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명이상 기업 29곳에 매출 3조1553억원 집중
10인 미만 기업은 전체 42%지만 매출 비중 3.5%
소규모 기업은 투자 유치, 대기업은 인프라 부족 호소
전문가들 "생태계 성장 고려…기업별 맞춤 지원 필요"
반면 전체 AI 기업의 40%가 넘는 10인 미만 기업의 매출 비중은 3%대에 그쳤다. 기업당 평균 AI 매출은 두 집단 사이에 444배의 격차가 났다.
정부가 'AI 3대 강국' 도약을 추진하는 가운데 중소 AI 기업의 성장 기반을 넓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24년 AI 매출이 발생한 기업은 2566곳이다. 이들의 AI 매출 합계는 7조6938억원으로 집계됐다. 조사 대상 2814곳 중 AI 매출이 있는 기업은 91.2%였다.
규모별로 보면 쏠림이 뚜렷했다. 종사자 1000인 이상 기업 29곳의 AI 매출은 3조1553억원으로 전체의 41.0%를 차지했다. AI 매출이 발생한 기업 수의 1.1%가 전체 매출의 5분의 2를 올린 것이다.
100인 이상~1000인 미만 기업(242곳)은 2조3134억원(30.1%), 10인 이상~100인 미만 기업(1214곳)은 1조9590억원(25.5%)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10인 미만 기업은 1081곳으로 전체의 42.1%를 차지했지만 매출은 2662억원(3.5%)에 머물렀다.
기업당 평균 AI 매출 격차는 더 컸다.
1000인 이상 기업의 평균 매출은 1091억9900만원이었지만 10인 미만 기업은 2억4600만원이었다. 약 444배 차이다.
10인 미만 기업 중 AI 매출이 전혀 없는 곳도 12.7%로, 다른 규모(5.6~9.7%)보다 많았다.
AI 전문인력 역시 규모가 큰 기업에 집중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인공지능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2025년(잠정) 기준 AI 분야 현재 인력은 6만2990명이다. 이 가운데 1000인 이상 기업 소속이 2만6704명(42.4%)으로 가장 많았다.
직무별로는 AI 개발자가 4만6859명(74.4%)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프로젝트 관리자(3905명), 시스템 운영관리자(3512명) 등이 뒤를 이었다.
기업들이 꼽은 부족 인력은 3633명으로 현재 인력의 5.8% 수준이다. 이 가운데 AI 개발자가 2333명으로 64.2%를 차지해 개발 인력난이 가장 심각했다.
기업 규모에 따라 사업상 애로도 달랐다. 전체 기업이 가장 크게 꼽은 어려움은 '투자 유치'(4.27점)였다. 이어 '기술교류 및 협업'(3.98점), ‘AI 인프라(컴퓨팅) 부족'(3.90점) 순이었다.
특히 10인 미만과 10~100인 기업은 투자 유치 애로 점수가 4.29점으로 가장 높았다.
반면 1000인 이상 대기업은 ‘AI 인프라 부족'(4.13점)을 가장 큰 애로로 꼽았다. '과도한 규제'(3.97점) 점수도 모든 규모 가운데 가장 높았다. 투자 유치 애로는 3.68점으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중소·스타트업은 자금 조달에, 대기업은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컴퓨팅 자원과 규제에 발목이 잡혀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아직 초기 시장이어서 인프라 투자 여력이 큰 기업에 매출이 쏠릴 수는 있지만, 소수 대기업에 매출이 집중된 현상이 장기화할 경우 다양한 규모의 기업이 성장하는 데 제약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민석 국민대 소프트웨어융합대학 교수는 "소수 대기업 중심 구조가 계속 이어지면 중소 AI 기업이 독자적인 사업 기반을 확보하고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어 정부의 정부가 시장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생태계 전반의 성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아직 시장이 초기 단계인데다 큰 기업이 인프라 투자를 감당하고 플랫폼 역할을 하면서 작은 기업들이 참여하는 구조 자체가 나쁘다고 보지는 않는다"면서 "중간 규모의 역할을 하는 기업들이 좀 더 필요하고, 정부가 만들어낼 수 있는 시장에서는 생태계 관점의 고민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기업 규모별로 겪는 어려움이 다른 만큼, 기업의 역량과 성장 단계를 고려한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상현 산업연구원 AI디지털전환연구실 실장은 "대기업은 AI 도입과 이후 지속적인 고도화에 필요한 역량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지만 중소기업은 이런 역량이 부족할 수 있어 지원도 차별화돼야 한다"며 "스마트공장에서 AI 팩토리, 자율제조로 이어지는 중간 단계도 정책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ighto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