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측 "대통령이 사고 인지하기도 전에 구조본부 등 구성 이해 불가"
이진성 재판관 "TV 등에 9시 조금 넘어 보도됐는데 확인 안 한 거냐" 지적
【서울=뉴시스】김승모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최초 인지시점을 오전 10시라고 밝혔지만, 헌법재판소와 국회는 모두 의문을 제기했다. 박 대통령 측은 완벽한 준비를 통해 답변을 내놨다고 했으나 여전히 물음표를 남긴 상황이다.
박 대통령은 10일 헌재에서 열린 3차 변론에서 이른바 '세월호 7시간' 행적에 대한 답변을 내놓으면서 2014년 4월16일 오전 10시 국가안보실로부터 참사에 대한 첫 서면보고를 받았고 이 시점이 최초 인지시점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 측 대리인단인 이중환 변호사는 "구체적인 행적과 관련해 (당일) 오전 10시 국가안보실로부터 보고서를 받은 뒤 인지했다"며 "이후 보고 및 지시 등 적절한 조치를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 측이 내놓은 답변서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당일 오전 9시53분 국방 분야와 관련한 외교안보수석의 서면보고를 받아 내용을 검토했다.
이후 7분 뒤인 오전 10시께 국가안보실로부터 '국가안보실로부터 세월호 사고 상황 및 조치 현황 보고서(1보)'를 받아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것을 알게 됐다는 것이다.
국회가 재구성한 당시 상황에 따르면 해양경찰청은 오전 8시58분 목포 해양경찰서로부터 사고상황을 보고받았다. 해양수산부 상황실이 인지한 시점은 오전 9시3분이다. 하지만 당시 국가안보실은 세월호 참사 상황을 바로 보고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전 9시19분 언론 보도를 통해 최초로 사고를 인지했다는 게 국가안보실의 공식 입장이다.
이후 5분 뒤인 9시24분, 국가안보실은 문자를 이용해 청와대 내 직원들에게 상황을 전파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오전 10시에 세월호 참사를 최초 인지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이 여러 사정상 국가안보실의 문자를 받을 수 없다고 가정하더라도 다른 직원을 통해 상황 전파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박 대통령 측 해명대로라면 국가안보실이 최초 상황을 인지한 9시19분 이후부터 41분, 청와대 내 직원들에게 문자로 상황을 전파한 9시24분부터 36분이 지난 뒤에야 박 대통령에게 첫 보고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국회는 지금까지 정부가 밝힌 자료를 근거로 ▲9시10분 해경 중앙구조본부 설치 ▲9시35분 국방부 재난대책본부 개소·탐색구조본부 운영 ▲9시40분 중앙사고수습본부(본부장 해양수산부장관) 구성 및 가동 ▲9시45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본부장 안전행정부장관) 설치 및 가동 등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가안보실은 박 대통령을 위한 서면보고를 작성하기 위해 40분의 시간을 보냈다고 주장하지만, 무슨 정보를 더 입수해 종합적으로 상황을 파악해 박 대통령에게 보고할 수 있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날 이진성 재판관도 박 대통령이 내놓은 답변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 재판관은 "답변서를 보면 박 대통령이 세월호 침몰 최초 인지시점이 언제인지 안 나왔다"고 지적했다.
이 재판관은 "답변서에 따르면 오전 10시에 보고를 받아 알게 된 것처럼 돼 있는데 그 이전에 TV 등에서 9시 조금 넘어 (참사 관련 내용이) 보도됐는데 (10시 이전에는) 확인을 하지 않은 것인지 그런 부분을 확인해 달라"고 요구했다.
앞서 이 재판관은 지난달 22일 열린 1차 준비기일에서 "문제 되고 있는 7시간 동안 피청구인(박 대통령)이 청와대 어느 곳에 위치했었는지, 박 대통령이 그동안에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를 봤는지, 업무 중에 공적인 부분과 사적인 부분 있을 텐데 그런 것들을 시각별로 밝혀달라"고 했다.
첫 준비절차에서부터 이 재판관은 세월호 7시간에 대한 구체적인 해명을 요구했지만, 이날 박 대통령 측이 내놓은 답변은 만족스려운 평가 대신 의문만 남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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