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공정한 선거라면 승복"…조건부 입장
법무부, 부정투표 의혹 조사…50개주 감시 확대
트럼프 행정부가 부정선거 의혹을 잇달아 제기하고 법무부의 선거 관련 조사와 감시 활동을 확대하면서 선거 결과를 둘러싼 정치적 갈등이 격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CNN은 30일(현지 시간) 선거일이 임박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해 온 부정선거 주장이 선거 이후 정국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결과를 존중할 것이냐는 질문에 "공정한 선거라면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그동안 자신이 승리한 선거에서도 부정행위 의혹을 제기해 온 만큼 공화당이 상·하원 중 한 곳이라도 다수당 지위를 잃을 경우 선거 과정의 공정성을 문제 삼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는 최근 선거 사기 혐의 입증에 도움이 되는 제보를 하는 사람에게 100만 달러의 보상금을 내걸기도 했다. 공화당 소속 선거 전문 변호사인 벤 긴스버그는 CNN에 "부정행위의 증거가 있었다면 이미 발견됐을 것"이라며 "이를 선거 직전의 정치적 퍼포먼스"라고 평가했다.
실제 선거 이후 법적 공방으로 이어질 수 있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미 법무부는 캘리포니아주와 워싱턴주에서 비시민권자의 투표 의혹을 제기하며 관련 자료 제출과 투표용지 별도 보관 등을 요구했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유권자 명부에 등록된 2만명이 비시민권자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고, 워싱턴주에서는 비시민권자 400명이 과거 선거에서 1500차례 투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행정부가 비시민권자 유권자 명단을 작성한 근거를 둘러싸고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법무부는 캘리포니아주가 주법 위반을 이유로 요구를 거부하자 소송을 제기했으며, 민주당 소속 일한 오마르 미네소타주 연방 하원의원에 대한 조사도 강화하고 있다.
알래스카주 상원의원 선거도 논란의 중심에 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무부에 해당 선거에 개입하도록 지시했으며, 민주당이 순위선택투표제를 이용해 유권자를 혼란스럽게 하려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민주당 측이 공화당 현역 상원의원 댄 설리번과 이름이 같은 후보를 영입해 표를 분산시키려 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법무부는 동명이인 후보가 투표용지에 이름을 올리게 된 경위에 대한 형사 조사에 착수했으며, 선거 결과 확정을 둘러싼 법적 공방도 진행되고 있다. 다만 공화당 소속 선거 전문 변호사 긴스버그는 불법적인 요소는 없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법적 다툼이 실제 선거 결과를 뒤집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부정선거 의혹을 반복적으로 제기하는 것만으로도 유권자들의 선거제도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투표 참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법무장관을 지낸 에릭 홀더는 CNN에 "트럼프 행정부가 유권자들이 현행 선거제도를 믿지 못하고 유권자 등록이나 실제 투표를 포기하도록 각종 주장을 퍼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선거 감시 활동도 대폭 확대했다. 법무부는 이번 선거에 1000명 이상의 감시 인력을 50개 주 전체에 파견할 계획이다. 이는 직전 중간선거 때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도 투표소 감시를 강화할 방침이다.
카시 파텔 FBI 국장은 선거일에 대비해 FBI 56개 지부에 선거 위기 조정관을 배치했다고 밝혔다. 연방법은 투표소에 군대나 무장한 연방 요원을 배치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지만, 파텔 국장은 FBI 요원의 투표소 파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각 주에서 승리가 확정된 의원들이 의석을 차지할 것이라며 평화로운 정권 이양을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우편투표 제한 시도와 공화당의 선거구 재획정 추진도 향후 선거제도 논란의 쟁점이 될 전망이다. CNN은 이번 중간선거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과 선거제도 관련 정책을 평가하는 시험대이자 2028년 대선을 앞둔 예행연습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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