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입던 그때 그 시절…추억의 수학여행

기사등록 2011/05/29 11:28:05 최종수정 2016/12/27 22:14:42
【울산=뉴시스】고은희 기자 = 경북 상주 화동중학교 4회 동기회(회장 문종목) 26명(남16명, 여10명)은 지난 28일부터 29일까지 경북 경주에서 '추억의 수학여행'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지난 28일 화동중 동기회가 경주 대릉원에서 진행한 이벤트에 참여하고 있다.  gogo@newsis.com
【울산=뉴시스】고은희 기자 = "니 담벼락 밑에서 몰래 담배 피우고 술 마시면 정학인 거 아니 모르나. 어서 담배 끊어라." "무슨 소리, 이리 맛 좋은 거를 와 끊노."

 모자를 빼딱하게 쓰고 교복 단추도 푼 불량기 어린 학생들이 수학여행지에서 탈선을 시도한다. 선데이서울을 보는 남학생과 이를 저지하는 모범학생이 한 차례 실랑이를 벌인다. 결국 웃음 한바가지를 쏟아내는 것으로 상황이 종료된다. 경북 경주 신라문화원에서 내놓은 '추억의 수학여행'에서 경북 상주 화동중학교 제4회 졸업생들이 펼친 퍼포먼스다.

 화동중학교 4회 동기회(회장 문종목) 26명(남16명, 여10명)은 지난 28일부터 29일까지 '추억의 경주 수학여행'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문종목 회장은 "1년에 한 번 전국 각지에 흩어진 친구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행사를 올해는 특별하게 갖기 위해 '추억의 수학여행'을 택하게 됐다"면서 "몸에 잘 맞지 않은 교복이지만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가 마음껏 청춘의 열기를 만끽하려 한다"고 말했다.

【울산=뉴시스】고은희 기자 = 경북 상주 화동중학교 4회 동기회(회장 문종목) 26명(남16명, 여10명)은 지난 28일부터 29일까지 경북 경주에서 '추억의 수학여행'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지난 28일 화동중 동기회가 경주 대릉원에서 진행한 이벤트에 참여하고 있다.  gogo@newsis.com
 이들은 베이비붐 세대인 1958년 개띠들로 남학생들은 장난스럽게 여학생 어깨에 팔을 올리고 '아이스케키'라며 치마를 들춘다. 양갈래 머리로 교복을 입은 여학생들은 톡톡 등을 두드리며 짖궃은 남학생의 장난에 응수한다.

 이 동기회는 28일 신라시대에 건립된 천문대인 '첨성대', 신라시대의 고분군 대릉원지구 '대릉원'과 대릉원 내 '천마총', 신라 삼국통일의 중심인물인 김유신 장군과 신라 학자인 최치원, 설총을 추모하기 위해 세운 '서악서원' 등지를 돌며 중학생 시절 수학여행지에서 했던 놀이를 재연했다.

 그런데 대릉원 매표소에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교복을 입고 단체 관람을 하니까 학생 입장료를 지불해야 한다는 동기회 총무와 나이가 많은데 무슨 반값이냐는 매표소 직원과의 설전이다. 두 사람이 옥신각신하는 동안 구경꾼들은 킥킥거리기만 할 뿐 말릴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 또한 그 시절을 재연하기 위한 설정이기 때문이다.

【울산=뉴시스】고은희 기자 = 경북 상주 화동중학교 4회 동기회(회장 문종목) 26명(남16명, 여10명)은 지난 28일부터 29일까지 경북 경주에서 '추억의 수학여행'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지난 28일 화동중 동기회가 경주 서악서원에서 진행한 이벤트에 참여하고 있다.  gogo@newsis.com
 대릉원 입구에서 이들은 문화관광해설사가 '화동중'이라 부르면 40년 전 중학생 때로 돌아가 '네네'라고 대답해 관광객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이어 신록이 우거진 대릉원 내에서 추억의 닭싸움을 벌였다. 여학생들은 같은 편이 이겨라며 목청 높여 응원을 하고 이에 힘입어 남학생들은 사력을 다하지만, 승패는 결정되고 만다. 경기에 대한 긴장감은 떨어지지만 추억이 묻어 즐거움은 배가되는 모양이다.

 서악서원에서는 화랑체험을 하는 청소년 팀과 새총쏘기 시합을 벌이는 과정에 여러가지 에피소드를 쏟아내 또 한바탕 웃음바다를 일궈냈다.

 신라문화원 전병길 원장은 "1970~80년대 추억을 더듬어보는 '추억의 수학여행' 프로그램은 점잖은 사람이 자연스레 학창시절로 돌아가 학생처럼 행동해 봄으로 새로운 활력소를 얻게 된다는 취지로 마련됐다"면서 "참가자들은 교복을 입고 다니면서도 불편해 하지 않고 오히려 즐거워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로 인해 우리문화는 새롭게 발전을 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울산=뉴시스】고은희 기자 = 경북 상주 화동중학교 4회 동기회(회장 문종목) 26명(남16명, 여10명)은 지난 28일부터 29일까지 경북 경주에서 '추억의 수학여행'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지난 28일 화동중 동기회가 경주 서악서원에서 진행한 이벤트에 참여하고 있다.  gogo@newsis.com
 전 원장은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달빛문화기행'을 경주에서 처음 선보이는 등 '문화와 결혼한 사람'이라는 평을 얻고 있다.

 추억의 수학여행은 5년 전에 시작한 프로그램으로 추억으로 시작해 추억으로 끝나는 흥미로운 코스다. 신라문화체험장에 도착해 교복으로 갈아입기부터 시작해 참가자들은 1박2일 동안 영락없는 학생으로 돌아간다.

 이번 '추억의 수학여행'에 참여한 장세련 울산문협 부회장은 "학창시절 수학여행 때 돌아보았던 문화재를 친구들과 함께 다시 와 보니 그 시절이 다시 떠오르게 된다"며 "교복을 입고 나선 수학여행의 짜릿한 기분이 새롭게 활력을 찾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울산=뉴시스】고은희 기자 = 경북 상주 화동중학교 4회 동기회(회장 문종목) 26명(남16명, 여10명)은 지난 28일부터 29일까지 경북 경주에서 '추억의 수학여행'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지난 28일 화동중 동기회가 경주 서악서원에서 진행한 이벤트에 참여하고 있다.  gogo@newsis.com
 이 동기회는 29일 불국사 등지를 돌아보면서 추억의 수학여행을 마무리한다.

 gogo@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