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수수료 상한제에 라이더도 반발…'비용 전가' 우려 확산

기사등록 2026/11/05 15:59:58

자영업자 단체는 15% 총비용 상한 요구

라이더는 배달료 삭감 가능성 우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서울 서대문구 신촌 일대에서 배달 라이더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6.08.08.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동효정 기자 = 배달앱 수수료 부담을 낮추기 위한 입법 논의가 배달 현장의 또 다른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자영업자들이 플랫폼에 지급하는 각종 비용을 주문금액의 15% 이내로 제한하는 규제 도입을 촉구하는 가운데 배달 라이더들은 배달비까지 상한제에 포함할 경우 노동자들의 소득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양측 모두 배달 플랫폼의 비용 구조 개선을 요구하고 있지만 해법은 엇갈린다. 자영업자들은 중개수수료와 배달비 등 플랫폼 이용에 따른 부담을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라이더들은 비용 절감 과정에서 배달 노동자에게 부담이 전가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인천·경기 지역 배달 라이더 약 300명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광장 앞에서 집회를 열고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 관련 법안의 전면 철회를 촉구했다.

같은 날 전국가맹점주협의회와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등 소상공인·시민사회단체는 국회 본청 계단에서 '플랫폼 민생입법 촉구대회'를 열고 온라인플랫폼법과 배달플랫폼법, 상생협력법 등 이른바 '3대 입법'의 조속한 처리를 요구했다.

자영업자 단체들이 요구하는 핵심은 플랫폼 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비용의 투명성을 높이고 총부담을 제한하는 것이다.

이들은 중개수수료 7.8%, 결제수수료 3%, 업주 부담 배달비 3400원에 광고비와 쿠폰·프로모션 비용까지 더하면 매출에서 실제로 확보할 수 있는 이익이 제한적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중개수수료뿐 아니라 배달비와 결제수수료, 광고비 등을 합산해 주문금액의 15%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상한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계약서 교부 의무화와 수수료·광고비 체계 개선, 배달비 기준 마련, 소상공인 단체의 협상권 보장 등도 주요 요구 사항이다.

반면 라이더들은 상한제의 적용 범위와 비용 산정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중개수수료와 광고비 등 플랫폼 서비스 이용에 따른 비용과 실제 배달 업무를 수행하는 라이더에게 지급되는 배달비는 성격이 다른 만큼 이를 하나의 비율로 묶어 제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특히 전체 비용에 일률적인 상한을 적용하면 플랫폼이 비용 부담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배달료 인하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플랫폼이 규제에 따른 비용 증가분을 자체적으로 흡수하기 어렵다면 소비자 부담을 높이거나 라이더 보상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 주문금액을 기준으로 15% 상한을 적용할 경우 배달비 비중이 높은 일부 주문에서는 다른 비용을 합산하기 전부터 상한에 근접하거나 이를 넘어설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배달앱 업계가 제시한 평균 주문금액 2만~2만5000원과 업주 부담 배달비 3400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배달비 비중은 주문금액의 약 13.6~17%다. 주문금액이 2만원인 경우 배달비만으로 17%에 달한다. 여기에 중개수수료와 결제수수료 등 다른 비용까지 합산하면 15% 상한을 초과하게 된다.

배달비가 음식 가격과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다는 점도 쟁점이다. 라이더에게 지급되는 배달료는 음식 가격보다는 이동거리와 소요시간, 배달 지역, 기상조건, 라이더 수급 상황 등 실제 배달 여건에 영향을 받는다.

음식 가격을 기준으로 전체 비용에 상한을 적용하면 상대적으로 저가 주문일수록 배달비 부담률이 높아지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전문가들은 성급한 규제 도입보다는 자영업자, 소비자, 플랫폼 기업, 배달 종사자 등 모든 이해관계자의 목소리를 균형 있게 청취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유석 동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배달앱이 이러한 손실을 무한정 감수할 수 없기 때문에 주문금액을 높이거나 소비자 부담을 추가하고, 라이더 보상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며 "수수료를 낮추려던 규제가 소비자 부담 증가와 라이더 소득 감소, 배달서비스의 질적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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