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보험은 정보유출·사기 대응…신체·물리 피해는 기본 보장 밖
별도 AI보험 vs 기존 보험 편입…기업엔 사용 현황·인간 감독 요구
28일(현지 시간) CNBC에 따르면 보험·법률 전문가들은 AI 관련 손해를 어느 보험이 책임질지 아직 뚜렷한 기준이 없으며, 특히 신체·물리적 피해가 기존 보험의 취약 지점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플로리다주의 독립 보험중개인 데니스 헨드릭슨은 사이버보험이 AI가 연루된 정보유출과 개인정보 침해, 시스템 장애, 딥페이크 송금 사기 등에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이버보험은 신체 상해를 보장에서 제외한다고 말했다.
헨드릭슨은 “사이버보험은 데이터와 돈을 위해 만들어졌지, 사람이 다치는 상황을 위해 설계된 게 아니다”며 신체 상해와 물적 피해의 보장 공백을 “커다란 구멍”이라고 평가했다.
취리히보험 미국법인의 카라 히긴보텀 전문직배상·사이버보험 책임자도 AI 관련 신체·물리적 피해는 기본적으로 보장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사고 유형이 새롭고 충분히 파악되지 않아 보험사가 위험을 산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사고와 약관에 따라 일반배상책임보험의 보장 범위를 넓혀 적용할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보험 문제가 주목받은 계기는 AI 기업 앤트로픽의 기업공개(IPO) 증권신고서였다. 앤트로픽은 지난 26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신고서에서 자사 모델이 사용자나 개발자가 의도하지 않은 방식으로 작동해 막대한 배상 책임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앤트로픽은 대형 AI 사고의 피해 규모가 지나치게 클 경우 보험사 한 곳은 물론 보험업계 전체도 그에 걸맞은 보험을 인수할 능력이나 전문성이 부족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지난 4월 이른바 ‘AI로 인한 사망’과 관련한 법적 청구가 올해 말까지 전 세계에서 2000건을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AI가 사망에 일정한 역할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법적 청구에 대한 전망치다.
보장 문제는 AI 개발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헨리에타 악파타 매리스트대 객원교수는 기업 상당수가 직원들이 어디에서 어떤 AI 도구를 사용하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규모 업체의 상담 챗봇이 고객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거나 인사 부서가 AI로 입사 지원자를 분류하는 일상적 활용도 분쟁과 보장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보험사들은 이미 기업에 AI 사용처와 감독 주체를 묻기 시작했다. 기본적인 통제장치를 갖추지 않거나 위험관리 개선을 거부하는 기업에는 향후 보장 제외나 낮은 한도, 인간의 사전 검토 같은 조건이 붙을 수 있다. 히긴보텀 책임자는 다만 AI 관련 청구 추세가 보험사의 손익에 영향을 줄 단계는 아니라며 “새로운 위험을 곧바로 제외하려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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