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수품 제조에 사용되는 장비 러 불법 수출에 EU 제재받은 러에 경유 수출도
韓, 경제·안보 이익 공유하는 신로할 만한 파트너인지 의문
북한 포로 2명 한국 이송 관련 우크라이나와는 관계 악화
러시아 북극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북극 항로를 이용하면 수에즈 운하를 통한 유럽 여행보다 운항 기간을 열흘이나 단축할 수 있지만, 러시아의 광범위한 협력이 필요하다.
이달 돌아온 한국 최초의 이번 항해에 대한 이러한 반응은 러시아가 북한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속하는 가운데 한국이 친러시아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보는 유럽의 인식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이 같은 우려는 지난 7월과 8월 17만6000t이 넘는 연료, 주로 경유,를 영국과 유럽연합(EU)의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로 수출했다는 보도 이후 더욱 커졌다.
한국과 러시아의 관계 때문에 일부 유럽 외교관들은 경제 및 안보 이익을 공유하는 '뜻이 맞는' 민주주의 국가로 보았던 한국이 여전히 신뢰할 만한 파트너인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 주재 한 유럽 외교관은 "한국인들은 사실상 '뜻이 맞는'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의 태도는 (우크라이나)전쟁이 영원히 지속되지 않을 것이며, 전쟁이 끝나는 대로 러시아와 다시 협력하기를 원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유럽의 우려는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이전부터 있었다. 군수품 생산에 사용될 수 있는 컴퓨터 수치 제어(CNC) 기계에 대한 한국의 수출 통제 집행이 느슨한 점이 특히 큰 불만의 원인이 되고 있다.
2025년 2월 한국 기업 임원 2명이 러시아에 7조3000억원 상당의 CNC 기계를 불법 수출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1년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고 회사는 4000만원 부과받았다.
일부 관측통들은 2025년 6월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이러한 우려가 커졌다고 말한다. 메이슨 리치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정치학 교수는 지난해 가을부터 한·러 관계가 '조용히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2025년 11월 한국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소(INSS)는 크렘린의 지원을 받는 싱크탱크 러시아 국제문제위원회(RIAC)와 비공개 회의를 개최, 정치적 대화의 기회와 '경제 협력 확대의 전망'을 모색했다. 또 RIAC 웹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6월에는 김성배 INSS 소장이 러시아 측 인사들과의 비공개 전략 대화를 위해 모스크바를 방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달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평화·외교 특별보좌관으로 임명했다. 송 전 대표는 오랫동안 러시아와의 긴밀한 관계를 촉구해 왔으며, 2013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부터 러시아 우정 훈장을 받았었다.
리치 교수는 국가안보보좌관 위성락과 조현 외무장관 주변 인물들이 리시아와의 협력에서 영향력을 잃어가는 듯 보인다며, 송영길 전 대표 같은 사람이 '러시아 문제와 관련해 대통령의 신임을 얻고 있는 것이 이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러시아 타스 통신은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이 이달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난 후 러시아와의 관계 정상화를 희망한다는 한국의 입장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한국 외교부는 FT에 보낸 성명에서 "한국이 러시아 쪽으로 지나치게 기울고 있다는 일부 우려는 사실과 맞지 않는다"며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한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하고 평화를 회복하기 위한 전 세계적 노력을 지지하고 참여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북한 전쟁포로 2명이 우크라이나에서 한국으로 이송됐다는 사실이 공개된 후 한국과 우크라이나 관계는 악화됐다.
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비밀 유지 협약을 위반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한국은 이달 우크라이나 주재 대사를 소환했는데, 이는 2008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외교부는 또 추가 대사관 직원 철수도 발표했다. 우크라이나는 한국의 주장을 '외교적 오해'라며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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