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경영진 계열사 겸직…그룹 통제 강화
배당·상표권 수익 몰려…오너家도 수입 증가
'구본준 → 구형모' 오너 2세 승계작업 지원할듯
구본준 회장에서 구형모 사장으로 이어지는 오너 2세 승계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지주사 경영진의 계열사 겸직 구조와 구 사장이 경영을 맡은 LX MDI의 내부거래 의존도, 주요 자회사의 배당 정책 등에도 관심이 쏠린다.
3일 업계에 따르면 LX그룹은 지난 2일 정기 임원인사에서 지주사 재무팀장을 지낸 염민석 이사를 상무로 승진시키고 신임 CFO에 임명했다.
1981년생인 염민석 신임 CFO는 한양대 기계공학과를 나와 ㈜LG 재경팀을 거쳐 2021년부터 LX홀딩스 재무담당을 맡아온 '재무통'이다.
그는 지주사인 LX홀딩스뿐 아니라 LX MDI, LX MMA, LX벤처스, LX판토스 등 주요 계열사에서 감사직을 맡아왔다.
지주사 재무 업무를 담당하면서 주요 계열사의 재무 상황과 경영 활동을 들여다볼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셈이다.
이번에 염 CFO와 함께 상무로 승진한 김국현 LX홀딩스 기획관리담당도 1981년생이다.
김 담당은 미국 미시간대 MBA 출신으로 ㈜LG 경영혁신팀을 거쳐 2021년부터 LX그룹 기획관리를 맡아온 전문가다.
재계와 자본시장에서는 동갑내기 두 임원의 승진이 오너 2세 승계 과정과 어떤 연관성을 갖는지 주목하고 있다.
특히 염 CFO와 김 담당이 향후 구 사장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구본준 회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1968년생 '노장' 노진서 사장 역시 LX홀딩스와 LX하우시스 대표이사를 맡고 있으며, 다른 주요 계열사 이사회에도 참여하고 있다.
그룹 CEO와 CFO가 주요 계열사의 이사회와 감사직을 겸하는 구조인 만큼 그룹 차원의 자금 흐름과 주요 경영 의사결정, 배당 정책 등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구형모 사장이 LX홀딩스 최대주주에 오른 상황에서 계열사 실적과 배당을 비롯한 그룹 내 현금 흐름이 승계 재원 마련에 어떤 역할을 할지가 관심사다.
총수 일가가 승계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주요 계열사의 배당 확대나 지주사의 상표권 사용료 수익 증가 등이 동반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LX그룹은 주요 계열사들이 실적 부진에도 배당을 유지하거나 확대해왔다.
LX홀딩스는 최근 3년간 주요 계열사로부터 배당금 수익 약 1734억원과 상표권 수익 약 930억원을 거뒀다.
이 같은 수익을 바탕으로 지주사가 실시한 현금배당 중 100억원 이상이 구본준 회장 등 오너 일가에 지급된 것으로 추산된다.
계열사에서 발생한 자금이 배당과 상표권 사용료 등을 통해 지주사로 유입되고, 다시 오너 일가의 배당 수익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앞서 구형모 사장은 지난 8월 구본준 회장으로부터 LX홀딩스 보통주 610만주(7.85%)를 추가 증여받았다.
이에 따라 구 사장의 지분율은 기존 11.92%에서 19.77%로 상승해 부친인 구 회장(12.14%)을 제치고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번 증여에 따른 구 사장의 증여세 부담은 최소 25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구 사장은 과거 증여받은 LX홀딩스 지분 상당수를 국세청에 담보로 제공하고 증여세를 연부연납하고 있어 향후 세금 납부를 위한 안정적인 현금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구 사장이 경영을 맡고 있는 LX MDI의 사업 구조도 주목된다.
LX MDI는 LX홀딩스가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로 경영컨설팅과 정보기술(IT)·프로세스 혁신(PI) 컨설팅, 경영정보서비스, 직원 교육용역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한다.
문제는 매출 대부분이 그룹 계열사와의 내부거래에서 발생한다는 점이다.
지난해 LX MDI의 매출액은 98억5300만원, 영업이익은 7억4900만원이다. 이 가운데 국내 계열회사와의 거래를 통해 올린 매출은 98억600만원으로 전체 매출의 약 99.5%에 달했다. 사실상 그룹 계열사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인 사업 구조다.
특히 LX MDI가 주요 계열사와 체결한 수십억원 규모의 계약은 수의계약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결제는 현금으로 진행됐다.
업계 관계자는 "구형모 사장이 최대주주에 오른 만큼 앞으로는 계열사 내부거래를 통한 안정적인 실적 확보를 넘어 독자적인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며 "신사업 발굴과 사업 경쟁력 강화를 통해 오너 2세로서 경영 성과를 보여주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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