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명 위원장, '한국노동사회포럼' 축사
[서울=뉴시스]박정영 기자 =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위원장이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메가특구 노동특례를 강하게 비판하며 "노동권을 훼손하면서 추진하는 성장은 한국노총이 동의할 수 있는 길이 아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29일 고려대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2026 한국노동사회포럼' 축사에서 "노동권을 제약하는 방식으로 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라면, 이재명 정부의 정책은 과거 보수정권의 정책과 무엇이 다른지 정부와 여당은 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정부와 여당은 K-호황의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이른바 '메가특구'라는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며 "문제는 이 법안에 수십 년간 노동계가 반대해 온 특별연장근로 규제 완화 등 노동특례가 포함돼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특정 지역에서 시작된 노동특례가 다른 지역으로까지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라며 "노동자의 권리를 제한해 기업의 경영 부담을 덜어주고 성장을 이끌겠다는 발상은 과거 보수정권에서도 반복됐다"고 비판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0일 메가특구 조성을 위한 초광역특구법 2건을 발의했다.
박상혁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에는 고소득 전문직·연구개발(R&D) 인력의 주 52시간 근로시간 상한 적용 제외와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기간 확대, 기간제 근로자 사용기간 연장 등 노동특례가 포함됐다. 최기상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에는 해당 조항이 제외됐다.
정부는 노동특례를 둘러싼 이견을 좁히기 위해 한국노총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경영계 등이 참여하는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양대 노총은 사회적 대화 도중 노동특례가 포함된 법안이 발의된 데 반발해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노사정은 28일 제6차 실무협의체에서 향후 논의할 주제와 순서 등을 협의했으며, 다음달 2일 차관급 운영협의체에서 논의 결과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서 김 위원장은 이재명 정부에 대한 한국노총의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한국노총이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지지한 이유는 분명하다"며 "노동자를 탄압했던 이전 정권과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지금 그 기대가 하나씩 흔들리고 있다"며 "하나의 사안만으로 정부에 대한 신뢰를 쉽게 거두지는 않겠지만, 한국노총이 언제까지나 기대와 인내만으로 현 정부를 지켜보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사회적 대화와 관련해 정부의 태도를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양극화 해소 등 우리 사회 문제를 해소하는 데 사회적 대화를 통해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도 "사회적 대화를 함에 있어 가장 큰 문제는 대통령과 정부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를 향해 "거짓말하지 마라, 균형을 가져라, 소통하는 척하지 마라"라는 세 가지 메시지를 던졌다.
한편 이날 행사는 '반도체 AI 초호황 국면, K-양극화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를 주제로 열렸다.
김 위원장은 인공지능(AI) 산업의 성장 기대와 관련해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반도체와 AI 산업 호황에 대한 기대가 대단했지만, 불과 몇 달 사이 이 호황이 과연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 묻는 목소리도 나온다"며 "기대가 큰 지금일수록 그 실체와 지속가능성을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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