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슬링에서 모든 것을 이룬 한국 레슬링 간판 김현우(26·삼성생명)가 명예의 전당이라는 큰 꿈을 그리고 있다.
김현우는 2일 제주관광대 체육관에서 열린 제95회 전국체육대회(이하 전국체전)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75㎏급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뒤 "레슬링 선수들은 누구나 명예의 전당 헌액을 꿈꾸고 열심히 하고 있다. 내가 심권호 선배 다음으로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레슬링에서 이룰 수 있는 것을 모두 이룬 김현우다. 지난달 끝난 인천아시안게임 우승을 차지하면서 한국 레슬링 사상 세 번째 그랜드슬램(올림픽·세계선수권·아시안게임·아시아선수권 석권)을 달성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 이듬해 세계선수권을 제패한 김현우는 두 차례 아시아선수권 제패 경험을 보태 그랜드슬램의 '마지막 퍼즐'을 꿰찼다.
한국 레슬링에서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이는 박장순(46) 국가대표 자유형 감독과 심권호(42) 대한레슬링협회 이사, 그리고 김현우 뿐이다. 모두 '레슬링 전설'들이다.
아시안게임 우승을 차지한 김현우는 아울러 2년 연속 75㎏급 세계랭킹 1위를 지키고 있다.
통상적으로는 대륙별 선수권에 준하는 아시안게임보다 세계선수권의 가중치가 높아 김현우의 세계랭킹 1위 수성에 어려움이 점쳐졌지만 세계레슬링연합(UWW)은 김현우의 손을 들어줬다.
레슬링에서 모든 것을 이룬 김현우의 동기부여를 우려하는 시선이 많았다. 아시안게임 우승 직후 "당분간 향후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고 말한 바 있다.
새로운 목표를 찾지 못하고 있을 무렵 가슴 속에 품고 있던 막연한 꿈이 꿈틀 거렸다. 바로 명예의 전당 헌액이 궁극적인 목표다.
UWW가 선정하는 명예의 전당은 그동안 한국 레슬링 선수에게는 전인미답으로 남아 있었다.
하지만 UWW는 지난달 그랜드슬램을 두 번이나 이룬 심권호 대한레슬링협회 이사를 명예의 전당에 헌액했다.
이를 보고 자기일 처럼 기뻤다는 김현우는 "꼭 내가 아니어도 선배, 동료, 후배 모두 앞으로도 명예의 전당에 오를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 심권호 선배 이후에도 반드시 추가로 올라갈 거라 생각한다"면서 "물론 그 두 번째가 내가 됐으면 좋겠다"며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
명예의 전당 헌액은 먼 훗날 얘기다. 심 이사 역시 선수 은퇴 후 10여 년이 흘러서 영광을 안았다. 명예의 전당을 거론한다고 해서 뜬구름 잡는 것만은 아니다.
김현우는 가까운 목표로 세계선수권 2연패와 올림픽 2연패로 잡았다. 2012년 런던올림픽 정상에 선 뒤 지난해 세계선수권 우승을 차지한 김현우다. 한 번씩 더 우승을 하면 2연패가 된다.
그는 "솔직히 그랜드슬램이라는 영광스런 타이틀을 갖게 되면서 그 이후의 일들에 대해서 생각을 해 보지 못했다"면서 "하지만 내 나이 아직 27살에 불과하다. 2년 후의 리우올림픽과 내년에 있는 세계선수권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싶다"며 웃어보였다.
kyustar@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