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주당, 중간선거 승리 후 대러 압박…우크라 지원 확대

기사등록 2026/11/08 23:56:42

150억 달러 규모 우크라 안보 지원 패키지 추진

국방수권법 활용해 지원 확대…스타링크 감독 강화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 하원 본회의장에서 열린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집권 2기 첫 국정연설(State of the Union)을 하고 있다. 2026.02.25.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미국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승리한 뒤 의회 권한을 활용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재정 지원을 확대하고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추진할 방침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민주당이 의회 차원에서 대러 압박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어서 향후 미 행정부와의 정책 충돌이 예상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7일(현지 시간) 민주당이 예산 편성 및 감독 권한을 활용해 우크라이나 지원 확대와 러시아 제재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원 외교위원회 소속 민주당 보좌관은 키이우에 제공할 새로운 안보 지원 패키지 규모가 약 150억 달러(약 2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민주당의 승리는 우크라이나가 전쟁 이후 가장 혹독한 겨울을 맞을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 나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에너지 기반 시설을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방공망에 필요한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도 부족한 상황이다.

민주당은 내년 1월 새 의회가 출범하기 전까지 이어지는 레임덕 기간에도 우크라이나 지원을 확보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이 기간 에너지 지원을 우선 추진하고, 이번 회기 내 처리해야 하는 연례 국방수권법(NDAA)에 우크라이나 지원 관련 조항을 포함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지원 단체인 라좀 포 우크라이나의 멜린다 해링 수석 고문은 우크라이나 지지 의원들이 국방수권법 심의 과정에서 대러 제재와 정보 지원, 요격 미사일 지원, 스타링크 관련 조항 등을 추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새 의회에서 민주당의 주요 과제 중 하나는 러시아 제재 법안을 개정하는 것이다. 이 법안은 러시아의 국방·에너지 부문에 대한 금융 제재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초당적 지지를 받아 통과됐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러시아산 디젤의 세계 에너지 시장 공급에 합의한 뒤 모스크바에 대한 추가 제재를 면제하는 조치를 발동했다.

민주당은 우크라이나군이 사용하는 일론 머스크의 위성통신망 스타링크에 대한 감독도 강화할 계획이다. 스타링크는 지난달 원인을 알 수 없는 서비스 속도 저하로 우크라이나군의 러시아 공격 방어에 차질을 빚었다.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 민주당 관계자는 "머스크에게 관련 생산 지연과 관련한 모든 문서를 보존하라고 통보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산 디젤 거래에 관여한 항만과 은행 등에도 서한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우크라이나 지원 외에도 감독권과 소환권을 활용해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 정책과 대통령 가족의 사업 이해관계에 대한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특히 우크라이나·이란 협상 특사인 스티브 윗코프와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의 사업적 이해관계를 들여다보는 것이 주요 과제로 꼽힌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당시에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조 바이든 당시 대통령에게 불리한 정보를 얻는 데 활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탄핵을 추진했다. 이 과정은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반감을 키운 요인으로 지목된다.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윗코프 특사, 쿠슈너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과 가자지구 평화 구상 등 외교 현안에 집중하고 있다며 의회의 건설적인 소통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미국 의회에서 초당적인 지지를 받아왔지만, 톰 틸리스와 미치 매코넬, 수전 콜린스 등 공화당 내 주요 지지자들이 은퇴하거나 정치적 영향력을 잃으면서 새로운 지지 세력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최근 공개된 인터뷰에서 새 의회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강력한 재정 지원과 무기 제공 논의를 재개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다만 우크라이나 측은 미국의 외교 정책이 근본적으로 바뀌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올렉산드르 메레즈코 우크라이나 의회 외교위원장은 "외교 정책은 여전히 대통령의 권한"이라며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추가로 해제하거나 새로운 협상을 체결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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