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AI 캐릭터 제작 넘어 세계관·음악 갖춘 아티스트 기획·제작
카스 올제로, 주류업계 최초 자체 기획 AI 아이돌 '3pm' 선봬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식음료사가 아이돌을 만들고, 증권사는 걸그룹의 데뷔곡을 내놓고, 가전회사가 기획한 아이돌은 음악방송 무대에 오른다. 기업들이 고객과의 소통을 위해 제품의 특징이나 브랜드 메시지를 아티스트의 세계관과 음악에 직점 담아내기 시작하면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무알코올 음료인 카스 올제로는 주류업계 최초로 자체 기획한 4인조 인공지능(AI) 가상 아이돌 그룹 '3pm'을 선보였다.
3pm은 카스 올제로가 제품 특징을 일방적으로 설명하는 대신 음악과 캐릭터 콘텐츠를 통해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한 프로젝트다. 무알코올 음료를 즐기는 다양한 일상 순간을 음악 콘텐츠로 확장하고자 했다고 브랜드 측은 설명했다.
카스 올제로는 오후 시간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 '3PM 올제로 브레이크' 오피스 샘플링과 추석연휴 세차장 내 제품 체험 프로모션을 통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즐길 수 있는 무알코올 음료의 특성을 알리는 마케팅을 전개해 왔다.
이번에는 음악이라는 콘텐츠를 활용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고 일상 속 다양한 순간에 즐길 수 있는 음료로서의 이미지를 강화한다.
그룹명 3pm은 점심 이후 나른함이 찾아오는 오후 3시에서 착안했다. 카스 올제로를 일상 속에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음료 선택지로 제안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특히 3pm은 카스 올제로의 '4무(無)' 콘셉트를 세계관 전반에 반영했다.
멤버들은 각각 알코올, 칼로리, 당류, 글루텐을 상징한다. 리더 겸 메인 댄서 클로하(CLLOOHA)는 알코올(Alcohol), 서브 보컬 루넷(LUGNET)은 글루텐(Gluten), 메인 보컬 로세리아(LOCERIA)는 칼로리(Calorie), 메인 래퍼 에스거(ASGUR)는 당류(Sugar)를 모티브로해 이름을 구성했다.
카스 올제로는 음원을 공개하는 방식에도 차별화를 뒀다. 일반 음원 플랫폼 대신 모빌리티 라이프 AX 전문기업 오비고(Obigo)가 운영하는 차량 특화 AI 오디오 플랫폼 '픽클(Pickle)' 을 음원의 첫 공개 채널로 선택했다.
음원은 매주 목요일 오후 3시에 순차 공개한다. 지난달 23일 선보인 타이틀곡 3pm과 두 번째 트랙 '드라이브 미 올 제로(Drive Me All ZERO)'를 시작으로 ▲10월30일 ZEROOOO% ▲11월6일 새로고침(F5) 을 차례로 공개할 예정이다.
서혜연 오비맥주 마케팅 부사장은 "카스 올제로는 상황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상 속 다양한 순간에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선택지를 제안하고 있다"며 "이번 3pm 음원을 차량 특화 오디오 플랫폼을 통해 공개해 이동 중 음악을 듣는 순간에도 브랜드와 만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금융·전자업계에서도 이같은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증권은 어렵고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금융과 투자의 메시지를 친숙한 K-팝 콘텐츠로 전달하기 위해 4인조 AI 걸그룹 '루미나(LUMINA)'를 직접 제작했다.
루미나는 '빛나는'을 뜻하는 루미너스(Luminous)에서 이름을 따왔다.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네 멤버가 하나의 스펙트럼을 완성한다는 세계관을 갖고 있다. 데뷔곡 '오버라이드(OVERRIDE)’에는 기존의 한계와 선입견을 넘어 주체적으로 미래의 가능성을 열어간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음악 콘텐츠에 대한 반응도 나타났다. 지난 9월 공개된 데뷔곡 뮤직비디오는 일주일 만에 유튜브 조회수 100만 회를 기록한 데 이어, 약 한 달 만인 지난달 21일 250만 회를 돌파했다.
삼성증권은 루미나를 금융교육과 광고 콘텐츠의 진행자로 활용하고, 후속 뮤직비디오와 숏폼 챌린지 등으로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LG전자는 올인원 세탁건조기 'AI 워시콤보'를 알리기 위해 실제 걸그룹을 제작했다. 지난 8월 공개한 5인조 프로젝트 그룹 '에이아이돌(AI-DOL)'이다. 이름 때문에 가상 아이돌로 오해받기도 했지만 멤버들은 모두 실제 인물로, 아이돌 활동 경험자와 연습생 출신 등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제품의 기능은 멤버별 성격과 역할에 반영했다.
완벽주의자 캐릭터인 '모아'에는 AI 타임센싱을, 작은 부분까지 챙기는 ‘수아’에게는 미니워시 기능을 연결했다. 그룹의 음악과 안무, 비주얼도 AI 워시콤보의 특징에 맞춰 제작했다. 소비자가 그룹의 멤버와 음악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세탁건조기의 기능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다.
활동은 실제 아이돌의 데뷔 과정을 따랐다. LG전자는 지난 7월 티징 영상부터 공개하고 사회관계망(SNS) 안무 챌린지를 진행한 뒤, 8월 말에야 LG전자의 마케팅 프로젝트라는 사실을 밝혔다.
데뷔곡 '아이워시(I WASH)'는 인스타그램 인기 상승 오디오 1위, 안무 영상은 릴스 인기 순위 4위를 기록했다.
이후 9월에는 Mnet ‘엠카운트다운’과 MBC '쇼! 음악중심' 등 음악방송에도 출연했다. 음원은 멜론과 스포티파이 등 50여 개 음원·SNS 플랫폼에 공개됐으며, LG전자는 초기 반응을 바탕으로 그룹의 활동 기간과 범위도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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