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세때 악명 높은 레바논 대학살을 겪고도 살아남은 정치가이자 국회의원 프란지에는 대통령에 출마한적 조차 없어 최근까지도 후보로 거론되지 않았었다.
그러나 레바논은 지난해 5월 미셸 술레이만 대통령이 임기 만료로 물러난 이래 의원들은 새 대통령을 뽑지 못한 채 정쟁만 벌이며 탐만 살람 총리가 과도정부를 이끄는 상황이다.
그런데다 레바논은 사상유례가 없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웃한 시리아 내전의 불길이 옮겨붙고 여러 종파간의 내분이 극도에 달한데다 시리아 난민까지 밀어닥쳐 경제와 자원이 고갈되는 위기를 맞아 대통령선출이 더욱 시급하게 된 것이다.
프란지에의 이름은 2주일전 기독교계 마론파 정치인인 그가 수니파의 지도자 사드 알하리리전 총리와 파리에서 만나면서 갑자기 떠오르게 되었다.
임기 6년의 레바논 대통령은 종파 간의 권력 안배를 규정한 헌법에 따라 기독교계 마론파가, 총리와 국회의장은 각각 이슬람 수니파와 시아파가 맡게 돼있어 프란지에가 대통령직을 차지하면 알하리라는 총리를 맡을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시아파 정치인이자 레바논 국회의장인 나비 베리는 그 동안 32번이나 국회를 소집해서 대통령을 선출하려 했으나 양대 종파가 상대 후보를 거부하는 바람에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이에 지난 여름엔 국정이 마비되면서 사상 최대의 항의시위가 일어났고 이는 무능한 정부의 무대책에 거세게 항의하는 전국적 시위로 비화되었다. 지난 달에는 IS가 베이루트의 두 곳에서 동시에 폭탄테러를 감행해 40명이 사망하는 등 레바논 정국은 위태롭기 짝이 없다.
프렌지에의 부상은 이런 상황에서 중동의 숙적 이란과 사우디 아라비아가 최근 시리아 해법을 위해 빈에서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은 데에서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 두 나라는 시리아 내전과 레바논 정국에서도 대항하고 있는 양쪽을 각각 지원하고 있으며 레바논은 역사적으로 양국의 대리전을 치러온 장소이기 때문이다.
또한 레바논은 부패와 비리로 악명높은 레바논 정치인들에 대항해서 강국들이 막후 교섭과 조정으로 정치위기를 해결하는 것이 전통처럼 되어왔다.
레바논 문제를 보도한 데일리스타 3일자 오피니언 페이지는 "거의 150만명의 시리아 난민이 들어와 있는데다 무슬림 극단주의자들이 문을 두들기고 있는 레바논은 시한폭탄과 같다. 이 시한폭탄이 터질 때에는 레바논도 제2의 시리아 같은 악몽으로 변할 것이다"라고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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