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수술 받은 교황, 6일 남미행…민간 전세기 탄다

기사등록 2026/11/03 16:33:07

6~17일 우루과이·아르헨티나·페루 방문

바티칸 전용기 없어…ITA 비즈니스석 이용

승무원에 "셀카 금지"…기자들도 성직자와 같은 식사

[로마=AP/뉴시스] 폐암 수술 후 회복 중인 레오 14세 교황이 6일 남미 순방에 나선다. 바티칸은 지난달 26일 교황이 예정대로 6~17일 우루과이·아르헨티나·페루를 방문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레오 14세 교황이 지난 4월13일 이탈리아 로마 레오나르도 다빈치-피우미치노 국제공항에서 알제리 수도 알제행 항공기에 탑승하기 전 손을 흔드는 모습. 2026.11.03.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폐암 수술 후 회복 중인 레오 14세 교황이 6일 남미 순방에 나선다. 이탈리아 항공사 ITA(알리탈리아 항공의 후신)의 전세기를 이용한다.

바티칸은 이날 교황이 예정대로 6~17일 우루과이·아르헨티나·페루를 방문한다고 밝혔다. 교황은 지난달 13일 오른쪽 폐 하엽을 절제하는 폐암 수술을 받았다. 의료진은 추가 항암 치료가 필요 없고 순방도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2일(현지 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바티칸에는 미국 대통령의 '에어포스 원(Air Force One)' 같은 전용기가 없다. 교황은 민간 전세기의 비즈니스석에 앉는다.

ITA와 전신 알리탈리아는 60년 넘게 교황의 해외 순방 출국편을 주로 맡았다. 요르그 에버하르트 ITA 최고경영자(CEO)는 바티칸 입찰에 정기적으로 참여하며, 교황 항공편에서는 손실을 본다고 밝혔다.

교황 항공편 편명은 'AZ4000'이다. 일반 민간 항공기를 이용하지만 기내에서는 엄격한 의전이 적용된다.

승무원은 별도 교육을 받는다. 교황과 셀카를 찍거나 개인적인 부탁을 해서는 안 된다. 교황이 손을 내밀면 입을 맞추지 말고 악수해야 한다.
[로마=AP/뉴시스] 폐암 수술 후 회복 중인 레오 14세 교황이 6일 남미 순방에 나선다. 바티칸은 지난달 26일 교황이 예정대로 6~17일 우루과이·아르헨티나·페루를 방문한다고 밝혔다. 레오 14세 교황이 위령의 날인 지난 2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베라노 공동묘지에서 미사를 집전하는 모습. 2026.11.03.

교황 항공편에서 80차례 넘게 승무원들을 이끈 ITA 항공의 젠나로 아나스타시오(67) 수석 객실책임자는 교황에게 직접 말을 걸지 말고 개인 비서에게 이야기하라고 당부했다.

교황이 쓰는 화장실은 수시로 점검한다. 활주로로 이동할 때는 수행 기자들의 취재를 위해 안내방송과 안전 영상을 생략한다.

과거 요한 바오로 2세와 베네딕토 16세 때는 성직자에게 고급 식사를, 기자에게 일반석 식사를 줬다. 아나스타시오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재위 2013~2025년)이 순방 비행기에서 이를 알게 됐다. 일반석 식사 쟁반을 본 교황이 "나는 왕이 아니다"라고 말했고, 이후 기자들도 성직자와 같은 음식을 먹게 됐다.

레오 14세는 아직 특별한 음식을 요청하지 않았다. 아나스타시오는 "그는 정말 소탈하다"고 말했다.

민간 전세기를 이용하면서도 엄격한 의전을 적용하는 모습은 교황 순방이 종교 활동이자 외교 행사임을 보여준다. 기자와 성직자의 기내식을 같게 한 변화에서는 교황의 가치관이 작은 의전 관행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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