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대통령, 정당별 연정 협의 착수…네타냐후 지지층 균열

기사등록 2026/11/05 15:15:55

대통령, 11일까지 차기 정부 구성권 부여할 의원 결정

초정통파 정당 이탈 조짐…네타냐후 지지 기반 흔들

아이젠코트 추천 의원 56명 예상…네타냐후는 53명

[디모나=AP/뉴시스] 2026년 10월21일 이스라엘 남부 디모나에서 리쿠드당 활동가들이 총선을 앞두고 야권 경쟁자인 가디 아이젠코트의 대형 광고판 옆에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선거 포스터를 붙이고 있다. 2026.10.21.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이스라엘 차기 정부 구성을 위한 정당별 협의가 시작됐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핵심 우군이었던 초정통파 유대교 정당 일부가 총리 후보 추천을 기권하기로 하면서 네타냐후 진영 내부의 균열도 드러났다.

야권 후보인 가디 아이젠코트는 정당들의 추천 경쟁에서 네타냐후를 앞서고 있다.

4일(현지 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이츠하크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이날 예루살렘 대통령 관저에서 차기 정부 구성권을 부여할 후보를 결정하기 위한 정당별 협의에 착수했다. 협의는 이틀간 진행되며 오는 5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당과의 면담으로 마무리된다.

헤르조그 대통령은 선거 공식 결과 발표일인 이날부터 7일 이내에 차기 정부 구성권을 부여할 의원을 결정해야 한다. 이에 따라 법정 시한은 오는 11일이다.

이스라엘 법에 따라 대통령은 정당별 협의를 거쳐 연립정부를 구성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의원에게 정부 구성권을 부여한다. 각 정당은 이 과정에서 총리 후보를 추천할 수 있다.

종교적 시오니즘당과 오츠마 예후디트, 샤스, 리쿠드당 등은 네타냐후를 추천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야샤르당과 민주당, 비야하드당, 이스라엘 베이테누당, 아랍계 라암당 등은 아이젠코트를 지지했다.

이날 가장 주목받은 것은 초정통파 유대교 정당 연합인 통일유대교연합(UTJ) 내부의 이탈 움직임이다. UTJ의 데겔 하토라 파벌은 네타냐후와 아이젠코트 중 어느 쪽도 총리 후보로 추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데겔 하토라는 UTJ의 크네세트(이스라엘 의회) 의석 7석 중 4석을 차지하는 파벌이다. 영적 지도자인 도브 란도와 모셰 힐렐 히르쉬 랍비의 지시에 따른 결정이다.

이는 오랜 정치적 동맹인 네타냐후와 초정통파 정당 사이의 갈등을 보여준다. 네타냐후가 이끌었던 이전 연립정부는 초정통파 남성의 이스라엘군(IDF) 복무 면제를 법제화하는 데 실패했다. 이에 초정통파 정당들의 불만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UTJ의 나머지 3석을 차지하는 하시디즘 계열 아구다트 이스라엘 파벌은 네타냐후를 추천할지, 기권할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이 파벌은 오는 5일 헤르조그 대통령과 협의할 예정이다.

4일 밤 기준 가디 아이젠코트 전 참모총장은 최소 56명의 의원으로부터 총리 후보로 추천받을 것으로 예상돼, 53명의 추천이 예상되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앞섰다.

[런던=AP/뉴시스]이츠하크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이 지난 9월 10일(현지 시간) 런던 채텀하우스에서 연설하며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2025.12.02.
다만 아랍계 정당들의 연합체인 공동명단이 아이젠코트를 추천할지, 아니면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고 추천을 보류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공동명단의 선택에 따라 두 후보가 확보할 추천 의원 수는 달라질 수 있다.

이날 정당별 협의에서는 아랍계 정당의 정부 참여를 둘러싸고 헤르조그 대통령과 극우 정치인들 사이에 설전도 벌어졌다.

종교적 시오니즘당의 오릿 스트록 정착촌부 장관은 "아랍계 정당들이 이스라엘 건국을 재앙으로 여기고 이스라엘의 적들에게 이익을 주는 세력"이라며 "정부 구성 과정에 참여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헤르조그 대통령은 "인종차별과 당신의 발언을 어떻게 구분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아랍계 정당을 일괄적으로 배제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로 지적했다.

또 같은 당의 츠비카 모르 의원이 선거가 아랍계 정당들에 의해 '도둑맞았다'며 특정 세력이 민주주의를 내세워 국가를 장악하려 한다고 주장하자 "매우 위험한 발언"이라고 경고했다.

종교적 시오니즘당은 이날 네타냐후를 총리 후보로 추천하며 그의 지도 아래 폭넓은 연립정부를 구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초정통파 세파르디계 정당 샤스도 네타냐후 지지를 재확인했다. 샤스는 이날 면담에서 초정통파 남성의 군 복무 면제 입장을 옹호했다.

반면 아이젠코트를 지지하는 이스라엘 베이테누당은 아랍계 정당과 초정통파 정당에 의존하는 정부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비그도르 리베르만 대표는 네타냐후와의 연립정부 구성도 거부하고 있다.

아이젠코트가 정부 구성권을 부여받더라도 연립정부 출범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정부 구성권을 받은 의원은 최대 42일 안에 연립정부를 구성해야 하지만, 야권 내부에서도 아랍계 정당 및 초정통파 정당과의 협력을 놓고 이견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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