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 승리가 예상되면서 인공지능(AI) 관련주를 비롯한 뉴욕 증시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 경제 전문매체 CNBC는 3일(현지시간)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중간선거가 증시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민주당의 의회 장악이 증시에 예상보다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장이 민주당의 압승 가능성을 충분히 주가에 반영하지 않은 만큼 실제 선거 결과가 확인되면 단기적인 매도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JP모건은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는 '블루 웨이브'가 현실화할 경우 다음 거래일 S&P500 지수가 약 0.5%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간선거 후 증시 반등 공식 깨지나
통상 미국 증시는 중간선거 이후 상승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CNBC에 따르면 1980년대 초반 이후 치러진 모든 중간선거에서 S&P500 지수는 선거 1년 뒤 상승했다. 그러나 올해는 다른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S&P500 지수가 선거를 앞두고 이미 연초 대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해 추가 상승 여력이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글로벌 금융서비스 회사인 BTIG의 조너선 크린스키 수석 시장 기술 분석가는 통상 중간선거 전 주가가 약세를 보이다가 선거가 끝난 뒤 반등하는 흐름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는 이와 정반대의 상황"이라며 "시장은 중간선거 이후 상승장을 예상하고 있지만, 오히려 반대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본다"고 밝혔다.
◆AI주 추가 하락 우려…데이터센터 규제 변수
특히 AI 관련주가 추가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AI 투자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면서 관련주가 이미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민주당이 강한 승리를 거두면 AI 인프라 확장에 대한 규제 우려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영향력이 주 정부 차원에서도 확대되면 데이터센터와 기술 장비 관련 기업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워싱턴 애널리시스의 롭 레인스는 CNBC에 민주당이 강한 승리를 거둘 경우 "여러 주에서 나타나기 시작한 AI 인프라 확장에 대한 초기 경계 신호가 더욱 확고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 전략가들도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면 데이터센터에 대한 세제 혜택을 제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전국적인 데이터센터 건설 중단 조치가 시행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특히 변수로 꼽혀온 텍사스 주지사 선거에서는 민주당 지나 이노호사 후보가 공화당 현직 그레그 애벗 주지사를 꺾는 이변이 일어났다. 텍사스는 미국의 주요 데이터센터 건설 거점이다.
워르 리서치의 토빈 마커스는 애벗 주지사의 패배가 단기적으로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방산주 부담·헬스케어주 수혜 전망…금융주도 촉각
업종별로는 방산주가 부담을 받고 헬스케어주는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면 국방비 지출 증가세가 제한될 수 있는 반면, 건강보험개혁법(ACA)의 보험료 지원 확대 조치를 복원하거나 메디케이드 개혁 일부를 되돌리려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주도 규제 강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민주당이 생활비 부담 완화 정책의 하나로 신용카드 금리 상한제를 추진할 수 있어서다. 민주당이 의회에서 영향력을 확보하면 관련 법안을 추진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이나 거부권 행사를 압박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란 변수까지…최악의 경우 S&P500 6800선
이란 변수도 증시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 이후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을 재개하거나 공격 수위를 높이면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증시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유가 상승은 에너지주에는 호재가 될 수 있지만, 물가와 기업 비용을 끌어올려 시장 전체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투자은행 에버코어ISI는 중간선거 결과에 따른 증시 전망을 담은 보고서에서 최악의 경우 S&P500 지수가 연말 6800선까지 밀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고 선거 결과를 둘러싼 분쟁까지 발생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1월 새 의회 출범 전에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을 확대하는 시나리오다. 이 경우 S&P500 지수가 현재 수준에서 두 자릿수 하락해 올해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압승 전망…트럼프 "결과 수용하고 협력할 것"
한편 3일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는 민주당이 압승을 거두며 의회 주도권을 되찾을 것으로 전망됐다. 하버드대 선거모델은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을 탈환할 확률을 96%, 상원 다수당을 차지할 확률을 78%로 예측했다. 하원에서는 민주당이 전체 436석 가운데 최대 242석을 확보할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10시30분께 개표상황을 지켜보던 중 뉴욕타인스와의 인터뷰에서 선거 결과를 수용하고 민주당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그 결과를 전적으로 받아들일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민주당과 협력할 것이다. 그들과 협력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아마 무언가 합의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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