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과거 美 100% 랠리 맹신 금물, 금리·AI 회수율이 핵심"
민주 선전 시 재정 제동 6700선 vs 공화 독점 땐 4950선 후퇴
3일 국내 증시는 선거를 앞둔 경계감 속에 하락 출발했다. 코스피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에 2.46% 내린 5715.19에 개장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도 장 초반 3~4%대 낙폭을 보였다.
증권가는 미국 중간선거 이후 통상 나타났던 지수 상승 통계에 대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과거 '선거 후 100% 상승'이라는 미국 증시 통계를 맹신하기보다 인공지능(AI) 투자 회수율과 금리 안정 여부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1950년 이후 19차례 미국 중간선거 후 1년간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평균 15.6% 올랐으나 기준금리 인상기였던 2018년과 2022년 선거 당시 코스피는 상승분을 반납하며 1년 뒤 선거일 수준으로 돌아갔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증시 변동성의 핵심은 정치적 불확실성보다 빅테크 기업의 자본적 지출(CAPEX) 증가 속도가 잉여현금흐름(FCF) 개선 속도를 웃돌면서 발생한 AI 투자 수익성 우려"라며 "애플, AMD, 팔란티어 등 실적을 통해 AI 인프라 투자가 실제 서비스 매출로 이어지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선거 결과에 따른 시나리오와 관련해 대신증권은 공화당의 양원 독점(레드스윕) 가능성이 낮아 증시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민주당이 상·하원을 장악하는 '블루스윕'이나 양당이 의회를 나눠 갖는 분점 구도가 형성될 확률은 91%에 달한다. 이 경우 미 국채 금리와 달러화가 하향 안정세를 보이며 4분기 코스피는 5200~6700포인트의 기존 하우스 밴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는 레드스윕(확률 8%)이 나타나면 국채 10년물 금리가 15~30bp 오르고 환율이 반등하면서 코스피 하단이 4950포인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미 중간선거는 불확실성 해소 이벤트였고 성과를 가른 본질은 미 의회 구도보다 국내 이익 사이클이었다"며 "올해는 2027년 예상 주당순이익(EPS) 34% 증가하고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4.2배에 불과한 저평가 상태인 만큼, 선거 불확실성 해소가 강력한 재평가 촉매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선거 종료에 따른 매크로 환경 변화에 주목하는 분석도 있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선거 이후 미국의 군사적 대응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란이 유가를 높여 얻을 실익이 줄어든다"며 "10월 대비 고유가 지속 우려가 완화될 경우 11월 증시 흐름은 개선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양 연구원은 또 "앤스로픽 상장은 투자자들의 시각을 AI 밸류체인 전반으로 넓혀 국내 반도체 기업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달 코스피 예상 밴드로 5100~7100포인트를 제시했다.
선거 결과와 관련해 하나증권은 두 가지 '꼬리 위험(테일 리스크)'을 제시했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알래스카 상원 가처분 신청 등 접전지 소송으로 다수당 확정이 지연되는 선거 불복 사태와 전쟁권한결의법에 따른 이란전 공습 재개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업종 변수로 꼽히는 텍사스주 선거에 대해서는 "공화당 소속 애벗 주지사가 전력망과 용수 감사를 이유로 환경 허가를 중단한 만큼, 정당 승패보다 감사 완료 및 허가 재개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수급 측면에서는 상반기 급등 이후 이어진 조정으로 개인 매수 여력이 줄어든 상태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상반기 9114포인트까지 상승한 뒤 하반기 들어 조정을 거쳤다"며 "6000~8500선 구간의 개인 매물 부담과 예탁금 감소로 수급 공백이 존재하지만,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기업들의 중장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상향되면서 12개월 선행 PER은 역사적 저점 수준에 위치해 있다"고 전했다.
증권가는 선거 결과에 따른 단기 급등락에 편승하기보다 유가와 환율의 안정 여부를 확인하며 현금흐름과 이익이 확인된 반도체, IT 하드웨어, 전력 인프라 업종을 중심으로 분할 매수할 것을 권고했다.
이경민 연구원은 "반도체와 조선, 바이오는 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내년까지 이어질 최선호 업종"이라며 "선거 결과를 예단해 베팅하기보다는 선거 전 변동성을 활용해 코스피 5600포인트 이하 구간에서 분할 매수한 뒤 개표 윤곽이 드러난 후 업종을 압축해 대응하는 전략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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