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준, 록 버렸다 다시 춤춘다…HOT 회귀? 변화!

기사등록 2013/01/17 12:00:00 최종수정 2016/12/28 06:52:49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3년7개월 만에 가수로 돌아온 문희준(35)은 설렘으로 가득하다. 1990년대 후반을 풍미한 그룹 'HOT' 출신인 그는 "본업이 가수인데 실수를 할까봐 무대에 서는 것이 떨린다"면서도 미니앨범 '비긴스'를 낸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HOT 해체 이후 주력한 록이 아닌 댄스로 복귀했다. 예전에 유행한 것이 아닌 최신 장르를 들고 나왔다.

 문희준이 비장의 무기로 앞세운 것은 일렉트로닉의 하나인 '덥 스텝'이다.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이 장르는 레게 음악에서 매우 낮은 주파수의 베이스와 드럼을 기반으로 하는 둔탁하고 느린 템포의 사운드를 일컫는 '덥(dub)'과 두 박자를 쪼개 4분의 4박자를 만드는 리듬 '투 스텝(2 step)'이 결합된 것이다. 그룹 '포미닛' 멤버 현아(21)를 필두로 듀오 '동방신기', 그룹 '소녀시대' 등이 이 요소를 일부 도입한 바 있다.

 문희준은 앨범의 첫 트랙인 '파이어니어(pioneer)'에서 이 덥스텝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러나 덥스텝이 대중에게 낯설 수 있다는 이유로 문희준은 HOT 때의 음악을 연상케 하는 '아임 낫 OK'를 타이틀곡으로 정했다.

 예전처럼 격렬한 춤을 선보인다. "12년 동안 열심히 록을 해놓고 다시 왜 춤을 추려고 하느냐는 주변의 우려가 많았다"면서도 "2년 전 덥스텁에 매료돼 댄스음악을 다시 하고 싶었다"며 눈을 반짝였다.

 HOT의 데뷔곡 '전사의 후예' 때보다 더 강렬한 춤을 춘다는 문희준은 "17년차 아이돌 원조가 춤을 추는 수준이 아니라 신인 때처럼 춤을 출 것"이라면서 "약간의 두려움도 있지만 덥스텝을 듣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2011년 8월 MBC TV '댄싱 위드 더 스타'에서 우승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 "행운의 프로그램이죠. 1등을 해서 많이 울었어요. 몇년 만에 1등을 했거든요. 춤을 추는데 사랑받는다는 느낌이 들었죠. 그 때 느낀 감정 때문에 지금의 콘셉트로 나올 수 있었어요."

 그런데 지병인 허리 디스크가 다시 도졌다. "나이가 먹어 몸이 따라주지 않는 것을 느끼지만 보여주고 싶다"며 눈을 빛냈다.

 앨범에는 덥스텝과 일렉트로닉 댄스를 합친 '블러드 V', 선공개한 발라드로 자신의 이야기와 함께 연예인들의 사랑이야기를 녹여낸 '스캔들' 등 총 4곡이 담겼다.

 한 시대를 풍미한 아이돌인 문희준은 또 다른 아이돌에게 꽂혀 있다. 그룹 '빅뱅'이다. "지드래곤과 테디가 함께 만드는 음악이 정말 좋다"면서 "'판타스틱 베이비'를 들었을 때 정말 놀라웠다"고 말했다. 빅뱅과 같은 소속사인 '투애니원(2NE1)'도 좋다는 그는 YG엔터테인먼트의 음악에 빠져 있다고 털어놓았다. "(YG 대표인) 양현석 선배님을 실제로 뵌 적이 없는데, 음악적인 조언을 받아보고 싶어요. 프로듀싱을 잘한다고 생각해요."

 퍼포먼스적으로는 과거 자신이 몸담은 SM엔터테인먼트 소속 '동방신기'를 손꼽았다. "'캐치 미' 노래가 좋은데 무대가 90년대 색깔을 그대로 가지고 있어요. 그 때는 우리도 그렇고 (라이벌) 젝스키스도 그렇고 퍼포먼스가 중요했거든요."

 문희준 만큼 극과 극을 오간 스타도 드물다. HOT의 리더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그는 2001년 솔로로 전향하면서 일부 '안티'와 맞닥뜨렸다. 아이돌 댄스음악을 하던 그가 록을 부르자 록 마니아들이 편견을 가지고 그를 몰아세운 것이다. "지금도 댓글을 보지 않는데 죽을 때까지 댓글을 보지는 않을 것"이라며 멋쩍게 웃었다.

 "가끔 여자연예인에게 치욕적인 댓글을 보면 너무하다 싶어요. 연예인이니까 욕 먹는 것이 당연하다면서 너무 심하게 하지는 않았으면 해요." 악성 댓글에 상처 받는 후배들에게는 "댓글은 대중 전체의 생각이 아니다"며 크게 신경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그럼에도 록에 꽂히면 다시 할 것이라며 웃었다. "이제는 오랫동안 음악을 하고 싶어요. 제 고집도 꺾어야 할 줄 알아야하고요. 대중음악을 하는 사람이잖아요. 계속 록스럽게 만들려다 하드코어로 만들어 대중과 더 멀어졌었고. 록을 다시 해 저에 대한 편견을 깨고 싶어요. 이번에 그래서 덥스텝인 '파이어니어'를 타이틀곡으로 내세우지 않았어요. 우선 대중과 호흡을 하면서 제 색깔도 보여줄 수 있는 '아임 낫 OK'를 타이틀곡으로 정했죠. 현명한 포맷이 아닌가 해요. 이제는 철이 든 거죠. 하하하."

 문희준은 지난해 초 김구라와 김국진, 이윤석, 윤형빈 등 주로 개그맨과 MC들이 모인 라인엔터테인먼트에 둥지를 틀었다. 음반 기획사가 아니라 앨범 작업에 어려움을 겪었을 법하다. "음악적으로 오히려 편했어요. 제가 모든 것을 할 수 있었거든요."

 라인과 계약하면서 문희준은 예능프로그램에서 MC로 입지를 탄탄히 구축할 수 있었다. "가수 희준이와 예능하는 희준이는 경계선이 뚜렷해요. 철저하게 다르죠. '불후의 명곡'에서 MC를 보는데도 음악적인 것에 대해서는 20개 중 어쩔 수 없이 하나만 답해요. 예능을 할 때 음악 이야기를 하면 머리가 띵하더라고요. 음악을 소재로 해서 웃기는 것만은, 절대 개그 소재로 쓰고 싶지 않거든요. 음반이 잘 안 됐어도 정말 열심히 만들었기 때문에 그것을 개그 소재로 삼을 수는 없어요. 예능 MC로서 철저히 망가지되 단 하나 '내 노래만은 까지말자'라는 신념은 세워 놓았어요."

 문희준의 록을 몹시 비난하면서 앙숙이 됐던 김구라와는 '절친'이 됐다. 라인에 둥지를 틀게 된 것도 김구라 덕이 컸다. "구라 형이 음악에 대해 정말 많이 알거든요. 제 음악을 좋아하실까 걱정했어요. 근데 좋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러면 진짜 좋은거라 감사해요. 허허허." 과거 일본군 위안부 관련 막말로 지상파 프로그램 출연이 제한된 김구라이지만 "호흡이 정말 잘 맞거든요. 같이 예능을 했으면 좋겠어요"라고 바랐다.

 문희준은 이번 음반이 댄스를 내세웠다고 해서 과거로 돌아간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또 한번 변화의 시작이 됐으면 한다는 마음이다. "아직도 많은 분들이 제가 작사·작곡·편곡을 하는지 몰라요. 예능도 나이들어서까지 하고 싶은데 곡도 계속 쓰고 싶거든요. 대중 앞에서 무대 위에 서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 올 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음악을 하고 싶어요. 꿈이니까. 그래서 오랜만에 음악을 만들어 들고 나온 지금 너무 떨립니다."

 앨범 수록곡의 음원은 18일 낮 12시에 공개된다. 이에 앞서 17일 엠넷 '엠카운트다운'에서 첫 무대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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