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이 낙점한 日 '산코증권'은…지점망·고객풀 없다는 한계도

기사등록 2026/10/29 13:48:24

70년 전통 산코증권, 2022년 오카산 100% 자회사 편입

'제1종 인가' 확보에 점포 승계 부담 없는 맞춤형 발판

토종 공룡 과점과 아날로그 금융 관행 극복은 과제


[서울=뉴시스] 강수윤 기자 = 미래에셋증권이 인수한 일본 '산코(三晃)증권'은 70년 이상의 역사를 지녔다. 그러나 최근 구조조정을 거치며 리테일(개인 고객) 창구를 털어내고 증권업 라이선스와 자기매매(딜링) 기능만 남겨둔 특수한 형태의 현지 증권사다.

1953년 10월 설립된 산코증권은 도쿄 주오구 니혼바시에 본사를 둔 소형 증권사로, 2022년 일본 중견 금융그룹인 오카산(岡三)증권그룹의 100% 완전자회사로 편입됐다. 올해 3월 결산 기준 순자산은 약 46억엔(약 390억원), 연간 순이익은 4800만엔 수준이다.

미래에셋이 고객도 없는 소형사를 낙점한 이유는 핵심 라이선스와 가벼운 몸집 때문이다. 산코증권은 주식·채권 매매가 가능한 '제1종 금융상품거래업자' 자격을 유지하고 있다. 외국계에 보수적인 일본 금융청(FSA)의 신규 인가 장벽을 우회하는 동시에 노후 점포와 인력 승계 부담을 덜어낸 '인허가용' 맞춤형 법인을 확보한 셈이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은 미국 자회사를 통해 1006억 원을 출자해 산코증권 지분 100%를 476억 원에 인수하고 잔여자금은 현지 인프라 구축에 투입키로 했다. 잔여 출자금은 향후 산코증권의 자체 전산망 구축과 현지 사업 확장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된다. 딜링 사업을 먼저 안착시킨 뒤 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 수요를 겨냥해 리테일 체제를 정비하고 매도 측인 오카산그룹과 상품·서비스 협력도 모색할 방침이다.

이번 인수는 한국 증권사의 단순한 해외 사업 확장을 넘어 국가별 고객과 금융상품, 거래 플랫폼을 하나의 글로벌 투자 생태계로 연결하려는 미래에셋의 사업 모델 전환과도 맞닿아 있다. 일본 현지 증권사 확보와 미국 온라인 증권사 인수 추진, 홍콩 중심의 글로벌 투자 플랫폼 맵스(MAPS), 디지털자산 사업을 연결해 고객 접점을 넓히고 아시아를 대표하는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딜을 두고 '실질적인 영업 기반 확보라기보다는 인허가권 취득에 가깝다'는 반응도 나온다. 산코증권이 리테일 창구 없이 딜링에 집중하는 소형사인 만큼, 지점망이나 기존 고객 풀 없이 곧바로 본격 공략에 나서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독자 모바일(MTS)을 통한 2027년 리테일 진출 구상도 장벽이 높다. 현재 일본 온라인 증권 시장은 SBI·라쿠텐증권 등 토종 공룡들이 수수료 제로를 내세워 장악한 데다, 라인증권조차 경쟁을 버티지 못하고 사업을 재편했을 만큼 진입이 까다롭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잦은 자연재해로 실물과 종이 보존을 선호하는 일본 특유의 금융 문화 탓에 현지 MTS 전환 속도는 한국보다 훨씬 보수적"이라며 "국내식 MTS 모델 하나만 믿고 현지 개인투자자를 끌어들이기엔 환경적 제약이 크다"고 전했다.

결국 현지 인지도와 고객 기반이 전무한 백지상태에서 시작하는 만큼, 초기 전산망 구축 비용을 통제하고 독자적인 모바일 경쟁력을 증명하는 것이 이번 승부수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이번 인수는 개별 국가 진출을 넘어 현지 개인투자자와 직접 접점을 확보해 이를 자사의 다양한 금융상품 및 투자 서비스와 연결하기 위한 글로벌 전략의 일환"이라며 "현지 제도에 맞춰 산코증권의 기존 사업을 보강하는 동시에 체제 정비를 거쳐 장기적으로 리테일 사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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