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고속훼리㈜가 소유한 '설봉호(4166t급·정원 589명)'는 우리나라 최초의 유람선으로 1998년 대우조선에 의해 건조됐다.
길이 114.5m, 폭 20m, 시속 17.8노트의 설봉호는 건조 당시부터 국내 기술로 만들어진 첫번째 '초호화 유람선'으로 주목받았다.
호텔식으로 만들어진 설봉호에는 더블침대와 화장대, 샤워실을 완비한 특등실 8개를 비롯해 1·2등실 79개와 125명 정원의 3등실 등 탑승객 전원이 동시에 숙박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또 선상 클럽하우스와 고급 레스토랑, 영상관, 연회실, 와인바 등 편의시설을 갖춰 호화 유람 여행의 지평을 열었다.
이런 이유로 금강산 해로(海路)관광이 전성기를 구가하던 2001년 1월 '현대아산'에 용선(배를 빌리는 것)돼 '현대 설봉호'란 이름으로 속초와 북한 고성항을 오갔다.
지난 2006년 9월에는 제주항 입항 도중 방파제에 부딪치면서 좌초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지만 큰 사고 없이 6년7개월 동안 관광객들을 실어 날랐다.
그러나 6일 오전 0시40분께 전남 여수시 삼산면 백도 북동쪽 7마일(약 11㎞) 해상에서 불이나 기관실과 객실을 포함한 선체 대부분이 화재피해를 입어 사실상 폐기될 위기에 처했다.
동양고속훼리 관계자는 "사고선박을 인도 받아 정확히 조사를 해봐야 알겠지만 현재는 피해가 큰 것으로 전해들었다"며 "보험사와의 협의를 거쳐 선박의 폐기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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