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상·하원 장악에 한미관계 변수…트럼프에 대한 의회 견제 강화 전망
대외정책 근본적 변화는 제한적…美 민주당, 핵잠·전작권 신중 접근 가능성
트럼프, 북미대화 돌파구 삼을 수도…관세 조치, 의회 관여 확대 될 듯
전문가들 "한미현안 의회 설득 중요"…외교부 "미 행정부·의회와 협의 지속"
[서울=뉴시스] 유자비 기자 = 미국 중간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화당이 패배하고 민주당이 연방 상·하원을 장악하면서 한미관계에도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당장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 정책 기조가 근본적으로 바뀌지는 않겠지만 미 의회의 견제 강화로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와 핵추진잠수함 건조 등 주요 안보 현안의 추진에 제약이 따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미국 민주당은 이번 선거 승리로 청문회와 국정조사, 예산·입법 심사 등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견제 수위를 높일 수 있게 됐다. 다만 외교안보 분야에선 백악관의 권한이 상당한 만큼 기존의 정책 기조가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신 한미간 개별 현안의 추진 과정에서 의회의 영향력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교수는 5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했다고 해서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정책 기조가 근본적으로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민주당은 우리 정부가 우선순위를 두는 사안을 꼼꼼하게 따져보며 필요성, 추진 과정, 예산 등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요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선 안보 분야에서 한미정상간 공동팩트시트에 담긴 핵추진잠수함 건조와 우라늄 농축·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 등 후속 협의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핵 비확산에 엄격한 입장을 보여온 민주당이 한국의 핵 관련 역량 확대에 보다 신중하게 접근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농축·재처리 권한 확대를 위한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과정에서 미 의회의 심사와 견제가 강화될 수 있다. 지난 1월 에드 마키 등 민주당 상원의원 4명은 한국의 잠재적 핵 역량 확보가 미국의 비확산 노력을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담은 서한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바 있다.
최근 한미간 입장차가 드러난 전작권 전환 문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앞서 공화당 주도의 상원 군사위원회는 지난 6월 전작권 전환 로드맵을 90일마다 의회에 보고하도록 하는 내용의 국방수권법안을 의결한 바 있다. 민주당도 전작권 전환이 미국의 안보 이익에 부합하는지 등을 면밀히 따져볼 것으로 예상돼 우리 정부의 의회 설득 노력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북미 관계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 재개를 시도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중간선거 패배로 국내 정치적 입지가 좁아진 만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외교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려 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상 분야에선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적인 관세 조치에 대한 의회의 견제가 강화될 수 있다. 다만 민주당도 자국 제조업과 일자리 보호를 중시하는 만큼 대미 투자 확대 요구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투자 사업 선정과 집행 과정에 대한 의회의 관여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미 의회의 견제 강화가 실제 정책 변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민정훈 교수는 "민주당이 입법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하더라도 거부권을 행사하면 정책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라며 "오히려 정치적 교착 상태가 심화되고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 정책을 더 강하게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했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가 트럼프 행정부뿐 아니라 미 의회와의 소통을 강화해 주요 현안에 대한 지지를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경석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한미 공동팩트시트에 관한 정부 간 합의의 이행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행정부와 의회 채널을 함께 활용하고, 주요 사업에는 이행 지연이나 조건 변경 시 협의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앞으로도 미국 행정부 및 의회와 긴밀히 소통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두순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정부는 미 의회 구성 변화와 무관하게 주요 한미 경제 ·통상 현안을 원활하게 관리하고 기업의 대미 투자 활동이 원만히 이뤄질 수 있도록 미 행정부는 물론 의회 및 주 정부와의 협의를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제120대 의회 출범 과정에서 지도부 및 핵심 상임위, 초선 의원, 한국계 의원 등 한국계 의원 등 대상 아웃리치 노력도 적극 전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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