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다니면 퇴직금 2억' 옛말 됐다…日 은행이 뒤집은 퇴직금 공식

기사등록 2026/10/29 22:36:11 최종수정 2026/10/29 23:34:24
[서울=뉴시스] 일본 미쓰이스미토모신탁은행이 근속연수에 따라 퇴직금과 연금 지급액을 늘리던 제도를 폐지하고 능력과 직책 중심으로 지급 기준을 바꾼다. (사진출처=유토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정지연 인턴 기자 = 일본 대형 은행이 근속연수에 따라 퇴직금과 연금 지급액을 늘리는 제도를 폐지하고 직원의 능력과 직책을 기준으로 지급액을 결정하기로 했다.

지난 28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미쓰이스미토모신탁은행은 2026회계연도 중 퇴직금과 연금 산정 기준에서 근속연수 항목을 제외할 예정이다.

기존에는 능력과 직책, 근속연수 등 세 가지 요소를 기준으로 지급액을 산정했지만 앞으로는 퇴직 일시금과 확정급여형 기업연금(DB)에 능력과 직책만 반영하고 확정기여형 연금(DC)에는 능력만 반영한다.

이번 개편은 촉탁직을 제외한 정규직 약 1만 명에게 적용된다. 금리 상승분도 지급액에 반영한다. 직책이 승진하지 않으면 지급액이 줄어드는 반면, 기존보다 20% 이상 더 받는 직원도 나올 수 있다.

이번 개편으로 노후 자금도 현역 시절의 성과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체계로 바뀐다. 일본 대기업의 퇴직급여 제도에서 근속연수에 따른 연공서열 요소를 없애는 선도적인 사례다.

앞으로 입사할 신입사원에게 미치는 영향도 클 전망이다. 근속연수에 따른 가산이 사라지면서 경력직보다 직책이 낮으면 지급액이 줄어들 수 있다. 반면 근속연수 때문에 이직자가 불리해지는 문제는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퇴직급여 제도는 신입사원 채용과 종신고용을 전제로 설계됐다. 중앙노동위원회의 '2025년 퇴직금·연금 및 정년제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졸 종합직의 퇴직금은 근속 15년 차에 601만엔에서 근속 30년 차에는 2009만엔으로 늘었다. 젊은 시절 낮은 임금을 받더라도 장기근속을 통해 경력 후반에 보상받는 구조다.

일본에서는 퇴직급여 제도를 개편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퇴직금이나 기업연금 등 퇴직급여 제도를 갖춘 기업은 2023년 기준 75%로 5년 전보다 6%포인트 감소했다.

오지홀딩스는 2026년 봄 입사자부터 퇴직금 제도를 폐지하고 기존 퇴직금 재원을 급여 인상에 활용하기로 했다. 마루베니도 퇴직급여 일부를 상여금 지급 시기에 맞춰 미리 지급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인공지능(AI)의 발전으로 사무 업무 등의 대체가 진행되면서 오랜 근무를 통해 쌓은 경험의 가치도 낮아지고 있다. 일본에서는 이직이 늘고 있지만 해외에 비해 인력 이동성이 여전히 낮으며 근속연수에 따라 지급액이 늘어나는 연금과 퇴직금 제도는 인력 이동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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