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값 어디까지 오르나" 외식·가공식품 줄인상에 연말 '비상'

기사등록 2026/11/04 14:47:40 최종수정 2026/11/04 15:28:23

가공식품·외식 물가 2.9%↑…상승 폭 확대

즉석식품 12.4%↑…컵밥·콜라값도 껑충

가격 인상 부담 지속…외식시장 위축 가능성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3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식품 매대에서 소비자들이 장을 보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10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20.73(2020년=100)으로 전년 동월보다 2.8% 상승했다. 특히 석유류가 14.9% 상승해 전체 물가를 0.56%p 끌어올렸다. 경유가 19.7%, 휘발유가 11.6% 올랐다. 자동차용 액화석유가스(LPG)와 취사용 LPG도 각각 14.5%, 15.2% 상승했다. 최근 제품 출고가 인상과 추석 명절 할인 종료 등의 영향으로 가공식품 가격은 2.9% 상승했다. 2026.11.03.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김상윤 기자 =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가 나란히 상승 폭을 확대하면서 소비자들의 먹거리 가격 부담이 커지고 있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세는 다소 둔화했지만 식품·외식업계의 가격 인상이 이어지면서 연말까지 부담이 지속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식품·외식기업들은 올해 하반기에도 제품과 메뉴 가격을 잇달아 인상하며 가격 조정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3일 발표한 '2026년 10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8% 상승해 9월(2.9%)보다 상승 폭이 축소됐다.

반면 가공식품 물가는 9월 2.1%에서 지난달 2.9%로 상승 폭이 확대됐다. 지난해 11월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외식 물가도 같은 기간 2.5%에서 2.9%로 상승 폭이 커졌다. 올해 2월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낮아진 것과 대조적인 흐름이다.

죽 등이 포함된 즉석식품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2.4% 올라 전월(9.5%)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 비스킷과 빵도 각각 5.9% 상승했으며 라면은 1.4% 올랐다.

이 같은 가공식품 물가 상승에는 식품기업들의 잇따른 출고가 인상과 추석 명절 할인 종료에 따른 정상가 복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CJ제일제당과 오뚜기, 농심 등 주요 식품기업들은 올해 하반기에도 제품 가격을 잇달아 인상했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 햇반과 카레가 진열돼 있다.  xconfind@newsis.com

CJ제일제당은 지난 7월 햇반과 만두, 생선구이 등 8개 카테고리 27개 품목의 가격을 평균 8% 올렸다. 품목별 인상률은 햇반 12%, 생선구이 8.4%, 만두 4.6% 등이다.

오뚜기도 같은 달 카레와 당면, 케첩, 후추 등 29개 품목의 출고가를 인상했다. 후추류는 평균 17%, 당면류는 10%, 카레와 케첩류는 각각 6.1% 올랐다.

농심은 지난 8월부터 주요 용기면과 스낵, 음료 제품의 출고가격을 각각 평균 6.0%, 5.5%, 7.7% 인상했다. 육개장사발면과 새우깡 등이 가격 조정 대상에 포함됐다.

이 같은 가격 인상 흐름은 실제 소비자들이 지불하는 판매가격에서도 확인된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8월 다소비 가공식품 26개 품목 가운데 24개 품목(92.3%)의 가격이 전년 동월보다 상승했다.

품목별로는 컵밥이 24.9% 올랐으며 콜라(16.8%), 국수(16.1%), 냉동만두(13.0%), 즉석밥(13.0%) 등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가공식품뿐 아니라 외식 메뉴 가격도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지난달 주요 외식 메뉴의 평균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일제히 상승한 것으로 알려진 19일 서울 명동의 음식점 간판 모습. 2026.10.19. kkssmm99@newsis.com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지역 김밥 한 줄의 평균 가격은 3923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8.3% 상승했다. 비빔밥 한 그릇의 평균 가격도 같은 기간 3.7% 오른 1만2000원으로 집계됐다.

도미노피자는 지난달 12일부터 피자 가격을 평균 4.4% 인상했다. 라지 사이즈는 1500원, 미디엄 사이즈는 1000원씩 올랐다.

배스킨라빈스도 같은 날 아이스크림과 음료 등 46개 품목의 가격을 평균 5.9% 인상했다. 대표 제품인 싱글레귤러 가격은 3900원에서 4300원으로 조정됐다.

파스쿠찌는 이달 2일부터 제조음료 20종과 조각케이크 7종, 홀케이크 4종 등 총 31개 품목의 가격을 평균 4.9% 올렸다.

한편 식재료 가격은 품목별로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10월 농산물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7.5% 하락했지만 축산물과 수산물은 각각 4.8%, 5.4% 상승해 일부 원재료의 가격 부담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고환율 여파에 따른 수입 식재료비 부담도 먹거리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가공식품이나 외식업체들이 수입 식재료를 많이 사용하는데 고환율이다 보니 식재료 가격이 점점 올라가는 것"이라며 "이것이 가격 상승의 주요한 요인 중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원가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연말까지 먹거리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교수는 "가공식품 업체나 음식점에 납품하는 유통업자들은 식재료를 미리 확보하는 경우가 있다"며 "고환율이 이어지던 시기에 이미 식재료를 확보했기 때문에 연말까지는 높은 가격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먹거리 가격 상승이 장기화할 경우 소비자들이 외식을 줄이면서 외식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교수는 "고물가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우선 외식부터 줄이게 된다"며 "직접 해 먹는 경우도 있지만 가공식품 수요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1인 가구나 젊은 소비자들은 직접 해 먹는 비율이 작다"며 "주로 가공식품으로 식사를 해결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외식비 부담으로 소비자들의 수요가 간편식과 가공식품으로 일부 이동할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이들 제품의 가격 역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외식을 줄이더라도 먹거리 지출 부담은 쉽게 줄어들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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