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연구원 '새로운 토지정책의 역할과 방향' 브리프
"주거용 토지 민간 편중 심해…사회문제 대응에 한계"
'공존형 활용·관리'로 전환 제안…토지은행 확대 등
3일 국토연구원이 발간한 국토정책브리프 1087호 '대전환의 시대, 새로운 토지정책의 역할과 방향'에 따르면 2024년 토지 순자본스톡은 명목가격 기준 약 1경2000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4.75배에 달했다. 이는 전체 비금융 자산의 54%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기능별로 주거용 토지 비중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실질가치 기준 생산용 토지의 비중이 1995년 55.27%에서 2024년 48.12%로 감소한 반면, 주거용 토지의 비중은 같은 기간 31.34%에서 39.93%로 늘었다.
지역 쏠림 현상도 뚜렷했다. 서울과 수도권이 전체 국토 면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 미만과 12% 수준이지만, 전체 토지 순자본스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34%, 66%에 달했다. 면적 대비 토지자산 가치가 서울과 수도권에서 현저히 높은 것이다.
전체 토지 순자본스톡 중 정부가 소유한 토지가치의 비중은 22.59%였으며, 주거용 토지에선 정부 비중이 1.03%에 그쳤다.
연구진은 "공공이 가진 토지의 비중이 낮고 특히 주거용 토지의 민간 편중이 심해 주거불안, 지역격차 등 주요 사회적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공공의 역할과 토지 활용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토지정책에 대한 평가도 부정적이었다. 지난 1~2월 전문가 37명에게 물은 결과 기존의 토지정책이 효율성을 제외한 나머지 가치들을 구현하는 데 미흡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형평성과 지속가능성, 거버넌스를 구현하는 수준이 낮다는 부정적 응답이 전체의 60% 안팎이었다.
국민들 역시 토지가 투기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토지 공공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토지의 비효율적 이용, 환경 훼손에 대한 우려도 높았다.
연구진은 미래 주요 토지정책 이슈로 토지·자산 양극화 및 격차 확대, 주택시장 불안정과 주거비 부담, 개발이익 분배 관련 갈등 등 10가지를 꼽았다. 이 중 '주택시장 불안정과 주거비 부담'이 중요도와 시급성 모두 1위로 꼽혔다.
연구진은 개발수요가 계속 늘어나는 성장기를 전제로 설계된 기존의 정책으로는 미래 이슈에 적절히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개발 가능성을 극대화하는 데 국한됐던 정책 방향을, 이미 조성된 토지자산의 배분과 지속가능한 이용, 사회적 가치에 기반한 관리까지 확대하는 전환을 꾀해야 한다는 것이다.
핵심 과제로는 ▲토지은행 확대를 통한 토지 비축 ▲자산 양극화 완화를 위한 보유세 개선 ▲개발이익 환수의 종합·고도화 ▲유휴토지 관리 체계 정비 ▲기후·재난 대응 토지이용 방식 전환 등을 제안했다.
조정희 연구위원은 "미래 토지정책은 개별 이슈에 대한 분절적·사후적 대응을 넘어 정책의 핵심 가치를 약화시키는 제도적 요인 자체를 개선하는 구조적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며 "토지 공공성을 위한 정책 추진 과정 시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는 점을 고려해 갈등 요인에 대한 충실한 조정과 합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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