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단과 고선웅, 다시 뭉쳤다…즉흥극 '한국인의 초상'

기사등록 2016/03/07 10:54:45 최종수정 2016/12/28 16:42:48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지난해 협업한 '조씨 고아, 복수의 씨앗'으로 연극계 주요상을 휩쓴 국립극단과 고선웅(48) 플레이팩토리 마방진 대표가 다시 의기투합했다.  

 대한민국의 현재를 돌아보고, 한국인의 정체성을 찾아보고자 하는 창작극 '한국인의 초상'을 12일 서울 서계동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서 초연한다.

 기존의 연극 제작 방법에서 벗어났다. 고 대표가 구성, 연출을 맡되 다큐멘터리와 즉흥극 등의 기법을 바탕으로 한 공동창작에 도전한다.

 국립극단은 "한 마디로 단정하기 어려운 한국인과 한국사회라는 주제를 다루는 이 작품의 기획 과정에서 한 명의 작가가 대본을 써서 완결된 구조의 희곡을 만들기보다 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연습기간 초반 약 한 달 간 신문, 인터넷 기사를 검색했다. 배우가 겪었거나 주변사람을 통해 들은 이야기를 공유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연극적 구성이 가능하면서 현재 한국사회와 이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대변할 수 있는 이야기를 골랐다. 배우들은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즉흥 연기를 했고, 이중 선별된 장면들은 고 연출의 집필 과정을 거쳐 연극으로 완성됐다.

 배우가 작가의 역까지 맡아 좀 더 객관성을 띠게 되는 구조다. 연기, 극작, 연출, 안무, 음악 등 연극 요소 간의 장르 벽을 허무는 계기도 됐다. 27개 에피소드는 한국인의 단면이 담긴 블랙코미디 형태로 선보인다.  

 고 연출은 "연극의 말미에 있는 사유의 시간 속에서 씁쓸함을 털어내고, 자기비하와 냉소가 아닌 자기응시와 연민의 과정을 통해 인간에 대한 사랑과 희망을 가졌으면 한다"고 바랐다. 무용계의 이단아로 통하는 김보람 안무가가 힘을 실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국립극단 시즌단원으로 함께하는 김정은, 김정환, 이기돈, 백석광, 안병찬과 올해 새 식구가 된 이동준, 황순미, 김선아가 출연한다. 정재진, 전수환, 원영애 등 중견배우들도 나온다.

 28일까지. 예술감독 김윤철, 무대·소품 김교은, 조명 류백희, 의상 최윤정, 음악 김태규. 러닝타임 90분. 3만원. 국립극단. 1644-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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