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멜로니, 출국세 추진에 부유층 외국인 거주자 당혹감"

기사등록 2026/11/04 15:24:08 최종수정 2026/11/04 16:02:24

멜로니 정부 새해 예산안에 '국외로 떠나는 사람들 특별 과세' 제안

자산 전문가 "이탈리아 생활 근거지로 삼으려는 사람 불안감 커져"

[앙티브(프랑스)=AP/뉴시스]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정부가 내년부터 이탈리아를 떠나는 사람들에게 '출국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자 이탈리아에 거주 중인 부유층 외국인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 6월 25일 멜로니 총리가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앙티브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중인 모습. 2026.11.04.
[서울=뉴시스] 권성근 기자 =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정부가 내년부터 이탈리아를 떠나는 사람들에게 '출국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자 이탈리아에 거주 중인 부유층 외국인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멜로니 총리가 이끄는 3당 연립정부는 지난주 의회에 제출한 예산안에서 80만 유로(약 12억원) 이상을 보유한 고액 자산가가 이탈리아 밖으로 이주하려 할 경우 그동안 발생한 미실현 이익에 26%의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계획이 실행되면 지난 10년간 이탈리아로 유입된 부유층 외국인 거주자들을 내몰 위험이 있다고 자산관리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이 조처가 의회에서 승인될 경우 세계 초부유층과 기타 전문직 종사자들에게 이탈리아의 매력이 떨어지고 장기적으로 이들이 이탈리아에 머무는 것을 꺼릴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 런던의 국제법 전문 로펌 미사콘 드 레야의 찰리 소스나 파트너는 "이는 중대한 조처로 이탈리아로 이주했거나 그곳을 생활 근거지로 삼고 있는 많은 고객이 불안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멜로니 정부가 추진 중인 출국세는 출국 전 10년 가운데 세법상 6년 이상 이탈리아에 거주했던 사람에게 적용된다.

다만 이탈리아를 떠난 뒤 일정 기간 금융자산을 처분하지 않으면 세금을 환급받을 수 있다.

이탈리아 정부가 출국세로 거둘 세수는 내년에 370만 유로에 그칠 전망이다. 이후 4년간 670만 유로를 조금 웃도는 수준으로 늘어났다가 이탈리아를 떠난 사람들의 환급 신청이 가능해지는 2032년부터는 연간 340만 유로로 다시 줄어들 전망이다.

최근 10년간 이탈리아는 부유한 전문직 종사자와 외국인의 이주를 유도하는 세제 혜택을 통해 고질적인 고급 두되 유출 문제에 대응해 왔다.

이탈리아의 '정액세' 제도에 따라 요건을 충족하는 신규 이탈리아 거주자는 최대 15년간 해외 원천소득에 대한 일반 소득세 대신 매년 정액의 대체세 납부가 가능하다.

[로마=AP/뉴시스] 사진은 지난해 6월 30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관광객들이 무더위 속 양산을 쓴 채 아우구스투스 포룸 앞을 지나는 모습.. 2026.11.04.
이 제도가 처음 도입된 2017년에는 연간 세액이 10만 유로였으나 최근 2년간 이탈리아 금융 중심지 밀라노 등으로 초부유층 외국인들이 몰려드는 데 대한 반발이 커지자 멜로니 정부는 정액세를 두 차례 추가 인상했다.

현재 이주자들에게 적용되는 세액은 연간 30만 유로다.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 몇 년간 해외에서 돌아온 이탈리아인을 포함해 새로 이주한 전문직 종사자들에게도 세제 혜택을 제공했다. 이들은 5년간 급여의 일부에 대해서만 소득세를 낸다.

소스나는 "고객들은 이탈리아가 불안정하고 예측 불가능하다고 여겨 이주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었다"며 "최근 정액세 제도가 변경된 데 이어 출국세까지 언급되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멜로니 정부가 도입하려는 출국세가 기존 정액세 등 세제 혜택과 어떻게 연계되는지 그리고 이탈리아 내 자산과 해외 자산 중 어디까지 적용되는지 불분명하다는 지적도 있다.

출국세 적용 기준인 거주 6년을 채우기 전에 이탈리아를 떠나려는 사람들이 나올 수 있다고 FT는 전했다.

이번 방안은 전 세계 여러 국가가 부유층에 대한 과세 방식을 재고하는 가운데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3일 미국 50개 주 가운데 처음으로 억만장자에게 1회성 부유세를 부과하는 안건을 주민투표에 부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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