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서두름인가 바로 이때인가…국민여동생 벗기 '모던타임스'

기사등록 2013/10/07 20:28:14 최종수정 2016/12/28 08:09:59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아이유 정규 3집 'Modern Times' 쇼케이스가 열린 7일 오후 서울시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K아트홀에서 아이유가 '분홍신'을 부르고 있다.  아이유 정규 3집 'Modern Times'는 '음악적 성장을 통한 성숙'이라는 테마3z로 기획, 제작됐다. 2013.10.07.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빼어난 기타 실력과 작곡실력으로 '국민여동생'으로 불리며 신드롬을 일으킨 아이유(20)가 1년5개월 만에 가수로 돌아왔다.  

 지난 8월 종방한 KBS 2TV '최고다 이순신'으로 연기력도 인정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말 한 차례 스캔들로 홍역을 치른 뒤에 큰 반향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었다.

 8일 0시에 공개하는 정규 3집 '모던 타임스'는 혹독한 성인식을 치른 아이유가 한층 성숙해진 모습으로 팬들의 환심을 다시 살 수 있을는 지의 시금석이다. 앞서 공개한 티저 이미지에서도 아이유는 기존과 달리 부쩍 성숙해진 모습을 보였다.  

 아이유는 7일 앨범 발매 쇼케이스에서 "어색해하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더 예상하지 못한 콘셉트를 더 하고 싶었어요"라면서 "지금은 어색하지만, 다음에는 '어떤 다른 모습을 더 보여줄까'라고 기대를 주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라고 밝혔다.

 지난 1월부터 9개월 간 작업한 앨범이다. 아이유와 꾸준히 호흡을 맞춘 작곡가 이민수와 작사가 김이나가 협업한 타이틀곡 '분홍신'은 빨간 구두를 신으면 자신의 의지와 상관 없이 계속 춤을 추게 된다는 내용의 안데르센 동화 '빨간 구두'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아이유 정규 3집 'Modern Times' 쇼케이스가 열린 7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K아트홀에서 아이유가 '분홍신'을 부르고 있다.  아이유 정규 3집 'Modern Times'는 '음악적 성장을 통한 성숙'이라는 테마3z로 기획, 제작됐다. 2013.10.07.  bluesoda@newsis.com
 1930년대 빅밴드 스윙 사운드가 인상적이다. 일본 뮤지컬 음악계의 거장으로 통하는 도요마 카즈히코의 지휘 아래 현지 빅밴드들이 즉흥 연주를 선보였다. 국내에서 스윙은 다소 낯선 장르다. "저도 처음에는 겁이 났어요. 제게 스윙 감성이 있을까라는 의문점도 있었고요. 작곡가님과 이야기를 했는데 본인도 스윙을 모르고, 자신 있는 장르도 아니라고 하셨어요. '그렇지만 하면 안 되는 거냐'는 말씀도 하셨죠. 그래서 곰곰이 생각했죠. '내가 스윙을 잘 모르고 솔도 모르고 R&B도 모르고, 제대로 공부한 장르도 없고. 이것저것 다 하면서 찾으면 되지 않을까' 라고요."

 아직까지 스윙을 잘 모르겠다며 겸손해하는 아이유는 '분홍신'을 녹음하면서 단 한가지, '스윙 재즈'처럼 부르지 말자라는 데 주안점을 뒀다. "이것은 대중가요니까, 제가 가진 목소리도 부르되 어느 정도만 창법의 변화나 표현의 변화를 보이자라는 생각을 했어요."

 아이유는 이 곡에서 현란한 스윙 댄스도 선보인다. "정말 힘들어요. 데뷔를 하고 안무 연습실에 이렇게까지 오래 있었던 것은 처음이에요. 하루에 몇 시간을 연습했느냐는 말씀을 못 드려요. 그렇게까지 연습을 했는데 그것밖에 못하냐고 할까봐요. 호호호." 이날 아이유의 춤은 수준급이었다. 2009년 율동 수준의 '마시멜로' 댄스에 비하면 진일보했다.  

 '분홍신'을 비롯해 총 13트랙이 실린 앨범은 탄탄하다. '을의 연애'에 집시 기타리스트 박주원(33)이 참여한 것을 비롯해 싱어송라이터 윤상(45)이 작곡한 '누구나 비밀은 있다'에는 그룹 '브라운 아이드 걸스'의 가인(26), '아이야 나랑 걷자'를 피처링한 싱어송라이터 최백호(63), '우울시계'를 작곡·작사하고 함께 부르기까지 한 그룹 '샤이니'의 종현(23), '한낮의 꿈'을 듀엣으로 부른 가수 양희은(61) 등이 힘을 보탰다.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아이유 정규 3집 'Modern Times' 쇼케이스가 열린 7일 오후 서울시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K아트홀에서 아이유가 질문에 답하고 있다.  아이유 정규 3집 'Modern Times'는 '음악적 성장을 통한 성숙'이라는 테마3z로 기획, 제작됐다. 2013.10.07.  bluesoda@newsis.com
 "최백호 선생님, 양희은 선생님과 작업은 정말 영광이었어요. 많이 배웠습니다. 최백호 선생님은 정말 신사적이에요. 아직도 "아이유씨, 아이유양"이라고 하시면서 존댓말을 쓰셔서 송구스러워요. 뵐 때마다 반하게 됩니다. 아버지도 참 좋아하셔서, '아이야 나랑 걷자'를 타이틀곡으로 하라고 하셨어요. 양희은 선생님은 조언을 많이 해주셨어요. 선생님 목소리에 너무 감동했어요."

 가인과 종현 등 같은 또래의 작업은 이번이 처음이다. "종현씨는 직접 곡도 줬는데 마음에 들어요. 작업을 하면서 재미있었던 것은 가인 언니와 '누구나 비밀은 있다' 녹음을 하고 티저 사진을 찍는데 언니가 워낙 섹시하잖아요. 포스도 있고. 저도 밀리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했는데 밀렸어요. 까르르르. 아쉽기는 하지만 눈빛 연기 등 많이 배웠어요."

 다양한 뮤지션과 작업이지만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아이유는 "작업하면서 대화를 하는데 거기서 얻는 것이 많아요"라고 협업의 매력을 설명했다. "끊임없이 협업하고 싶어요. 이번에도 많이 배웠습니다. 선생님들과 작업에서는 충격을 받아, 내가 이렇게는 안 되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죠. 진정성을 담으라는 이야기를 하셨는데 그 시간만큼은 제 나름 열심히 했는데 그건 진정성과 다른 건가라는 생각도 들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을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아요. 또래랑 하는 것은 '알콩달콩' '꽁냥꽁냥'하는 면이 좋고요. 좋은 에너지를 만들 수 있거든요."

 아이유는 싱어송라이터 자질도 뽐냈다. '싫은 날'과 '보이스 메일(Voice Mail)' 등 2곡을 작곡했다. '을의 연애' '기다려' 등의 노래에는 작사가로 이름을 올렸다.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아이유 정규 3집 'Modern Times' 쇼케이스가 열린 7일 오후 서울시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K아트홀에서 아이유가 포토월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아이유 정규 3집 'Modern Times'는 '음악적 성장을 통한 성숙'이라는 테마3z로 기획, 제작됐다. 2013.10.07.  bluesoda@newsis.com
 '싫은 날'은 지난해 콘서트 때 팬들에게 미리 들려줬다. 노랫말은 중학교 연습생 때 써놓은 것을 붙였다. "당시 참 외로울 때였어요. 보일러를 틀어도 추운 시절이요. 그런 내용을 일기장에 매일 썼는데, 이 곡에 사용하게 됐죠. '좋은 날'로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웃기게 이번 곡 제목이 '싫은날'이네요. 이번 앨범에서 유일하게 발라드예요."

 '보이스 메일'은 회사에서 별로 좋아하지 않아 보너스 트랙으로 넣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원래 작곡했던 그대로, 편곡하지 않았죠. 소소한 느낌이 있었으면 했거든요. 덕분에 아마추어 느낌의 곡이 됐습니다."

 가장 신선한 곡은 G고릴라가 만든 '입술 사이'(50㎝)다. 슬로 템포의 마이너 선율에 이제 막 사랑에 눈을 뜬 여성의 마음을 담은 이 곡은 국민여동생 아이유의 그간 이미지와 달리 섹시한 느낌이 묻어난다. "제가 '섹시'를 노릴 수 있는 깜냥이 되나요. (섹시가) 안 되는 사람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크게 욕심을 내지는 않아요."

 앨범에는 여러 장르가 섞여 있다. 긍정적으로 보면 알찬 느낌이지만, 부정적으로 보면 일관성이 없다는 느낌이다. "저도 그렇다고 생각해요"라며 웃는다. 다만 "이번 앨범을 만들 때 이야기를 이어가기보다는 좋은 것을 다 담고 싶어 욕심을 부린 면도 없잖아 있어요"라고 말했다. "장르가 중구난방이라고 할 수 있지만, 좋은 것 다 담고 싶었죠. 앨범을 들으면, 그런 마음을 읽을 수 있지 않을까 해요."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아이유 정규 3집 'Modern Times' 쇼케이스가 열린 7일 오후 서울특별시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K아트홀에서 아이유가 타이틀곡 'Modern Times'를 부르고 있다.  아이유 정규 3집 'Modern Times'는 '음악적 성장을 통한 성숙'이라는 테마3z로 기획, 제작됐다. 2013.10.07.  bluesoda@newsis.com
 앨범 타이틀은 영국의 코미디 거장 찰리 채플린(1889~1977)의 영화 제목과 같다. "물론 '모던 타임스'도 봤어요. 무성 영화, 흑백 영화를 많이 챙겨봤습니다. '아티스트'(2012 아카데미 작품상)도 보고. 스윙이 나오는 영화도 보고요. 좋더라고요. 그 때 그 감정을 100% 이해는 못하지만, 지금 봐도 세련된 것 같아요."

 밴드 '버스커 버스커', 그룹 '샤이니' 등 유독 10월에 인기 가수들이 대거 컴백한다. "왜 꼼꼼히 체크하지 못했나라는 걱정을 했는데, 사실 더 좋은 점이 많아요. 대중이 음원차트에 관심을 가지잖아요. 가수들에게 이 때만큼 좋은 기회도 없죠. 처음에는 걱정도 되고 부담도 됐는데 이제는 훨씬 더 즐거운 마음이 들어요."  

 아이돌과 뮤지션의 이미지를 겸하는 이들은 많다. 아이유는 거기에  국민여동생이라는 이미지까지 요구 받는다. 부담이 될 법도 하다. "티저 사진 같은 경우는 기존과 다른 모습이지만, 부담은 없었어요. 당연히 어색해 할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거든요. 근데 좋아해주는 분들도 있었어요. '이런 것도 해도 되나'라는 용기도 얻었습니다. 색다른 도전이었어요."

 그래도 여전히 국민여동생을 원하는 이들은 많다. "원하는 분이 계시면 얼마든지 할 의향이 있고, 언젠가 하겠죠."

 다른 앨범 작업보다 존중받는 느낌이 들어 자유롭게 노래하고 작업했다고 강조했다. "전 앨범인 '너랑 나랑' 때는 양 갈래 머리로 귀여운 원피스를 입고 소녀스러움을 강조했다면, 이번에는 혼자만의 생각이지는 하지만 악녀, 마녀 느낌이 들어요. 못 돼 보이는 그런 느낌이요. 다른 분들은 그런 것 같지 않다고 하지만요. 거기에 취해 무대 위에서 자유로운 표정, 장난기 있는 표정을 지어요. 지난 앨범보다 표현에 있어서 자유로워질 것 같아요."

 realpaper7@newsis.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