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재역량, 일상생활 장애 나타나기 전 저하
조기 발견시 기능 회복…방치시 사망위험↑
이런 가운데 간단한 설문만으로도 장기적으로 사망 위험이 높은 대상을 정밀검사에 가까운 수준으로 가려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경희대병원은 김선영 가정의학과 교수팀(원장원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김미지 경희대의대)이 김대현 하버드의대 교수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간단한 설문만으로 고령자의 내재역량을 파악하고 장기 사망 위험을 정밀검사 수준으로 가려낼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강조하는 내재역량은 걷기·활력·인지·정서·감각 등 신체적·정신적 기능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내재역량은 일상생활에 장애가 나타나기 전부터 저하되기 시작한다. 조기에 발견하고 관리하면 기능 회복을 기대할 수 있지만, 방치하면 노쇠로 이어져 사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김선영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내재역량을 정밀하게 측정하려면 전문 장비와 인력, 많은 시간이 소요돼 모든 고령자를 정기 검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지역사회에서 간단한 설문만으로 위험군을 찾아낼 수 있는지 확인하고자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연구팀은 한국노인노쇠코호트(KFACS)에 참여한 전국 70~84세 고령자 3,011명을 대상으로 ▲직접 응답하는 간단한 설문 ▲병원 정밀 임상검사 ▲17개 검사를 종합한 정밀 분석점수 등 세 가지 방법으로 내재역량을 측정하고 약 8년간 추적했다.
분석 결과, 간단한 설문만으로도 일상생활 수행에 도움이 필요한 대상자를 선별하거나 장기 사망 위험을 예측하는 데 정밀검사와 유사한 수준의 정확도를 보였다. 추적 기간 동안 내재역량 점수가 일정수준 높을수록 사망 위험은 측정 방법에 따라 17~35% 줄었다.
반면, 노쇠 여부를 판별하는 데는 정밀검사가 더 높은 판별력을 보였다. 다만 세 가지 측정 방법 모두에서 내재역량에 따른 노쇠 차이는 뚜렷하게 확인됐다.
내재역량 상위 10% 고령자 가운데 노쇠에 해당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던 반면, 하위 10%에서는 3명 중 1명 이상(33~42%)이 노쇠 상태였다.
아울러 연구팀은 소아의 성장곡선처럼 동일 연령·성별 대비 자신의 위치를 가늠할 수 있는 내재역량 기준 곡선도 함께 제시했다. 분석 결과 내재역량은 고령일수록, 여성일수록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김 교수는 "간단한 설문만으로도 장기적으로 사망 위험이 높은 대상을 정밀검사에 가까운 수준으로 찾아낼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앞으로 국가 건강검진과 지역사회 노인 돌봄에서 설문형 선별검사를 활용할 근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구는 기존 조사 문항으로 평가 방식을 구성한 만큼, 실제 진료 현장에 적용하려면 현장에 맞는 기준점을 새로 정하고 추가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인 '영양·건강 및 노화 저널'(The Journal of Nutrition, Health and Aging)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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