 재앙을 초래하는 자해가 될 것이다”고 한 발언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브렉시트 지지를 표명한 일간 데일리메일은 1면에서 메이 총리를 ‘새로운 철의 여인’(the New Iron Lady)으로 묘사하면서 그가 절벽 끝에서 EU깃발을 밟고 있는 모습의 카툰을 게재했다. 이 신문은 “메이가 굳센 의지를 드러낸 연설에서 EU정상들에게 단호한 최후통첩을 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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