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중간선거]민주당, 의회 탈환 후 과제 산적…진보·온건파 갈등 변수

기사등록 2026/11/04 17:33:24

생활비·의료·AI 규제 등 2028년 대선 겨냥 정책 추진

진보파는 과감한 개혁, 온건파는 현실적·초당적 접근

[워싱턴=AP/뉴시스]하킴 제프리스(뉴욕) 미국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5월 미 워싱턴DC 민주당전국위원회에서 공화당의 선거구 조정 시도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05.08.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미국 민주당이 3일(현지 시간) 중간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며 의회 주도권을 되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향후 2년간 입법 성과를 내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남은 임기 동안 행정부를 견제하는 동시에 생활비와 의료, 인공지능(AI) 규제 등 주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특히 정책 방향을 둘러싼 당내 진보파와 온건파의 노선 차이를 조율하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민주당은 현재 기준 상원 54석, 하원 225석을 확보해 양원 모두 과반 의석을 차지했다.

민주당은 새롭게 확보한 의회 소환권을 활용해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리와 측근들을 의회에 출석시키는 등 행정부 견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2028년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정책 의제를 구체화하고, 정권 탈환 이후 추진할 입법 기반을 마련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차기 하원의장으로 유력한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0월 "새 의회가 개원하는 1월 3일에 발 빠르게 출발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주거비와 생활비 부담을 최우선 과제로 꼽으며 "미국에서의 생활비는 너무 비싸다"고 강조했다.

◆생활비·주거비 낮추기…경제 공약 이행 시험대

민주당이 우선 추진할 분야는 생활비 부담 완화다. 식료품점의 가격 폭리를 금지하고 아동 세액공제를 확대하는 한편, 공화당이 삭감한 연방 영양지원 프로그램 예산을 복원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주택 문제에서는 엘리자베스 워런 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 차기 상원 은행위원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워런 의원은 지난 7월 제정된 초당적 주택 법안을 보완하는 후속 입법을 추진해 왔다.

◆의료보험 개혁…오바마케어 확대냐 전 국민 의료보험이냐

의료 정책에서는 기존 건강보험개혁법(ACA·오바마케어)을 중심으로 안전망을 확대할지, '모두를 위한 메디케어(Medicare for All)'를 통해 의료보험 체계를 전면 개편할지가 쟁점이다.

진보 성향의 데비 딩겔 미시간주 하원의원과 린다 산체스 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 등은 국가가 병원비를 전액 책임지는 전 국민 의료보험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반면 온건파는 기존 민간 의료보험 체계를 유지하면서 정부 보조금을 늘려 보장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선호한다.

양측은 우선 공화당이 삭감한 메디케이드 예산 복원과 2025년 말 만료된 오바마케어 보험료 보조금 확대, 메디케어 약가 협상 프로그램 확대 등에서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

라파엘 워녹 조지아주 상원의원은 지난 9월 인터뷰에서 약값 협상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우리는 이 약품들에 합리적인 가격을 책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모로우=AP/뉴시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0월 28일(현지 시간) 조지아주 모로우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현역인 민주당 존 오소프 상원의원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2026.10.29.
◆AI 규제…기술 위험 통제와 혁신 사이 줄다리기

AI 규제는 민주당 내 진보파와 온건파의 갈등이 두드러질 분야다. 그렉 카사르 하원 진보 코커스 의장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등 진보 진영은 고도 AI 개발을 중단하고 초지능 기술을 금지하는 등 강력한 규제를 주장한다.

반면 중도 성향 의원들은 과도한 규제가 미국의 기술 혁신을 저해하고 중국과의 경쟁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하원 에너지·상업위원회 소속 스콧 피터스 의원은 최근 "지금까지의 AI 논의는 상당히 포퓰리즘적이고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부분이 많다"며 "보다 현실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정에너지 지원 복원…공화당 정책 되돌리기

에너지 분야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축소한 재생에너지 지원을 복원하는 문제가 쟁점이다. 공화당은 2025년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을 통해 풍력·태양광 관련 세액공제를 대폭 삭감했다.

제프리스 의원과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단계적으로 폐지된 관련 세액공제를 되살리는 법안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재생에너지 업계 일각에서는 정부 지원 없이도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와 복원 방식과 범위를 둘러싼 논란이 예상된다.

◆초당적 협력도 모색…입법 성과가 관건

민주당은 정부 예산과 부채 한도 증액, 연례 국방수권법 등 반드시 처리해야 하는 법안을 협상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암호화폐 산업 개혁과 농업법, 지상 교통 프로그램 재승인 등에서도 공화당과의 협력을 모색할 전망이다.

사생활 보호 문제에서는 조시 홀리 공화당 상원의원 등과 협력해 차량을 자동 촬영하고 정보를 법 집행기관과 공유하는 플록(Flock) 카메라 규제를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민주당이 의회 다수당 지위를 확보하더라도 당내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 입법 성과를 내기 어렵다. 카사르 의원은 생활비 위기를 해결할 강력한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며 소극적인 접근을 경계했다. 반면 온건파는 지나치게 급진적인 정책보다 실현 가능한 초당적 입법을 중시하고 있다.

한 하원 민주당 보좌관은 CNN에 "결국 우리가 의견이 다른 부분은 함께 해결해 나갈 것"이라며 "처음부터 서로를 공격하는 상황을 만들고 싶어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j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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