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중간선거]"유럽, 트럼프 참패에 통쾌감…극우도 '거리두기' 고심"

기사등록 2026/11/04 21:05:47
[록힐=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간선거 공화당 참패로 조기 레임덕(권력누수) 위기에 처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각을 세워온 유럽연합(EU) 주요국이 환영 입장을 내고 있다. '친(親)트럼프'를 자처하며 지지세를 키워온 각국 극우 진영에서조차 트럼프 행정부와 거리두기를 고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지난달 29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유세하는 트럼프 대통령. 2026.11.04.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간선거 공화당 참패로 조기 레임덕(권력누수) 위기에 처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각을 세워온 유럽 주요국이 환영 입장을 내고 있다.

'친(親)트럼프'를 자처하며 지지세를 키워온 각국 극우 진영에서조차 트럼프 행정부와 거리두기를 고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외교안보 관련 결정권은 대체로 대통령이 직접 행사하는 만큼, 트럼프 행정부의 대(對)유럽 강경 압박은 의회 주도권 상실과 무관하게 계속될 것으로 보는 기류다.

폴리티코 유럽판은 4일(현지 시간) "유럽 주류 정치권이 상당한 통쾌함을 느끼고 있다"며 "지난 2년간 트럼프 대통령의 끝없는 언어 공격과 관세 위협에 시달려온 유럽으로서는 보기 드문 희망의 빛"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워싱턴이 더 예측 가능한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기대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문제에 정신이 팔려 예전처럼 유럽에 분노를 쏟아낼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고 덧붙였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이날 선거 결과에 대해 "미국 사회는 사람들을 더 가난하게 만드는 정책, 증오와 성차별, 기후변화 부정, 엘리트 특권 정책에 반대표를 던졌다"고 평가했다.

벨기에 총리를 지낸 소피 윌메스 유럽의회 부의장은 "미국 의회에 중대한 권력 변동이 생겼다. 더욱 차분하고 건설적 관계를 기대한다"고 환영했고, 엔리코 레타 전 이탈리아 총리는 "'블루웨이브'로 유럽이 훨씬 강해졌다"고 밝혔다.

각국 친트럼프 진영에서도 당혹감이 감지되고 있다. 폴리티코는 "그가 유럽에서 매우 인기가 없다는 현실에 직면해온 극우 진영에게, 이번 선거는 트럼프 대통령과 지나치게 밀접할 때 따르는 정치적 위험을 상기시키는 불편한 결과가 됐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조르당 바르델라 프랑스 국민연합(RN) 대표는 4일 "미국의 이란 개입이 미국뿐 아니라 유럽 경제에도 매우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브라질, 헝가리, 그리고 미국에서 민족주의 진영이 패배한 것은 RN 선거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마린 통들리에 프랑스 녹색당 대표는 "미국 선거 결과는 내년 4월 대선을 앞둔 프랑스에 대한 경고"라며 "우리가 내년에 RN을 집권시키면 미국과 같은 비극적 운명을 맞을 것"이라며 총공세를 폈다.

다만 유럽 각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유럽 강경 노선이 유지될 것으로 보는 기류다.

롤랑 레스퀴르 프랑스 경제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적으로는 상당히 약화되겠으나, 예측 불가능한 그는 여전히 국제 정책을 책임지고 있다"고 말했다.

보리스 피르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 역시 "(미국) 민주당과 긴밀한 접촉에 나설 것"이라면서도 "선거 이후 가까운 미래에 대통령이 어떤 행동을 할지 알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매슈 휘태커 주(駐)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미국대사는 "미국의 외교정책은 바뀌지 않으며, 우리나라와 동맹국들이 직면한 문제들 역시 동일하다"고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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