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연락 즉시대응·연애 금지"…무리한 요구에 면접장 탈주한 구직자

기사등록 2026/11/04 00:17:00
[서울=뉴시스] 면접관의 무례한 태도와 새벽에도 업무 연락에 응해야 한다는 무리한 요구에 한 구직자가 화장실에 가는 척 면접장을 빠져나왔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출처=유토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드보라 인턴 기자 = 면접관의 무례한 태도와 새벽에도 업무 연락에 응해야 한다는 무리한 요구에 한 구직자가 화장실에 가는 척 면접장을 빠져나왔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방금 면접 보다가 그냥 도망쳐버렸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취업이 급한 마음에 처음 들어보는 회사에 면접을 보러 갔다고 밝혔다. 저녁 7시라는 늦은 시간임에도 문을 열고 들어가니 열명이 넘는 직원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A씨는 면접관들의 무례한 질문과 태도에 불쾌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는 "이력서를 제대로 본 게 맞긴 한 건지 쓸데없는 말과 질문들만 했다"고 말했다. 면접관들은 낭비를 줄여 업무 효율을 높이는 '린(Lean)'과 사업 방향을 전환하는 '피벗(Pivot)' 등 경영 용어를 아는지 시험하듯 물었다고 한다. A씨가 답변을 머뭇거리면 요즘 신입 직원들은 공부를 하지 않는다는 식으로 핀잔을 줬다고 했다.

면접관의 황당한 요구는 계속됐다. A씨에 따르면 면접관은 연애를 하면 업무에 몰입할 수 없다며 '일과 연애할 사람'을 찾는다고 말했다. 새벽에도 업무용 메신저인 슬랙(Slack)으로 연락이 오면 즉시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A씨는 이러한 업무 요구를 듣고 자신과 맞지 않는 회사라고 판단했다. 다만 면접 도중 퇴실 의사를 밝히면 훈계를 듣거나 붙잡힐 것 같아 다른 방법을 생각했다고 한다.

결국 A씨는 갑자기 배가 아픈 척하며 화장실에 다녀와도 되는지 물었다. 면접관은 면접 준비도 제대로 하지 않았느냐는 식으로 핀잔을 주며 복도에 있는 화장실을 안내했다고 한다. A씨는 "화장실 들어가는 척하다가 그냥 계단으로 후다닥 내려와버렸다"며 "평소에 가방을 안 들고 다니는데 오늘도 안 챙겨오길 잘했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다만 A씨는 면접장을 빠져나온 뒤 자신의 행동으로 불이익을 받을까 걱정했다. A씨는 "면접 보다가 탈주했다고 어디 소문나거나 불이익 생기진 않겠느냐"며 "생각해보니 내 이력서랑 연락처랑 다 아니까 좀 겁나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면접관의 무례한 태도와 별개로 A씨가 아무런 인사 없이 면접장을 떠난 행동은 부적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네티즌은 "아무리 그래도 면접 중간에 도망치는 건 좀 그렇지 않느냐"며 "상대가 무례하다고 똑같이 무례하게 대하면 결국 똑같은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아무리 마음에 안들어도 본인이 취업 급해서 이력서 내고 면접까지 간 것"이라며 "그 회사나 글쓴이나 개념 부족한건 똑같은 것 같다"고 비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1sung2@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