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북한 배후 지목에 김여정 "엄중한 정치적 도발"
"美의 지속적인 다양한 도발에 예의주시하고 있어"
통일부 "사이버활동 문제제기 김여정 반응은 처음"
전문가들 "북미 관계 메시지 성격…압박 말라는 것"
[서울=뉴시스] 유자비 기자 =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은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가상자산거래소 바이낸스에서 발생한 해킹 피해 배후로 북한을 지목한 것과 관련, 3일 "엄중한 정치적 도발"이라며 "미국이 우리 국가에 지속적으로 다양한 도발을 걸어오는데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김 부장은 대외매체 조선중앙통신에 공개한 담화에서 최근 미국이 바이낸스 사태와 관련해 "또다시 이를 우리와 결부시키는 상투적인 도발을 걸어왔다. 미국의 주장은 황당무계한 랑설이며 새로운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김 부장은 "이미 지난해에도 미국은 바이비트라는 암호화페거래소에서 일어난 해킹 사건의 책임을 우리와 연결시킨 바 있다"라며 "미국이 세계 각 곳에서 발생하는 사이버 사기 행위들이 모두 우리의 소행인 듯이 국제 여론을 오도하는 것은 명백히 우리에 대한 엄중한 정치적 도발"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국제적영상에 손상을 주고 우리의 존엄과 국위를 폄훼하려는 불순한 시도로서 새로운 영역에로 파생된 또 다른 엄중한 반공화국 주권침해행위"라고 덧붙였다.
김 부장은 "사이버 공간에서의 온갖 악의적 행위를 견결히 반대하고 사이버 문제를 정치화해 다른 나라들에 대한 내정간섭수단으로 삼으려는 임의의 시도에 대해서도 철저히 배격하는 것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정부의 일관한 정책적 입장"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국제 사회는 지난해 현 미 행정부가 취임하자마자 비법적으로 절취된 암호화페자산들을 몰수해 국가의 전략예비비축금으로 조성한다고 발표한 사실을 다시 한번 상기해볼 필요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김 부장은 "이른바 절취당한 거액의 암호화페 자금이 회수되는 경우 누구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겠는지를 따져보면 이번 해킹 사건 배후에 대한 단서가 주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미국이 우리 국가에 지속적으로 다양한 도발을 걸어오는 데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라고 경고했다.
이어 "대단히 불쾌하기 그지 없는 미국의 적대적 태도에 대해 우리는 여러 측면에서 재고해볼 문제들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29일 바이낸스에선 약 63억달러 규모의 가상자산이 탈취당하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의 가상자산 탈취 사건으로 평가되는데, 미국 FBI는 이틀 뒤 북한 해킹조직을 이번 사건의 배후로 지목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김 부장이 북한 사이버 활동에 대한 미국 등 국제 사회의 문제 제기에 반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바이낸스 파장이 확장되자 사안을 엄중하게 생각하고 격을 높여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최근 북한이 정상국가를 표방하며 외교 외연을 높이고 있는 입장에서 국제적 위신을 신경쓰는 모습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김 부장을 앞세워 이번 이슈에서 즉각적으로 반발한 데 대해 전략적으로 북미 대화와 연계하겠다는 메시지와 자금줄이 완전히 막히는 위기를 차단하려는 의도 등이 있다고 봤다.
김 부장이 "미국의 적대적 태도에 대해 여러 측면에서 재고해볼 문제들이 있을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해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교 석좌교수는 "전략적으로 북미대화 등과 연계하겠다는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북미 관계 메시지 성격이 있다"라며 "이 문제로 압박하지 말라는 것이고 다만 대화의 문은 닫지 않았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통상 '상응한 대응'을 예고했던 패턴에서 벗어나 '재고해볼 문제들'이라는 유보적 표현을 쓴 것은 북미 사이에 북한이 아끼는 접촉 가능성 등 무언가가 걸려 있음을 시사한다"라며 "11월 APEC 계기 조성될 수 있는 국면을 흔들 가능성에 우려하는 것"이라고 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가상자산 탈취는 북한 체제 유지와 무기 개발 자금 조달의 핵심 우회로로, 자금줄이 완전히 막히는 위기를 차단하기 위해 초기부터 강하게 반발하며 사법적 정당성을 흔들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바이낸스 해킹사건과 관련해 국제사회가 추가 제재시 동참할 지에 대해 "우선적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관계 부처와 함께 대응할 것"이라며 "현 시점에선 언급할 것이 없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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