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사 팔만대장경, 50~100년 판각 대장정 '역사적 출발'

기사등록 2026/10/29 14:44:10

대장경 판각 고불식 봉행…호국정신 한땀한땀 새롭게 판각

[합천=뉴시스] 서희원 기자= 29일 해인사 법계탑 마당에서  '대장경 판각 조성 고불식'을 개최하고 있다.  2026. 10. 29. shw1881@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합천=뉴시스] 서희원 기자 = 법보종찰 해인사가 인류의 미래·세계 평화 향한 50~100년 판각 대장정을 출발했다.

해인사(주지 혜일스님)는 29일 경남 합천군 해인사 탑마당에서 '대장경 판각 고불식(告佛式)'을 봉행하고, 새로운 천년을 향한 대장경 판각 조성의 역사적인 출발을 알렸다.

이날 '다시 새기는 대장경, 인류를 향하다'를 주제로 봉행된 고불식에는 해인총림 방장 학산대원 대종사,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 해인사 주지 혜일스님을 비롯해 국가유산청장 허민, 문화체육관광부 종무실장 김도형, 국가유산청 문화유산국장 윤순호, 경남도지사 박완수, 국회의원 주호영(정각회 명예회장), 국회의원 신성범(지역구), 국회의원 강민국(국민의힘 경남도당 위원장), 합천군수 김윤철, 합천군의회 의장 신명기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이번 고불식은 800여 년 전 고려의 선조들이 국난 극복과 나라와 백성의 안녕을 염원하며 조성한 팔만대장경의 정신을 계승하고, 그 속에 담긴 지혜와 자비, 평화의 원력을 21세기 인간의 존엄과 생명의 가치를 지키고 지구의 안녕과 인류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열어가는 새로운 대장경 판각 정신으로 승화시키겠다는 서원을 부처님 전에 고하는 역사적인 자리로 마련됐다.

혜일 주지스님은 고불식에 앞서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우리는 왜 대장경을 다시 판각하는가'라는 시대적 화두를 제시하며 대장경 판각의 역사적 의미와 미래 비전"을 밝혔다.

혜일스님은 "800년 전 고려가 몽골의 침략이라는 국난 속에서 전쟁 종식과 백성의 안녕을 염원하며 대장경을 새겼다면, 오늘날에는 기후변화와 자연재해, 전쟁과 핵무기의 위협, 인공지능의 급속한 발전 등 인류가 직면한 새로운 위기 앞에서 인간의 존엄과 생명의 가치를 지키고 지구의 안녕과 지속 가능한 인류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 대장경을 판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는 ▲대장경을 다시 판각하는 이유와 조성 기간 ▲목재 확보 ▲전통 판각 기술의 계승과 각수양성 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혜일스님은 "이번 대장경 판각이 해인사에 보존된 팔만대장경의 원본을 대체하거나 그 형태를 단순히 재현하려는 것이 아니라, 고려 선조들이 남긴 지혜와 정성, 수행의 정신을 오늘날에 계승하는 새로운 발원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800년 전 나라와 백성의 안녕을 염원했던 '호국(護國)'의 정신을 오늘날 인간의 존엄과 생명 존중, 인류의 평화와 공존을 지향하는 보편적 가치로 확장하고 승화시킨다는 점에서 이번 대장경 판각 조성은 깊은 역사적 의미와 시대적 가치를 지닌다.

한편 해인사에 보존된 팔만대장경은 2007년 ‘고려대장경판 및 제경판’이라는 명칭으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돼 세계적으로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혜일 주지스님은 이날 발원문을 통해 "800여 년 전 고려의 선조들은 국난 앞에서 나라와 백성의 안녕을 염원하며 대장경을 새겼다"며 "오늘 우리는 전쟁과 갈등, 기후위기와 인공지능의 급속한 발전 앞에서 인간의 존엄과 생명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지극한 마음으로 대장경을 판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 글자 한 글자 새김에 세 번 절하는 지극한 정성과 간절한 마음을 한 획 한 획에 담겠다"며 "이 뜻을 이어갈 인재를 양성하고, 우리의 정성이 지구의 안녕과 인류의 지속 가능한 행복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발원했다. 또 "모두가 갈등보다 화합을, 불안보다 희망을, 경쟁보다 배려를 선택하는 평화로운 미래를 위해 대장경 판각에 동참해 주시기를 간절히 발원한다"고 강조했다.

해인사 주지 혜일스님은 고불문을 통해 "전쟁과 자연재해, 초인공지능 시대의 위기 속에서 지구의 안녕과 인류의 평화를 위한 대장경 판각 조성의 원력"을 밝혔으며,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치사에서 "이번 불사가 생명 평화와 공존이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현하는 시대적 서원임"을 주장했다.

박완수 경상남도지사는 "전통 판각기술과 문화유산의 계승을 위한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했으며, 신성범 국회의원은 800년 전 선조들의 지혜와 평화의 원력을 오늘에 되살리는 역사적 의미를 강조했다.

김윤철 합천군수는 "판각은 단순히 경전을 새기는 행위를 넘어, 새기는 사람의 마음까지 함께 각인되는 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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