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정홍교 말표산업 전무이사 "코스메틱 사업으로 제2의 도약 시동"

기사등록 2014/09/09 11:04:22 최종수정 2016/12/28 13:20:24
"'2VEE(투비)' 일본 '갸스비'처럼 대표적 브랜드 만들 것"

【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전통과 역사 모두 버릴 수 없었습니다. 헤어왁스로 전세계적으로 대표적인 브랜드가 한국에 없습니다. 말표를 위해 코스메틱 사업에 진출했으며, 우리 문화를 세계적으로 알리는 기업을 만들고 싶습니다."

 지난 6월 코스메틱 사업에 첫 발을 내딘 말표산업. 우리나라 처음으로 구두약인 '말표 구두약'을 만든 말표산업의 정홍교 전무이사(사진)은 최근 뉴시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단순한 물건을 팔아 돈을 버는 회사가 아니라 문화와 함께 가는 코스메틱 브랜드로 키우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정 전무이사는 "올해 굉장히 많은 도전을 했고, 그 첫 번째 프로젝트로 60년 전통의 보수적인 회사에서 유니크한 제품을 만들어냈다"며 "한국에도 남성 코스메틱, 그루밍 전문 회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헤어왁스 '2VEE(투비)'를 탄생시켰다"고 말했다.

 '2VEE(투비)'는 정 전무이사가 3년 전에 머릿속에 떠올렸던 것을 제품화한 것이다. 품질과 제품력 등 모든 면에서 기존의 코스메틱 브랜드에 뒤지지 않고 디자인 면에서 돋보이려고 한 제품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페이퍼 토이'로 유명한 회사인 모모트와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통해 귀여운 캐릭터를 제품 용기에 입혔다. 또 네모난 플라스틱 용기에 왁스를 담아 차별화를 꾀했다. 이 모든 것은 정 전무이사의 도전 정신이 있어 가능했다.

 그는 "구두약에만 매진해온 노하우와 역량으로 안정적인 매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었지만, 현실에 안주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사업을 다각화하되 내가 할 수 있는 일, 좋아하는 일을 해보자는 생각이 컸다"고 말했다.

 이어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던 만큼 처음 얘기를 꺼냈을 때 회사 내에서 냉담한 반응도 있었다"며 "회사 사람들을 설득하는 것이 힘들었지만, 디자인을 생각했던 대로 완성하는 게 어려웠으며 나중엔 회사에서도 적극 지원해줬다"고 덧붙였다.

 그도 그럴 것이 말표산업의 헤어왁스는 단순한 화장품을 넘어서 제품 용기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발명품'에 가깝다.

 스틸 용기 하단의 손잡이를 돌리면 왁스가 담겨있는 플라스틱 용기가 나온다. 네모난 모양의 철판(Steel·스틸)이 플라스틱을 감싸고 있는 독특한 구조다.

 웬만한 플라스틱 사출 회사나 스틸 회사가 기술적으로 만들어내기 어려우며, 특히 마진을 생각하면 출시되기가 어려운 제품이었다.

 하지만 정 전무이사는 포기하지 않았다. 1년이 넘도록 샘플·테스트를 받아보면서 2년간의 기술 개발을 완료했으며, 모모트와 손잡고 펑키한 힙합 스타일의 콘셉트로 디자인하고, 제품 이름도 같이 선정했다.

 정 전무이사는 "2VEE(투비)는 '투 빅토리(to Victory)'의 줄임말로, 승리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며 "현재 이마트를 비롯해 드럭스토어 CJ올리브영, 신사동 가로수길·명동에 있는 편집숍에서 판매되고 있지만 고급 헤어살롱의 헤어케어 제품으로 쓰이는 것을 겨냥했고, 2VEE 광고 모델 가수 박재범과 함께 '바이럴 마케팅(입소문 마케팅)' 효과에 힘입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남성용 헤어왁스 시장에서 현재 약 1000여종의 제품이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외모 관리에 신경 쓰는 남성들이 늘고 있는데다, 연예인·아나운서 등이 아닌 이상 대다수 남성들은 셀프 헤어스타일링을 해야 하는 만큼 향후 시장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가 높다.

 그는 "일본의 갸스비 제품처럼 우리나라에 대표적인 브랜드가 없는 것을 아쉬워했던 만큼 문화와 접목시킨 코스메틱 브랜드로 만들고 싶다"며 "비인기 스포츠 후원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으며, 일단 '2VEE(투비)'가 남성 코스메틱 시장에서 확고히 자리 잡은 다음에 여성 제품도 출시할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본업인 구두약 사업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정 전무이사는 "옛날에 비해 걸어 다니는 길이 좋아지고 가죽 재질도 좋아지면서 내수 수요는 줄어들고 있지만, 미국·중국·일본·러시아·몽골 등 전 세계 30여개 국가로 수출되고 있다"며 "특히 아직 비포장도로가 많은 러시아와 한류 열풍이 뜨거운 베트남에서 말표 구두약의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베트남에서는 일본보다도 한국 브랜드를 더 쳐주고, 바이어들이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가 잘 보이도록 해달라고 요청한다"며 "한국 제품을 무한 신뢰하고 있는 베트남에서는 이미 '2VEE(투비)'가 수출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전무이사는 마지막으로 "말표산업은 3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는 기업으로, 앞으로 100년, 200년, 300년 계속해서 발전하기를 기원한다. 사람이 눈에 총기가 있고 열심히 하기 위해서는 비전이 필요하다"며 "직원들이 다니고 싶고 비전이 있는 회사, 항상 행복해하고 신바람 나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 그런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CEO나 회사 간부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snow@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