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설명글 고령화·저성장 극복 비결은 "변화에 적응"한국 경제는 1960년대부터 수출과 제조업을 중시하는 일본과 유사한 경제 발전 모델을 통해 산업화를 도모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와 일본의 경제 구조는 많은 부분에서 유사한 모습을 보인다. 고도 성장기를 거친 뒤 저출산·고령화와 저성장, 저물가 등의 후유증을 겪으면서 경제 활력이 떨어진 점도 일본을 닮아가고 있다. '잃어버린 20년'이라고 불릴 정도로 만성적 무기력증을 겪던 일본 경제는 지난 2012년 아베 신조 내각 출범 이후 '통화 확장', '재정 확대', '구조 개혁'이라는 세가지 화살을 쏘아올리며 재도약의 계기를 마련했다. 하지만 '아베노믹스'라는 정부의 정책 드라이브만이 일본 경제 부활의 핵심 요인은 아니었다. 그 이면에는 변화하는 경제·사회 구조에 적응하기 위해 치열하게 변화를 추구하던 기업들이 있었다. 이제 소니와 닌텐도 등 일본 전자산업계를 대표하는 기업들은 부활의 날개를 펴고 있다. 증시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고용시장에서는 구인난을 걱정해야할 상황이다. 일본의 실업률은 3%를 넘지 않아 사실상 완전고용 상태다. 13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뉴시스 일본포럼-경제 부흥의 비결'은 이처럼 일본 산업계가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방식을 알아보고 한국 경제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저출산·고령화에도 日 내수시장 안정적 성장…포미족이 견인" 1세션 주제 발표를 맡은 다카기 히로유키 일본 노무라종합연구소 시니어 컨설턴트는 '뜨는 산업, 지는 산업'을 주제로 일본 산업계의 변화 동향에 대해 소개했다. 다카기 컨설턴트는 저출산·고령화 추세 속에서도 일본의 내수 산업이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높은 가치를 두는 제품에 대해서는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포미족(For me 族)'이 소비를 견인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많은 소비자가 식품이나 건강 관련 분야에서 가치가 있다고 인정한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며 "내수산업인 서비스업, 소매업, 식료품 등이 최근 10년간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추세 속에서 기업들의 수요 예측과 비즈니스 전략이 성패를 좌우한다는 결론이 도출됐다. 다카기 컨설턴트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기린과 아사히를 꼽을 수 있다"며 "국내 시장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자 기린은 2007년부터 1조엔 이상을 해외에 투자했지만 성과를 못낸 반면 아사히는 주력제품 판매율 증가에 힘입어 안정적으로 이익을 실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시장에서 주력상품과 서비스를 통해 안정적으로 이익을 확보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해외진출을 추진하는 것이 성공패턴으로 정착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회 구조 변화에 따라 새로운 분야의 서비스업이 부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서비스 산업은 종류가 많지만 최근 헬스케어 부분과 관련된 서비스산업이 앞으로 크게 성장할 수 있는 분야로 분류된다"며 "헬스케어 산업은 고령화 사회로의 진입 뿐 만 아니라 많은 소비자들이 자신의 건강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쓰고 있기 때문에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토론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한국 기업들도 일본의 재도약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일본과 같은 성공 모델 창출을 위해서는 서비스에 첨단 기술을 접목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제조업 등에 새로운 IoT(사물인터넷) 기술을 접목시키면서 서비스 측면을 강화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일본에서 침대나 침구류를 판매하는 업체들은 서비스를 중요시한다는 관점에서 '침대가 아닌 수면을 판다'는 콘셉트를 강화하고 있다"며 "뿐만 아니라 사람 얼굴에 따라 알맞은 안경을 추천하는 능력을 갖춘 안경 업체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동북아연구실장은 "내수 시장에서 활력을 찾고 있는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는 그러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일본 기업들은 내수 시장에서의 미비점을 해외에서 보완하는 투트랙 전략을 활용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너무 한 쪽(해외)에만 치우친 경향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 실장은 "앞서 나온 얘기들을 고려해볼 때 IT나 인공지능 등 꼭 필요한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저축에서 자산형성으로…고령화 시대 금융업도 변화 절실" 2세션 발표를 맡은 다케우치 일본 코지 미즈호종합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재(財)테크의 진화'를 주제로 일본의 금융산업이 저출산·고령화에 대응하는 모습을 소개했다. 다케우치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은 저출산·고령화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저축'에서 '자산형성'으로의 전환 추세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행 연금제도는 이른바 현역 세대 두사람이 고령자 한명의 연금을 지탱하는 구조"라며 "지금의 구조로는 지속하기 어렵게 된다. 연금 비중을 줄여나가는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젊은층의 경우 현금·예금 보유 비율이 높다"며 "개인금융자산은 1800조엔을 돌파했지만 현금과 예금 중심이어서 위험자산 투자는 제한적이다. 개인의 특성에 맞게 자산 형성을 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상적인 것은 고령화가 될 수록 위험자산 비율을 축소시켜나가는 것"이라며 "지금은 위험자산 비율이 오히려 70세까지 상승하는데 앞으로 바람직한 방향은 리스크 자산 비율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토론자들은 일본보다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우리나라도 금융산업에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임형준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침체와 버블붕괴에 이어 고령화까지 겪었음에도 일본 경기가 굉장히 선방했다"며 "그 배경을 보면 그간 많이 축적된 금융자산이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임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일본보다 더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더 이른 시기에 저성장 국면으로 진입했다. 조직문화나 경직적인 노동시장의 상황도 일본과 유사하다"며 "반면 우리나라 가계의 금융자산은 일본에 비해 너무나 부족해서 굉장히 우려된다"고 짚었다. 그는 "노동시장에 나가는 시기가 일본보다 최소 4, 5년 늦고 같은 비정규직이라고 해도 안정성 측면에서 일본보다 뒤떨어진다"며 "이런 요인 때문에 우리나라는 금융자산에 투자해야 할 젊은 시기에 수익률이 높은 위험자산을 가져가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최장훈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생각지도 못한 위험이 발생할 수 있으니 시대의 흐름에 맞게 보장성보험 상품을 꾸준히 개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일본뿐 아니라 우리나라도 젊은 세대가 은퇴할 시점엔 자산 수준이 현재 노인보다 많다고 볼 수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투자를 통한 자산 형성이 중요하다. 자산에서 부동산의 비율이 특히 높기 때문에 자산 유동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h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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