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견연장동의안 다음주 국무회의 의결 이후 국회 제출 예정
해적 활동 급증에 대응…파견 인원 320명에서 395명 수준 증원
EOD팀·무인수상정·무인잠수정 등 투입…해상교통로 안전 확보
"호르무즈 작전 참여 의미는 아냐"…호르무즈 파견은 별도 국회 동의 필요
[서울=뉴시스] 옥승욱 임승규 기자 = 정부가 청해부대의 작전구역을 기존 소말리아 아덴만 일대에서 오만 남방 외해까지 확대하고, 해상초계기와 폭발물처리반(EOD), 무인 소해 전력 등을 추가 투입한다.
홍해와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 해상교통로의 안전을 위협하는 해적 활동이 증가하자 대응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국방부는 청해부대 파견연장 수정 동의안을 이같이 확정하고 다음주 국무회의 의결 이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5일 밝혔다.
청해부대는 아덴만 해역에서 선박 안전호송과 안전항해를 지원하는 국군 해외파병부대다. 2009년부터 아덴만 해역에 파견돼 대(對)해적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현재 청해부대 전력은 4400t급 구축함(DDH-Ⅱ) 1척과 해상작전헬기 1대, 고속단정 3척 이내, 320여명 인력으로 구성돼 있다. 수정 동의안에는 P-8 해상초계기 1대와 EOD팀, 무인 소해 장비 등 새 전력을 추가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기존 구축함은 현재와 동일하게 운용한다. 여기에 해상초계기를 추가해 구축함의 작전구역 외곽까지 감시·정찰 범위를 넓히고, 기뢰 등 수중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무인 소해 전력은 무인수상정(USV)과 무인잠수정(UUV), 원격조종 수중로봇(ROV) 등으로 구성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무인수상정과 무인잠수정 각각 2세트 가량을 파견할 계획"이라면서도 2세트에 대한 정확한 수치는 확인하지 않았다. ROV는 수중에서 로봇팔 등을 활용해 폭발물을 처리하거나 영상으로 기뢰를 확인하는 장비다.
국방부 관계자는 "무인 전력 대부분은 올해 전력화됐거나 전력화될 예정인 장비"라며 "국제사회와 함께 작전환경에 적응하고 우리 장비의 운용 능력을 숙달하는 차원에서도 이번 파견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추가 전력 운용을 위해 청해부대 파견 인원도 기존보다 75명 늘어난 395명 수준으로 확대한다. 증원 인력은 EOD팀 30명과 해상초계기 운용 인력 45명으로 구성된다. 대부분 간부로 편성되며, P-8에는 조종사와 정비 인력 등이 탑승해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작전구역은 기존 아덴만에서 오만 남방 외해까지 확대된다. 해상초계기는 아프리카 동북부 국가인 지부티를 거점으로 운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인 주둔 장소는 지부티 측과 협의해야 하는 만큼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번 작전구역 확대로 청해부대 작전구역은 오만의 두큼항 남단까지 확대된다. 두큼항에서 호르무즈 해협까지 직선거리는 350노티컬마일(해리·약 650㎞)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현재 청해부대의 작전구역은 후티 반군과 관련한 위협 등으로 기존 약 600마일에서 300마일 정도로 축소된 상황"이라며 "홍해로 향하는 선박이 늘어나는 가운데 해적 활동이 확대되고 있어 초계기를 통해 외곽 지역을 미리 탐지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추가되는 초계기가 물리적으로 두큼항을 넘어갈 수 없어 작전 구역은 오만 남방 외해로 한정된다"며 "불필요한 오해가 없도록 이란을 비롯한 주요국과도 소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실제 국방부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소말리아 해적 사건은 지난해 11건에서 올해 현재까지 36건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홍해와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 주요국의 해군 전력이 집중되면서 기존 해적 대응 작전에서 공백이 발생했고, 해적들의 활동 범위도 오만 남방 외해까지 넓어지고 있다는 게 국방부의 판단이다.
정부는 미국-이란 전쟁에 관여하거나 개입하지 않고 우리 국민과 선박 보호, 경제적 이익 수호를 우선한다는 원칙을 강조해 왔다.
이에 따라 청해부대의 새로운 활동 지역도 오만 남방 외해로 한정한다. 해상초계기의 이란 영토·영해 및 호르무즈 해협 내측 탐지는 제한된다. 부대 지휘권 역시 한국군 합참의장이 행사하는 독자적인 지휘체계를 유지한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 임무 강화는 청해부대가 담당하는 해역의 해적 활동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 가장 우선적인 목적"이라며 "전쟁이 종료되거나 미국과 이란 간 양해각서(MOU) 체결 등으로 항행의 자유 작전이 가능한 허용적 환경이 조성되지 않는 한 호르무즈 해협에 파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자유 확보를 위한 국제사회의 요청이 있더라도 별도의 파견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해야 한다. 국방부는 전쟁 종료 이후 기뢰 제거 등 관련 작전에 참여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충분한 현지 적응과 훈련을 거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수정 동의안의 파견 기간은 국회 동의안 통과 시점부터 2027년 12월 31일까지다.
국방부는 다음주 국무회의를 거쳐 대통령 재가를 받은 뒤 국회에 동의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국회 동의 이후 P-8은 준비를 마치는 대로 약 3일 내 지부티로 이동할 수 있으며, EOD팀과 무인 소해 전력도 별도 준비 기간을 거쳐 파견된다. 임무 확대에 따른 추가 예산은 예비비와 추경 등을 통해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방부는 이번 청해부대 임무 확대가 호르무즈 해협 작전 참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정 대변인은 "호르무즈에 가는 것을 전제로 이걸(파견연장 수정 동의안 제출을)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항행의 자유는 모든 나라들이 필요로 하고, 우리 원유 수송량의 70% 이상이 그 지역을 지나고 있다. 모든 것을 배제하지 않고 준비하는 차원에서 (동의안을) 그렇게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초계기의 경우 이미 많은 나라들이 지부티 등에 상시 전개하고 있다"며 "그런 차원에서 이번에 청해부대 연장안을 제출하면서 초계기와 EOD반을 추가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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