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결위 '미래대응기금 신설' 공방…與 "재정 안전장치" 野 "총선용 사금고"(종합)

기사등록 2026/11/04 18:22:08 최종수정 2026/11/04 18:50:24

국힘 "국민 명의로 빚 내서 李 대통령 총선용 사금고 만드는 것"

민주 "미래 성장 동력 투자하고 향후 경기 변동 대비하자는 것"

여당서 "지방정부 재원 축소…숨통 트일 시스템 필요" 목소리도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6.11.04. ks@newsis.com

[서울=뉴시스]신재현 한은진 기자 = 여야가 4일 정부의 미래대응기금 신설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미래대응기금이 미래 세대에 빚을 떠넘기는 것이라며 반도체 호황으로 걷힌 초과세수를 빚을 갚는 데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미래대응기금이 세수 변동성에 대응하고 미래 성장에 대비하기 위한 재원 비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저는 미래대응기금을 국민 명의로 빚을 내서 이재명 대통령의 162조원짜리 '총선용 사금고'를 만드는 것이라고 본다"며 "미래 세대에게 과도한 국가부채를 물려주는 것은 경제적 학대이자 재정적 아동학대"라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저는 재정의 큰 원칙은 호황일 때 빚을 갚고, 불황일 때 돈을 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언제 빚을 갚겠다는 것인가. 돈줄이 끊겼을 때 어떻게 할 것인지 정부의 대책이 없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게다가 상품권 살포, 현금 살포가 많다"며 "청년문화예술패스의 경우 올해 8월까지 집행률이 27.2%밖에 안 되는 것을 내년도 예산안에는 22배까지 늘려놨다. 청년층 지지율이 떨어지니 청년들에게 잘 보이려고 쓰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2029년부터는 초과세수가 없을 것이란 예측이 있다"며 "재정의 안정성을 위해서는 초과세수가 갑자기 들어오면 그것을 적립해 놨다가 반도체 사이클이 꺾이고 세수가 들어오지 않을 때 써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6.11.04. ks@newsis.com


박수영 의원은 "우리나라만큼 빠른 속도로 국가부채가 증가하는 나라가 없다"며 "우리나라가 내년에 갚아야 할 국채이자만 40조원이다. 초과세수가 나왔을 때 이 빚을 갚게 되면 이자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 박상웅 의원도 이번 예산안을 두고 "국민의 살림을 펴기 위한 예산인가, 민주당과 이 대통령의 다음 정권을 위한 예산인가"라며 "국민들은 반도체 호황으로 세금이 더 걷힌다면서 왜 국민에게 돌아오는 건 빚더미인지 의문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박상웅 의원은 "돈이 더 들어올 때 빚부터 줄이지 않고 씀씀이부터 늘리면 경기가 어려워졌을 때 무엇으로 버틸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이름은 '미래대응'인데 정작 다음 세대 몫을 당겨 쓰는 '미래약탈'이 되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물었다.

반면, 안도걸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정부 당시 세수 결손과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세수 증가를 비교하며 "문제는 이렇게 변동이 심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정 안전 장치를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 그게 바로 미래대응기금"이라고 강조했다.

이건태 민주당 의원은 "세수가 많이 걷힐 때마다 지출을 늘리고 세수가 줄어들면 지출을 축소하는 방식으로는 안정적인 재정 운용이 어렵다"며 "미래대응기금의 신설이 중요한 의미가 있다. 반도체 호황으로 확보한 추가 재원을 모두 당장 지출하기보다는 일부는 미래 성장 동력에 투자하고 일부는 적립해 향후 경기 변동에 대비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미래 세대에 물려줘야 하는 것은 국가 채무만 적은 나라가 아니라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청년에게 일자리와 기회가 보장되며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튼튼한 재정을 갖춘 나라"라고 했다.

다만, 여당 내에서도 미래대응기금 도입으로 지방재정 자율성이 약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진숙 민주당 의원은 "정부는 (지방교부세) 감소분에 대해 미래대응기금을 통해서 지방재정에 15조2662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며 "문제는 지방정부가 자율적으로 쓸 수 있는 재원이 축소되고, 그 결과 재정자율성이 악화됐다고 하는 지적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당의 김교흥 의원은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하되 지방으로 내려가는 3조5000억원 외에 조금만 더 생각해 달라"며 "3조5000억원으로는 숨통을 트기 어려우니 증액해서 어느 정도 지방의 숨통이 트일 수 있는 시스템을 가져가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여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공소취소 특검법'과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국정조사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김태규 의원은 "예산정국이 끝나고 다룰 수 있는 일인데 왜 이렇게 급하게 추진하는가"라며 "이 대통령 자신의 죄를 지우는 것이 급하다는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대법관 후보를 재제청하면서 대법원장의 권한을 무력화시키려고 시도하고 있다"며 "우리 헌정사에서 대법원장에 대해 국정조사를 한 사례가 있는가. 법원의 판결에 대해 대법원장이 잘못했다는 취지로 이렇게 몰아붙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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