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전태일(1948~1970)이 분신으로 생을 마감했다. 어머니 이소선(1929~2011)은 이후 노동자들의 어머니로 살다갔다. 이소선 여사의 삶이 다큐멘터리 영화 '어머니'로 옮겨졌다.
'어머니'는 큰아들 전태일의 죽음 이후 이웃의 고통과 그들의 전쟁 같은 삶을 함께하며 40여년간 노동자들을 위해 힘쓴 서울 창신동의 '작은 선녀' 이소선의 생애를 담았다.
1929년 대구 달성에서 태어난 이소선은 1970년 11월13일 평화시장 앞길에서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이 분신자살하자 아들의 삶을 대신 살기로 결심한다. 1970~80년대 노동운동을 이끌었고 우리나라 최초의 민주노조인 '청계피복노조' 설립과 '노동교실'을 통해 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싸웠다. 1977년 여간첩 사건과 민청학련 사건 재판정 소란 사건으로 징역도 살았다. 1998년부터 1999년 12월까지 422일간의 천막농성을 벌여 의문사 진상규명 및 명예회복 특별법 제정에도 이바지했다. 언제나 노동자들의 투쟁 현장을 찾아다니다 지난해 9월3일 세상을 떠났다.
태준식(41) 감독은 이소선의 마지막 2년을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담배 심부름, 손톱 깎아주기, 고스톱 치기 등을 하느라 카메라를 손에서 자주 내려놓았지만 '어머니'의 모든 것을 파악할 수 있었다. 만나는 사람에 따라 달라지는 인사법까지 꿰기에 이르렀다.
태 감독은 "어머니가 계셔야 하는데 안 계셔서 작품을 완성하는 과정이 너무 힘이 들었다. 어머니가 계셨으면 참 정리를 잘해주셨을 것 같다. 아직도 마음고생이 많이 된다. 영화를 통해 어머니를 다시 살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는 별 감정이 없었다. 쓰러졌을 때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처음 만나러 갔을 때 귤을 까 드시면서 정치인을 향해 거침없이 말했던 게 기억에 많이 남는다."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고 많이 슬퍼하는 영화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많은 사람들이 보고 공감하고 위로받았으면 한다. 젊은 친구들이 많이 봐서 이소선과 전태일을 한 번 더 검색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소선이라는 이름이 너무 작다는 뜻이라던데 맞는 것 같다. 남녀차별, 전쟁 등의 환경에서 결혼, 노동운동까지 모두 짊어졌다. 더 이상 클 수가 없었을 것이다. 담담하고 용감하게 맞섰다는 생각이 든다."
공씨는 "돌아가시기 6개월 전 이소선 어머니와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 시대가 간절히 원하면 어머니의 얘기를 평전으로 쓰고 싶다. 전태일로만 설명할 수 없는 위대함, 가난하면서도 한결같았던 그 분을 묘사하고 싶다"고 희망했다.
영화 '어머니'는 4월5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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