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과일대란 끝?…하반기엔 싸게 맘껏 먹을 수 있을까[세쓸통]

기사등록 2024/04/27 09:00:00

최종수정 2024/04/27 11:27:49

개당 사과 2700원·배 4800원…7월까지는 가격 널뛰기

올해 작황, 저온피해 없이 이상 無…가뭄·우박·장마 변수

40% 넘게 올랐던 신선과실 물가, 4월엔 안정될지 주목

[세종=뉴시스]임하은 기자 = 하나에 2700원짜리 사과, 4800원짜리 배. 지난달 40% 넘게 오른 과일 가격이 이달 초 소폭 내렸다가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햇과일이 풀리기 전까지 사과와 배 가격은 계속 널뛰기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작황 부진 영향이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관건은 올해 과일의 작황인데, 정부는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최근 주요한 과일의 생육을 점검했을 때, 저온피해 등 특별한 변수 없이 잘 자라고 있다는 겁니다. 올가을에는 정말 싸고 맛 좋은 과일을 먹을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다만 가뭄과 우박, 장마 등 재해 위험성은 변수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2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전날 사과(후지·상품) 10개 소매가격은 2만6964원으로 전월보다 9.1% 높았습니다.

사과 한 개당 2700원꼴입니다. 전년보다는 16.9%, 평년보다는 5.5% 높은 수준입니다. 사과 개당 소매가는 이달 중순 2400원선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2700원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배 역시 높은 가격을 유지 중입니다. 배(신고·상품) 10개 소매 가격은 4만7593원으로 전월보다 20% 높게 나타났습니다. 1년 전보다는 70.8%, 평년보다는 29.7% 상승했습니다.

정부는 이렇게 비싼 과일 물가가 햇과일이 나오는 7월 말 이후에나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5일 올해 사과, 배, 복숭아 등 주요 과일의 생육 현황을 점검한 결과, 큰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양호한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해처럼 갑작스러운 저온피해가 발생하지 않는 한 올해는 싸고 질 좋은 과일을 마음껏 먹을 수 있을 거라는 말입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아직 3%대 초반을 달리고 있습니다. 물가는 지난 1월(2.8%) 2%대로 내려갔다가 지난 2월(3.1%), 3월(3.1%) 두 달 연속 3%대를 기록했습니다. 정부는 상반기에 2%대 물가 안착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중동위기와 고환율 등 대외변수가 등장하면서 달성이 요원합니다. 

특히 지난달 신선과실 물가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전년보다 40% 넘게 치솟았습니다. 특히 사과(88.2%)와 배(87.8%) 가격은 1년 전보다 90% 가까이 치솟았습니다.

신선과실은 지난해 12월(26.1%), 1월(28.5%) 20%대를 유지하다 2월(41.2%), 3월(40.9%) 40%대에 진입했습니다. 정부가 지난달부터 긴급가격안정자금 1500억원을 투입한 만큼 이달 신선과실 물가 상승세가 둔화할지 주목됩니다.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서울시내 한 전통시장에 사과가 진열돼 있다. 2024.04.02. kmn@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서울시내 한 전통시장에 사과가 진열돼 있다. 2024.04.02. [email protected]

과일을 중심으로 장바구니 물가가 오르다 보니 최근 집계에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국 중 식료품과 비주류음료 물가 상승률이 세 번째로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OECD가 자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우리나라의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 물가 상승률은 6.95%로 OECD 평균인 5.32%를 웃돌았습니다. 통계가 집계된 35개국 중 튀르키예(71.12%), 아이슬란드(7.52%)에 이어 3위입니다.

물가 당국인 기재부 관계자는 "이상기온 등에 따른 작황 부진이 큰 영향을 끼쳤고, 또 변수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2.5%로 OECD 국가 중 그리 높은 수준이 아니다. 특정 부분만으로 전 세계 물가 비교하는 건 전체 상황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며 "다만 최근 식료품과 먹거리 물가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는 데 관련해서는 정부가 최대한 체감물가가 높아지지 않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정부는 올해 사과 생산량을 연간 소비량만큼인 50만t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지금은 사과가 꽃이 활짝 피는 시기인데, 전국적으로 개화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고 합니다. 박연순 한국사과연합회 사무국장은 "올해 생육 및 개화는 평년처럼 양호한 수준이고 앞으로 기상 상황이 좋다면 사과 생산에 큰 차질은 없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농식품부는 배도 이달 초 만개 후 정상적으로 착과가 이뤄졌고, 복숭아도 현재 적화 작업이 원활히 진행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다만 정부가 예의주시하고 있는 위험요인은 또 다른 재해의 발생입니다. 5월에서 8월 사이 가뭄과 우박, 장마전선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고, 9월과 11월 사이 태풍, 그리고 병해충이 발생할 위험도 있습니다.

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의 4월 전망에 따르면 남부지역은 과수 저온피해 발생 확률이 낮지만, 중부지역은 기상 상황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농식품부는 올해 선제적으로 나무의 상태를 관리하기 위해 지난 1월부터 농진청과 주산지 지자체, 농협 등이 참여하는 과수생육관리협의체를 운영 중입니다. 지난 25일에는 제3차 과수생육관리협의체 점검회의를 열고 잦은 강수와 병해충 등 위험요소에 대한 점검을 실시했습니다. 병해충과 관련해서는 농식품부와 농촌진흥청이 예찰단을 구성해 현장을 모니터링하고 살피는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올해는 지난해와 같은 이상저온과 서리, 장마의 큰 피해 없이 싸고 질 좋은 과일을 많이 먹을 수 있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세쓸통' = '세상에 쓸모없는 통계는 없다'는 일념으로 통계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 알기 쉽게 풀어내고자 합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서울 소재 유통매장에서 사과·배 등 과일이 판매되고 있다. 2024.03.12.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서울 소재 유통매장에서 사과·배 등 과일이 판매되고 있다. 2024.03.12.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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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과일대란 끝?…하반기엔 싸게 맘껏 먹을 수 있을까[세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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