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여기에 달렸다]④스윙 스테이트…플로리다 등 3~4개 주 '관건'

기사등록 2016/08/04 09:00:02 최종수정 2016/12/28 17:27:45
【서울=뉴시스】미국 대선 주별 지지도 및 경합주 <자료 :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2016년 미국 대선은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한 치의 양보 없는 힘겨루기를 하고 있어 결과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두 후보의 운명을 가를 또 다른 변수는 '스윙 스테이트'(경합주)다. 특정 정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하지 않기 때문에 이들 주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대선 결과가 완전히 달라진다.

◇ 클린턴, 선거인단 판세 유리…70명 가량 더 확보하면 승리

 선거일(11월 8일)이 100일도 남지 않은 현재 여론조사 지지율만 보면 클린턴과 트럼프 중 누가 우세한지 속시원한 답을 내놓기가 어렵다. 그러나 선거인단 판세를 보면 클린턴이 트럼프보다 유리한 고지에 있다.

 미국 대선의 선거인단은 모두 538명이다. 미국의 전체 하원의원 435명과 상원의원 100명, 수도 워싱턴DC 대표자 3명을 합친 숫자다. 이 중 과반인 270명을 확보하는 후보가 최종 승자가 된다.

 미국은 각주가 득표율 1위 후보에게 주별로 할당된 선거인단을 모두 몰아주는 '승자독식제'(네브래스카, 메인 제외)를 실시한다. 주별 전통적 투표 성향과 선거인단 수를 종합하면 클린턴이 꽤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 통계를 보면 3일 현재 선거인단 판세는 클린턴 202명, 트럼프 154명이다. 이대로라면 클린턴은 68명만 추가로 따내면 대통령에 당선되지만 트럼프는 116명이나 더 필요하다.

 클린턴 또는 민주당 지지 성향이 확실한 주는 캘리포니아(선거인단 55명), 매사추세츠(11명), 메릴랜드(10명) 등이다. 뉴욕(29명), 일리노이(20명), 워싱턴(12명) 등도 클린턴에게 마음이 더 기울었다.

 트럼프 혹은 공화당을 뚜렷하게 지지하는 주는 테네시(11명), 켄터키(8명) 등이다. 텍사스(38명), 루이지애나(8명), 몬태나(3명), 사우스코다(3명) 등도 붉은색(공화당 상징) 주들이다.

 이변이 없다면 클린턴은 선거인단 수가 많은 경합주 3~4곳에서 추가로 승리하면 백악관 입성이 가능하다. 트럼프는 최대한 많은 스윙 스테이트를 손에 넣어야 클린턴을 추월할 수 있다. 

【클리블랜드=AP/뉴시스】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31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행사를 마친 뒤 유세 버스 안에서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2016.8.1.
◇ 플로리다·펜실베이니아·오하이오 등 격전지 공략

 상황이 이렇다 보니 클린턴과 트럼프 모두 이들 주 유세에 본선 레이스 초반부터 힘을 집중하고 있다. 플로리다(29명), 펜실베이니아(20명), 오하이오(18명) 선거인단 수가 많은 경합주는 특히 중요하다.

 클린턴은 일찌감치 스윙 스테이트 표심 잡기에 돌입했다. 클린턴은 민주당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되기도 전인 지난 6월부터 이들 주를 비롯한 경합주 8곳에 본선용 선거 광고를 방영 중이다.

 클린턴은 지난주 민주당 전당대회가 끝나자 마자 '러스트 벨트'(제조업 쇠락 지역)로 달려갔다. 오하이오와 펜실베이니아가 속한 이 지역에서 흔들리는 유권자들의 마음을 붙잡기 위해서였다.

 트럼프 역시 펜실베이니아와 오하이오에서 본선 경기를 시작했다. 이 지역의 백인 저학력·저소득층 유권자들은 트럼프의 핵심 지지 기반으로 그로서는 절대 클린턴에게 양보할 수 없다.

 트럼프는 전통적인 파란색(민주당 상징) 주들을 빨간색으로 물들이겠다고 벼르고 있다. 캘리포니아, 매사추세츠, 뉴욕 등에서 백인 노동자층과 무당파 유권자들을 공략하겠다는 주장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의 경우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등 최대 경합주 3곳에서 클린턴을 격퇴하지 못한다면 선거인단 과반(270명)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략상으로도 트럼프는 클린턴과 비교해 난관이 많다. 클린턴은 경선 경쟁자이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를 등에 업고 본인을 중심으로 지지율 결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트럼프는 그를 둘러싼 당내 갈등이 풀리지 않고 있는 데다 재정관리, 인사 등에 관한 체계적인 유세 계획이 부족하다는 우려가 크다. 여성·비백인들의 반감이 그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거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데이토나 비치(미 플로리다주)=AP/뉴시스】 미국 공화당의 대선후보 도날드 트럼프가 3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데이토나 비치의 오션센터에서 선거 유세 중  "힐러리는 IS의 창설자"라며 그의 국무장관시절 중동정책을 맹 비난하고 있다. 2016.08.04   
◇ 주요 경합주 지지율, 엎치락 뒤치락

 스윙 스테이트 유권자들은 여전히 쉽게 속마음을 드러내 보이지 않고 있다. 플로리다, 오하이오, 조지아(16명), 노스캐롤라이나(15명) 등 주요 경합주 모두에서 클린턴과 트럼프의 지지율이 박빙 양상을 보이고 있다.

 펜실베이니아에서는 클린턴이 '전당대회 효과'를 제대로 누리고 있다. 28일 전대 폐막 이후 서퍽대학이 발표한 이 지역 여론조사 결과에서 클린턴은 50% 대 41%, 무려 9%포인트 차이로 트럼프를 눌렀다.

 다른 경합주에서는 눈치보기가 계속되고 있다. 플로리다의 경우 12일 NBC/WSJ/마리스트 조사에서는 클린턴이 트럼프를 7%포인트 앞섰지만, JMC애널리틱스 설문에서는 트럼프가 5%포인트 우세했다.

 오하이오는 두 후보가 거의 매번 여론조사에서 동률을 기록했다. 지난 한 주 사이 발표된 PPP, 서퍽대학 설문 결과에서 클린턴과 트럼프 모두 각각 45% 혹은 44%의 같은 지지율을 얻었다.

 조지아는 1일 공개된 WXIA/서베이USA 여론조사 결과에서 트럼프가 클린턴을 4%포인트 앞섰다. 그러나 WSB/랜드마크 설문에서는 트럼프와 클린턴이 동점을 기록했다.

 노스캐롤라이나는 지난 12일 발표된 NBC/WSJ/마리스트 설문 결과에서 클린턴이 트럼프를 6%포인트 차이로 따돌렸다. 다만 이 주에서는 전부터 두 후보가 엎치락 뒤치락하는 여론조사 결과가 이어졌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 기준 그밖에 애리조나(11명), 위스콘신(10명), 미주리(10명), 오리건(7명), 네바다(6명), 뉴햄프셔(4명) 등도 이번 대선의 경합주로 분류되고 있다.

 ez@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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