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파 68.9% 폭락…재배면적 줄었는데 밭 갈아엎는 이유

기사등록 2026/11/03 10:09:57 최종수정 2026/11/03 11:12:25

전국 재배면적 5.8% 감소에도 단수↑…출하 집중에 가격 급락

잦은 비에 웃자람·조기 출하…장흥·충남 예산 등 산지 폐기

저장·가공 기반 취약…수급 조절할 유통 체계 마련 시급

[장흥=뉴시스] 정상 쪽파와 웃자람 쪽파 비교. (사진=장흥군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전남광주=뉴시스]이창우 기자 = 김장철을 앞두고 쪽파값이 1년새 68.9% 폭락하면서 전국 주요 산지에서 농민들이 수확을 포기하고 밭을 갈아엎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재배면적은 오히려 줄었지만 단위 면적당 생산량(단수·單收)이 늘어난데다 웃자람 등 생육 이상에 따른 조기 출하 물량이 겹치면서 가격이 급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3일 전남광주 장흥군 농산유통과의 '쪽파 가격 하락에 따른 동향 보고'에 따르면 올해 10월 가락시장 쪽파 경매 평균 가격은 10㎏당 1만5875원으로 지난해 5만1072원보다 68.9% 하락했다.

2023년 4만3170원, 2024년 4만2890원, 지난해 5만172원으로 비교적 안정적이던 가격이 1년 만에 3분의 1 수준으로 폭락했다.

역설적으로 가격 폭락은 재배면적이 줄어든 상황에서 나타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의 10월 김장채소 관측에 따르면 올해 전국 쪽파 재배면적은 2532㏊로 지난해보다 5.8% 감소했다.

그러나 10a당 생산량은 1만494㎏으로 전년보다 1.6%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재배면적 감소에도 단위 면적당 생산량이 늘면서 전체 공급량이 예상만큼 줄지 않은 것이다.

장흥군 조사에서도 올해 쪽파 재배면적은 50.5㏊, 재배 농가는 47곳으로 지난해 58㏊·64농가보다 줄었다. 그러나 쪽파 생산 단수는 지난해보다 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잦은 비로 쪽파가 정상적인 굵기와 상품성을 갖추기 전에 웃자라는 현상까지 나타나면서 출하가 앞당겨졌다.

대부분 농가가 비슷한 시기에 쪽파를 정식하고 수확하는 재배 일정까지 겹쳐 물량이 한꺼번에 시장에 몰렸다. 생산량 증가에 출하 집중까지 더해지면서 가격 하락 폭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현상은 장흥뿐 아니라 충남 예산 등 다른 쪽파 산지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앞서 충남에서는 생산량 증가와 소비 감소가 겹치면서 쪽파 가격이 전년보다 60% 이상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농협은 쪽파김치와 동결건조 쪽파 등을 할인 판매하며 소비 촉진에 나서기도 했다.

가락시장에서도 품질에 따른 가격 격차가 크게 나타났다. 10월 말 쪽파 중품 10㎏ 가격이 1만원 안팎까지 내려온 날이 있는 반면 특품은 2만~3만원대를 형성했다.

출하 물량이 몰리는 상황에서 상품 규격을 충족하지 못한 쪽파는 제값을 받기 어려워 농가의 손실을 키우고 있다.

장흥군 안양면에서는 공판 가격이 한 단에 250원까지 떨어졌다는 농가 호소도 나왔다. 수확에 드는 인건비와 경영비를 고려하면 수확할수록 손해가 커지는 상황이다.

장흥군쪽파연구회는 이날 안양면 학송리 일대 5453㎡ 규모의 쪽파밭에서 산지 폐기에 나선다.

쪽파는 저장성이 상대적으로 낮아 출하가 몰리면 산지에서 물량을 조절하기 어렵다.

가격이 급락한 뒤 소비 촉진 행사를 벌이는 방식만으로는 농가 손실을 막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안양면 쪽파 재배 농가들은 산지 폐기 지원과 함께 깐파 생산을 위한 제피기·벤딩기·콤프레샤·저온 저장시설 등 가공·저장 기반 구축을 요구하고 있다. 안양농협을 중심으로 한 지역 단위 유통 체계 마련도 요청하고 있다.

농업계에서는 재배면적 조정만으로는 가격 안정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위 면적당 생산량과 생육 상황을 반영해 출하 시기를 분산하고, 저장·가공시설을 활용해 시장에 나오는 물량을 조절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기상 변화로 생육과 출하 시기가 달라지는 상황에 대응해 산지별 작황과 출하 정보를 공유하고, 소비·유통 여건까지 고려한 수급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장흥군 관계자는 "지역 농협 등과 쪽파 소비 촉진·판촉 행사를 추진하고 주요 산지인 보성·무안군과 협조해 도매시장 출하 동향을 모니터링하는 등 지원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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